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천년의 전통을 태우다...독일 '전통 숯 가마'

2026.09.25 오전 04:23
[앵커]
독일 동부 하르츠 산맥에는 1,0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이어져 온 고대의 숯 굽기 전통이 있습니다.

과거 광석 제련의 필수품이었던 숯은 이제 산업 속으로 사라졌지만, 한 가족의 묵묵한 헌신 속에 그 명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한상옥 기자입니다.

[기자]
장작이 가득 쌓인 커다란 흙무덤 위로 옅은 연기가 피어오릅니다.

불씨가 남아 있는 숯을 조심스럽게 쏟아부으며 고대의 숯 굽기 전통을 시작합니다.

무덤 내부는 밀도가 높아 강한 열을 내는 너도밤나무 장작이 촘촘히 채워져 있습니다.

불길이 번져 재가 되지 않도록 밤낮을 가리지 않고 며칠 동안 공기구멍을 조절하며 숯가마를 지킵니다.

[이모 펠트머 / 독일 전통 숯장인 : 저희는 숯이 생산되던 하르츠 지역에서 1,000년 넘게 행해져 온 것과 똑같이 전통적인 흙무덤 가마에서 이곳의 숯을 만듭니다.]

[기자]
과거 이곳 하르츠 산맥은 은, 구리, 납 등 귀중한 금속을 채굴하고 제련하는 광업의 중심지였습니다.

암석을 녹이는 극도의 고온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수많은 숯가마가 필요했고, 수백 가구가 숯 굽는 장인으로 생계를 꾸렸습니다.

시대가 변해 광산은 문을 닫았고, 현재 독일에 남은 숯 굽는 장인은 손에 꼽힙니다.

펠트머 형제 역시 연간 40톤의 순수 너도밤나무 숯을 생산하는 것만으로는 생계를 유지하기 어려워 박물관과 식당을 함께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모 펠트머 / 독일 전통 숯장인 : 물론 저희는 앞으로 이곳의 사업이 자녀들에게 이어져 계속 운영되고, 전통적인 숯 굽기 기술이 이곳에 보존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기자]
첨단 산업의 시대, 숲 속에서 묵묵히 흙무덤 가마를 지피는 이들의 손끝에서 천 년의 역사가 오늘도 희미한 연기와 함께 피어나고 있습니다.

YTN 한상옥입니다.

영상편집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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