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직 면접장에 들고 간 '아이스 커피' 한 잔이 미국 직장가에서 때아닌 세대 간 이념·문화 전쟁으로 번지고 있습니다.
형식과 예절을 중시하는 기성세대는 이를 '프로답지 못하다'고 지적했고, 취업난에 지친 Z세대 구직자들은 '사소한 기호품까지 트집 잡는 시대착오적 문화'라며 반발하는 양상입니다.
이번 논쟁은 플로리다주의 채용 대행사 사장인 케이틀린 웨이아이넨이 최근 틱톡에 올린 영상에서 시작됐습니다.
지난 23일 웨이아이넨은 X세대 지원자들에게 아이스 커피를 들고 면접장에 나타나지 말라며 "면접 전에 커피를 다 마실 시간이 없었던 것처럼 보일 뿐"이라고 당부했습니다.
또 "너무 캐주얼하다"며 면접을 마치 "오늘 해야 할 일 중 하나"로 가볍게 여기는 듯한 인상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평소처럼 구직자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팁들을 담은 수많은 영상 중 하나였지만, 영상은 조회수 수십만 회를 기록하며 온라인 커뮤니티로 번졌습니다.
이후 뉴욕 타임스(NYT), 월스트리트 저널(WSJ)을 비롯해 방송 등 현지 주요 언론까지 가세해 이를 '커피 게이트', '2026 아이스 커피 대 논쟁'이라 부르며 집중 조명했습니다.
웨이아이넨의 의견에 동의하는 이들은 아이스 커피를 손에 들고 나타나는 것은 격식을 지나치게 벗어나는 것으로 비전문적이고, 주의를 산만하게 만든다고 지적했습니다.
컵에 맺히는 물방울, 빨대를 빨거나 얼음이 부딪히는 소음, 이동 중 흘릴 위험 등이 면접관의 집중력을 흐린다는 설명입니다.
NBC 방송 진행자들은 이를 젊은 세대의 불안감을 달래는 '공갈 젖꼭지'나 '애착 담요'에 빗대기도 했습니다.
반면, 커리어·리더십 코치 피비 개빈은 구직자들이 오랜 취업난으로 지쳐있는 상황에서 고작 음료수 하나로 당락을 정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사태가 현재 채용 시장의 구조적 모순을 보여준다는 지적도 제기됐습니다.
브랜드 대행사 설립자 조이 하츠필드는 "당신이 놓쳐버린 사람이 다음 스티브 잡스일 수도 있었는데, 음료에만 집착하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습니다.
이번 논쟁은 단순히 음료의 문제를 넘어 Z세대와 기성 세대간 인식 차를 보여 준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원격 근무와 비대면 문화에 익숙한 젊은 세대와 전통적인 오프라인 기업 규범을 중시하는 기성세대 간의 시각차도 깔려 있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온라인 논쟁은 아이스 커피 대신 따뜻한 커피는 적절한지, 음료가 아닌 다른 물건을 들고 오는 것은 괜찮은지, 첫인상으로 구직자를 판단하는 것은 정당한지 등 다양한 주제로 번졌습니다.
논쟁이 확산하자 스타벅스는 공식 인스타그램에서 아이스 커피를 든 사진과 함께 "이렇게 인터뷰 들어가기"라는 유쾌한 문구로 동참했습니다.
링크트인 공식 계정은 여기에 "자신감 있고, 자격을 갖추고, 카페인이 충전된 느낌"이라고 댓글을 남겼습니다.
일부 채용 전문가들은 기업이 지원자의 역량과 무관한 요소가 평가에 영향에 미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다만 면접에서 첫인상과 예절이 중요하게 여겨지는 만큼, 아이스 커피로 불이익을 당할 모험을 할 필요는 없다며 음료를 들고 들어가는 것은 가급적 피하는 것은 안전한 선택이라고 조언했습니다.
화면제공 : 뉴욕 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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