[앵커]
이란 대통령이 숨진 헬기 사고의 원인으로 이란 내부는 물론 서방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미국의 제재를 지목하는 의견이 나옵니다.
미국은 말도 안 된다며 제재는 계속된다고 밝혔는데, 중동 정세에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불확실성은 여전합니다.
김도원 기자입니다.
[기자]
이란 국영 매체는 헬기 추락 원인을 기술적 고장이라고 밝혔습니다.
사고 헬기는 미국산 벨 212로, 40~50년 된 것으로 추정되는 노후 기종입니다.
이란 전 외무장관은 미국의 제재가 사고를 불러왔다고 비난했지만, 미국은 말도 안 된다는 주장이라며 제재는 계속된다고 일축했습니다.
[존 커비 /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소통보좌관 : 이란의 도발 행위, 하마스와 헤즈볼라, 후티 반군 등 테러조직 지원 행위에 계속 책임을 물을 것입니다.]
라이시 대통령의 사망에도 미국과 이란의 관계는 당분간 큰 차이가 없을 것임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이란 내부를 봐도 절대 권력자인 최고지도자가 건재하고, 주요 권력기구는 강경파가 장악해 변화 가능성은 제한적입니다.
입맛에 안 맞는 후보는 헌법수호위원회가 걸러내 다음 달 대선에 출마조차 할 수 없습니다.
[헤더 윌리엄스 / 랜드 연구소 : 이란 내부에서 의미 있는 정책 변화를 일으킬 만한 움직임이 나올 거라 보긴 어렵습니다.]
이번 사고는 현재 85세인 최고지도자 하메네이의 후계 구도에 미칠 파장이 더 크다는 관측입니다.
라이시 대통령 사망으로 유력한 후계자는 하메네이의 둘째 아들 모즈타바만 남았다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하지만 이슬람 혁명으로 왕조를 몰아낸 지금의 이란에서 정권 세습은 정통성이 없다는 반발이 나올 수 있습니다.
때 이른 대선과 후계 문제로 이란이 국내 문제에 집중하는 사이 중동 정세가 악화될 가능성도 거론됩니다.
[알리 바에즈 / 국제위기그룹 이란국장 : 이스라엘에는 이란과 헤즈볼라 같은 친이란 조직을 더 강하게 압박할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이란은 중동 지역 각종 무장 단체의 후원국이라, 이번 사고가 정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각국이 주시하고 있습니다.
YTN 김도원입니다.
영상편집 : 한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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