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민주당 대선 후보에서 물러나게 한 시작점은 지난달 27일 열린 TV 토론 참패였습니다.
이후 당 안팎의 사퇴 압박에도 완주 의사를 굽히지 않았지만, 오랜 우군이었던 낸시 펠로시 전 하원 의장과 오바마 전 대통령마저 등을 돌리면서 결국 용퇴를 결심한 것으로 보입니다.
박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바이든 대통령에겐 악몽 같은 TV 토론이었습니다.
[조 바이든 / 미국 대통령 : 코로나19 아니, 우리가 더 노력해야 할 모든 것을 다루면서… 더, 만약, 우린 결국 고령 의료보험을 이겼습니다.]
토론 중에 말을 더듬고 허공을 바라보는 모습을 자주 보이면서 고령에 인지력 논란까지 걷잡을 수 없이 커졌습니다.
거센 사퇴요구에 직면했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후보 교체론에 즉각 선을 그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와의 격차가 더 벌어졌다는 여론조사가 잇따랐고, 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후보 사퇴를 공개적으로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에도 후보 교체 요구는 사실상 해당 행위라며 정면 돌파를 시도했지만 선거 참패에 대한 우려는 수그러들지 않았습니다.
낸시 펠로시 전 하원 의장의 인터뷰는 사퇴론에 불을 붙였고,
[낸시 펠로시 / 전 하원의장 : 출마 여부는 대통령이 결정할 몫입니다. 하지만 시간이 얼마 안 남았기 때문에 그 결정을 내리도록 촉구하고 있습니다.]
선거자금 모금에 앞장서 온 영화배우 조지 클루니도 공개적으로 사퇴를 촉구했습니다.
강한 지도자의 면모를 부각해 논란에 종지부를 찍겠다고 절치부심한 나토 정상회의,
하지만 이번에도 치명적인 실수가 후보 교체 여론에 기름을 부었습니다.
[조 바이든 / 미국 대통령 : 용기와 결단력을 갖춘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무대를 넘기겠습니다. 신사 숙녀 여러분, 푸틴 대통령입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 피격 사건 이후 공화당 지지자들은 '트럼프로 대통합'을 과시하며 트럼프 대세론을 굳혀갔습니다.
설상가상 총알을 맞고도 주먹을 흔든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강한' 모습은 바이든 대통령의 노쇠한 모습과 더욱 대비됐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을 물러나게 만든 결정타는 오랜 우군, 오바마 전 대통령과 펠로시 전 하원의장의 변심이었습니다.
이후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 등 거물들의 사퇴 압박이 이어졌고, 여기에 코로나 확진은 치명타가 됐습니다.
토론 참사의 충격과 대선 참패 우려 속에 혼돈의 25일을 보낸 바이든 대통령은 결국 대선을 107일 앞두고 민주당 후보직을 전격 사퇴했습니다.
후보 사퇴 결정은 발표 하루 전 가족과 최측근들만 공유한 상태에서 비밀리에 속전속결로 이뤄졌습니다.
YTN 박영진입니다.
영상편집: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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