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월드컵 동성애 처벌국끼리 맞붙은 경기서 '성소수자 홍보'

2025.12.12 오전 08:47
ⓒ연합뉴스 /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사진
동성애를 처벌하는 국가끼리 맞붙은 월드컵 조별 예선에서 성소수자 권리를 홍보하는 '프라이드 매치'를 진행하게 돼 양국의 반발이 거세다.

11일 더 가디언 등은 현지시간 내년 6월 26일 시애틀에서 열리는 2026 북중미 월드컵 이란과 이집트의 조별 리그에서 성소수자 권리를 기념하는 '프라이드 매치' 관련 행사가 진행된다고 보도했다.

6월 26일은 시애틀의 연례 '프라이드 위크엔드' 기간으로, 시애틀 월드컵 조직위원회는 이전부터 이 경기를 '프라이드 매치'로 지정하고 관련 행사를 계획해 왔다.

그러나 이날 경기가 동성애를 처벌하는 국가들인 이란과 이집트가 맞붙기로 결정되면서 양국 축구협회는 국제축구연맹(FIFA)에 공식적으로 행사 취소를 요구했다.

이란 법에 따르면 동성애자에게 최대 사형까지 집행할 수 있으며, 이집트 역시 모호한 도덕법을 이용해 성소주자들을 기소하고 처벌해 왔다.

이집트 축구협회는 FIFA 사무총장에게 서한을 보내 "아랍 및 이슬람 사회의 문화적, 종교적, 사회적 가치에 직접적으로 위배되는 기념 활동에 반대한다"며 FIFA의 규정(제4조 정치·사회적 중립 의무)에 따라 팬들 사이에 긴장이나 갈등을 유발할 수 있는 활동을 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란 축구협회장 역시 "특정 집단을 지지하는 불합리하고 비논리적인 움직임"이라고 비판하며 이의를 제기했다.

그러나 시애틀 조직위는 이란과 이집트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계획된 프라이드 활동을 예정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못 박았다. 이들은 경기장 외부에서 지역 성소수자들과 예술가 등과 협력해 커뮤니티 프로그램을 추진할 전망이다. 조직위는 "이러한 '프라이드 매치' 개념은 평등을 옹호해 온 시애틀의 자랑스러운 역사를 강조하는 것이며, 모든 방문객이 환영받는 분위기를 보장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FIFA는 경기 당일 경기장 내부 운영을 통제할 예정이다. FIFA는 정치적 메시지를 담은 배너나 깃발을 금지하고 있지만, 무지개 깃발을 포함한 스포츠 및 사회적 상징을 표현하는 깃발은 허용하고 있다. 다만, 경기장 내에서의 프라이드 행사를 공식적으로 허용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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