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에너지 사재기로 국제유가 불안 커져...불평등도 심화"

2026.04.23 오전 08:53
중동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위기가 전 세계적인 '사재기' 현상으로 번지며 국제유가 불안을 키우고 국가 간 격차를 심화시킨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각국 정부와 기업들이 미리 원유 확보에 나서면서 실제 공급 감소 이상의 가격 상승 압력이 발생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런 현상은 코로나 사태 당시 각국이 보호 장비 수출을 금지하고 백신 확보 경쟁을 벌였던 사례와 유사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자본력을 앞세운 미국과 중국, 유럽, 일본 등 주요 국가들이 에너지 물량을 선점하고 수출을 제한하면서 구매력이 낮은 개발도상국들은 더 큰 부담을 떠안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유럽 국가들은 항공유 확보를 위해 아시아 국가들보다 높은 입찰가를 제시하며 물량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대규모 저장 시설을 활용해 비축량을 대폭 늘리는 추세입니다.

반면 자급률이 낮고 외환보유고가 부족한 국가들은 연료 가격 상승과 수급 불안에 직면했습니다.

원유의 90%를 걸프만에서 수입하는 필리핀은 지난달 휘발유 가격 급등에 대응해 보조금 지급, 유류세 중단 등 비상조치를 시행했습니다.

하지만 운전사들의 파업이 이어지는 등 불만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인도에선 취사용 LPG 수급 불안 우려로 당국이 단속에 나서는 등 혼란을 겪고 있습니다.

태국은 자국 내 항공유 확보를 위해 수출을 일부 제한했으나, 이후 글로벌 유가 상승과 항공편 감소로 관광 산업에 부담이 커지는 결과를 초래했습니다.

미 매사추세츠대 이사벨라 웨버 교수는 현 상황을 "'정글의 법칙' 현장이 됐다"고 진단했고, 에스와르 프라사드 코넬대 교수는 "각국이 생존 모드에 돌입했다"고 평가했습니다.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WB), 국제에너지기구(IEA) 등 국제기구들은 공동 성명을 내고 각국의 에너지 비축 및 수출 금지 조치가 전 세계적인 상황을 악화시킬 것이라며, 이를 자제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NYT는 에너지 충격은 전 세계적으로 유사하게 일어나고, 사재기는 어디서나 시장 가격을 상승시킨다며, 그러나 어느 나라가 충분한 재고를 확보할 수 있는지는 불평등의 결과라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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