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철강산업 보호와 재건을 주장해 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연회장 신축 계획에 유럽산 수입 철강을 대규모로 제공받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뉴욕타임스(NYT)가 현지시간 8일 보도했습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10월에 업체명을 밝히지 않고 철강 기부 제안이 들어왔다고 공개한 지 이틀 후에 백악관이 해당 업체에 유리한 수입 관세 조정안을 발표했다고 NYT는 지적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부호들과 기업들로부터 기부를 받아 진행 중인 백악관 연회장 신축 계획의 추산 비용은 약 4억 달러(5천900억 원)이며, 지난해 10월에 공개했던 철강 현물 기부 금액 환산 가치는 3천700만 달러(548억 원)였습니다.
NYT 보도에 따르면 연회장 건설 계획에 쓰이는 구조물용 철강은 룩셈부르크에 본사를 둔 세계 2위 철강업체 '아르셀로미탈'이 유럽에서 생산해 기부로 제공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0월에 연회장 신축 계획의 기부 현황을 거론하면서 기업들이 구조물에 필요한 모든 철강과 냉난방시설을 기부하기로 약속했다고 밝혔습니다.
당시 냉난방시설 기부 업체는 미국 기업 캐리어라고 밝혔으나, 철강 제공 업체는 밝히지 않고 "훌륭한 철강 업체"가 기부 의사를 전달해왔다며 해당 철강 기부의 규모가 3천700만 달러라고 말했습니다.
이 발언 이틀 후에 백악관은 트럭, 버스, 자동차 부품 등에 부과되는 관세에 조정을 가하는 장문의 포고령을 냈는데 여기에는 아르셀로미탈에 혜택을 줄 개연성이 있는 조건부 알루미늄·철강 관세 감면 조항이 포함돼 있었습니다.
이에 대해 한 백악관 관계자는 익명을 조건으로 아르셀로미탈의 철강 기부와 관세 면제 사이에 연관성이 "희박하다"고 주장하며 그 조항에 따른 관세 감면 혜택을 실제로 받은 기업은 아직 없으며, 그 조항이 아르셀로미탈뿐만 아니라 다른 철강 회사들에도 혜택을 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 철강 산업의 부활은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 1기 때부터 중시한 통상 정책 목표였습니다.
집권 1기 때인 2018년에 외국산 철강에 25% 관세를 처음 부과했으며 집권 2기인 2025년 6월에는 이를 갑절인 50%로 인상했는데, 이는 외국산 철강에 맞서 미국 국내 생산을 장하려는 조치였습니다.
한 백악관 관계자는 아르셀로미탈이 외국 기업이긴 하지만 앨라배마주에서 일본제철과의 합작 투자와 미네소타주의 철광산을 통해 미국 경제에 기여하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아르셀로미탈이 기부의 대가로 얻은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특혜 의혹을 부인했다고 NYT는 전했습니다.
아르셀로미탈은 2007년에 인도 출신 억만장자 락슈미 미탈이 소유한 철강회사가 유럽 철강업체 아르셀로를 인수하면서 설립됐습니다.
이 회사 회장이며 전 최고경영자(CEO)인 미탈은 2020년 뉴델리에서 열린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 행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칭송하는 등 트럼프 지지자로 알려졌습니다.
관세 인상은 미국 내 철강 가격 상승을 유발하는 동시에 세계 철강 가격도 올려 미탈의 사업에 이득을 줬습니다.
미탈은 중국산 철강 수출에 무역 제한을 가하려는 트럼프의 노력을 칭찬했으며, 또한 미국 관세에 대응해 유럽연합(EU)에 유럽 철강에 대한 무역 보호를 강화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또 트럼프 1기 때 상무부 장관이었던 윌버 로스와 사업상 관계를 오래 가져왔습니다.
로스는 본인 철강 회사를 미탈의 회사에 매각했으며, 상무부 장관으로 인준될 때까지 아르셀로미탈의 이사로 재직했습니다.
미탈은 또 골드만삭스 이사이며, 인도의 정유업체 지분 일부를 소유하고 있습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해당 정유업체가 미국과 유럽의 제재를 받은 선박에 실린 러시아산 석유를 구매했다고 지난해 10월에 보도했으며, 그 후 해당 업체는 구매를 중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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