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아가 선천적 무뇌증이라는 사실을 알고도 장기 기증을 위해 출산한 미국 부부의 사연이 전해졌다.
18일 미국 FOX 13은 플로리다주 탬파에 거주하는 캐서린 모닝웨이와 앤드루 포드 부부의 사연을 보도했다.
부부는 임신 초기, 뱃속의 아이 '헤이븐'이 뇌와 두개골 일부가 형성되지 않는 선천성 기형 무뇌증이라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접했다. 의료진은 아이가 태어나더라도 몇 분, 길어야 며칠밖에 살 수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절망적인 상황이었지만 엄마 캐서린은 임신 중절 대신 '출산'이라는 선택을 했다. 평소 즐겨 보던 의학 드라마 '그레이 아나토미'의 한 장면처럼, 자신의 아이가 누군가를 살릴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지난 12월 11일, 아기 헤이븐은 부모의 간절한 기다림 속에 세상에 첫발을 내디뎠다. 비록 의학적으로는 생존이 불가능한 상태였으나, 헤이븐은 무려 나흘(96시간) 동안 가족들의 품에서 따뜻한 온기를 나누며 기적 같은 시간을 보냈다.
부부는 아기와 함께 사진을 찍고, 노래를 불러주며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을 쌓았다. 그리고 헤이븐이 숨을 거둔 직후 장기 기증 절차가 진행됐다.
병원에 따르면 헤이븐의 소중한 심장 판막은 기증을 기다리던 두 명의 아기에게 성공적으로 이식됐다. 태어나자마자 죽음을 맞이해야 했던 아기가 죽음의 문턱에 있던 다른 두 생명을 살려낸 것이다.
아빠 앤드류는 현지 매체인 FOX 13과의 인터뷰에서 "우리의 슬픔은 이루 말할 수 없지만, 헤이븐이 이 세상에 온 분명한 이유가 있었다는 사실에 위안을 얻는다"라며 "우리 아기는 누군가에게 기적이 되었다"고 전했다.
장기 기증 단체인 '라이프링크' 관계자는 "신생아의 장기 기증은 매우 드물고 고귀한 사례"라며 비극적인 슬픔을 희망으로 바꾼 부부의 용기에 깊은 존경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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