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핵 개발 저지를 명분으로 이란과 전쟁을 벌이는 와중에 북한의 핵 보유를 인정하는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
두 나라의 핵 개발 수준을 반영한 현실적인 접근법이라는 평가가 나오는데 주변국의 독자 핵 무장론을 연쇄적으로 촉발하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신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7년 전 판문점에서 김정은과 찍은 사진 한 장을 띄우며 시작한 트럼프의 '러브콜'은 닷새째 계속됐습니다.
'한미연합 훈련 축소'로 성의를 표시하더니 '핵무기 57개 보유국'이라는 구체적 지위까지 부여하며 북미 회담을 시작할 조건을 채워 가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기자 : 올해 김정은 위원장과 만나실 겁니까?) "그렇습니다. 만날 겁니다.]
6개월 전 이란 핵 개발 저지를 명분으로 전쟁을 시작했다가 끝내지 못한 상황에서 북한 핵 보유 인정은 일관성을 잃은 것으로도 보입니다.
하지만 북한과 이란은 핵 개발의 역량이 다르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도 현실 타협적인 접근법을 택한 것이라는 평가도 있습니다.
11월 중간 선거를 앞두고 중동에 머물러 있는 시선을 순식간에 동북아로 돌리는 효과도 있습니다.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 : 트럼프는 이란 문제에 지쳐있습니다. 그것에 싫증이 났습니다. 분명한 해결책이 없고 쉬운 답이 없기 때문이죠. 그래서 그는 다른 무언가로 관심을 돌리려고 합니다. 상황을 전환하고 있는 거죠.]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취임 직후부터 북한을 핵 보유국으로 언급해 왔다는 점에서도 급격한 입장 변화는 아니라는 설명이 가능합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2025년 1월) : 이제 북한은 핵 보유국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잘 지냈고 내가 돌아온 것을 김정은이 반길 것으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숫자까지 밝히면서 북한의 핵 보유를 구체화했고, 김정은을 만나서도 비핵화를 꺼내지 않을 의사까지 내비쳤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미국의 대북 정책이 비핵화에서 핵 동결이나 군축으로 전환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질 수 있습니다.
한국과 일본 같은 동북아 주요국에서는 미국의 확장억제에 대한 신뢰가 약화하면서 독자적 핵 무장 여론이 더 설득력을 얻게 됩니다.
미국의 공식적 북핵 인정은 한미일 안보 협력뿐만 아니라 동북아의 핵 비확산 체제에 근본적인 변화를 불러올 수 있습니다.
YTN 신호입니다.
영상편집 : 한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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