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란이 주변 걸프 국가들을 연일 공격하는 과정에 유독 아랍에미리트가 집중 타격을 받아 피해가 가장 큽니다.
이란에 전쟁을 걸어온 이스라엘보다 오히려 더 많은 미사일과 드론이 날아들었는데, 그 배경은 뭔지 김종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거대한 연기 기둥이 하늘을 뒤덮습니다.
봉쇄된 호르무즈 해협을 피해 원유 제품을 수출할 수 있는 이 항구는 최근 며칠 새 숨 돌릴 틈 없이 드론이 날아듭니다.
여기뿐 아니라 금융 중심지와 공항, 호텔, 유전까지, 아랍에미리트 곳곳이 연일 이란의 공습에 쑥밭이 됐습니다.
정작 이란에 전쟁을 건 이스라엘보다 더 많은 미사일·드론 공격을 받았습니다.
[라나 누세이베/ 아랍에미리트 외교 차관 : 예를 들어 1,800발이 넘는 발사체가 겨눠진 상황에 중재를 생각하기란 매우 어렵죠. 그 발사체 중 대다수, 60% 넘게 아랍에미리트를 겨냥했어요.]
미군의 전진 기지라는 게 공격 명분이지만, 미군 시설이 이곳에만 있는 건 아닙니다.
진짜 이유는, "상업 허브와 주요 군사 자산이 밀집해, 적은 비용으로 최대 혼란을 일으키기에 가장 효과적인 곳"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중동의 교통·금융·물류 중심지이자 '가장 안전하다'는 명성에 투자자와 관광객이 몰리는 곳을 강하게 때려, 미국·이스라엘의 선제공격이 중동 전체 안보·경제를 파괴할 수 있다는 가장 뚜렷한 사례를 보여주려 했다는 겁니다.
실제로, 중동에서 분쟁이 나면 부유층 도피처 역할을 하며 오히려 경기가 살아났던 모습은 찾아볼 수 없고, 부자들과 관광객은 '중동의 뉴욕' 을 앞다퉈 탈출해야 했습니다.
아랍에미리트가 2020년 이른바 '아브라함 협정'으로 이란의 적국인 이스라엘과 관계 개선에 적극적이었다는 점도 요인으로 분석됩니다.
이 협정으로 이스라엘과 아랍권 4개국이 수교하게 됐고, 미국 트럼프 정부는 이 협정을 확대해 이란을 역내에서 고립시키려 했습니다.
이란의 공격에 생명줄인 에너지 시설과 원유 공급이 무너진 걸프 국가들은 이젠 뭔가 결단해야 할 시점.
[클레이 시글/ 전략국제문제연구소 선임연구원 : 이 전쟁이 끝나더라도, 석유와 가스 공급에 매우 중요한 이 지역에 새로운 지정학적 불안정이 시작될 것입니다. 불안정은 트럼프 대통령 임기 내내 계속될 수도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란 입장에선, 사이가 그리 나쁘지 않았던 아랍에미리트마저 관계 파탄을 감수해야 할 '사생결단', 절박한 나날이기도 합니다.
YTN 김종욱입니다.
영상편집 : 한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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