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 : 조태현 앵커
■ 출연 : 조홍식 숭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START]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프랑스 전역에서 벌어진대규모 시위가사실상 폭동으로까지 확산하고 있습니다. 유럽 주변국들까지 번지는 분위기입니다. 관련 내용은 조홍식 숭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와 함께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교수님 어서 오십시오. 프랑스 시위가 갈수록 커지고 있는 것 같은데요. 지금 프랑스에서 일어나는 일들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조홍식]
프랑스가 불타고 있다, 이렇게 표현할 수 있을 정도로 심각한 상황인 것 같은데요. 두 가지 특징을 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첫 번째는 파리나 일부 대도시뿐만 아니라 전국 여러 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시위가 벌어졌다, 지난 주말에. 그리고 전국적으로 이런 운동이 일어나고 있다는 게 하나의 특정인 것 같고요. 두 번째는 처음에 고등학생, 학생운동으로 시작했던 시위가 지금은 불평등 문제, 보다 전반적인 사회 전반에 대한 불만들이 서로 합쳐져서 하나의 커다란 운동으로 변모하고 있다, 이렇게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불평등과 사회 전반에 대한 불만이라고 말씀해 주셨는데요. 이걸 구체적으로 볼 수 있을까요? 어떤 부분에 대한 불만들을 지금 이야기하고 있는 겁니까?
[조홍식]
가장 큰 것은 경제적인 불평등 문제, 그다음에 빈곤 문제 또는 물가의 빠른 상승, 인플레이션이죠. 이런 문제들에 대한 불만이 사실 최근의 일은 아니고 상당히 오랜 기간 동안 누적되었고 그것이 학생운동과 합쳐지면서 동시다발적으로 폭발하는 것이 아닌가 이렇게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말씀해 주신 내용을 들어보면 처음 시작은 교육 문제였는데 전방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볼 수 있겠는데요. 먼저 교육 문제부터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학생들이 나오면서 얘기한 건 선생님도 없고 수업도 맨날 안 하고 교실도 과밀이다. 프랑스 교육이 이렇게 엉망인 줄 몰랐는데 어떤 상황인 겁니까?
[조홍식]
실질적으로 많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렇게 볼 수밖에 없는 것이 일단 중고등학교, 그다음에 대학생, 학생수가 과거에 비해서 계속 꾸준히 늘어났습니다. 그런 측면이 하나 있고요. 또 다른 하나는 프랑스 내부에서 학교들 사이에 존재하는 불평등이 있거든요. 그래서 이번에도 사태를 자세히 살펴보면 한 3분의 1 정도의 학교에서는 거의 아무런 운동이 일어나지 않았어요. 나머지 3분의 1 정도에서는 산발적으로 학생들이 불만을 표시하거나 연대를 표시하거나 이런 상황이었고요. 결국 문제가 되는 것은 한 3분의 1 정도 학교가 굉장히 열악한 지역에 위치한 학교들이고 그러니까 예를 들면 화장실이라든지 학교 식당이라든지 이런 데 굉장히 부족함이 많이 드러났고요. 거기에서 선생님, 지금 말씀하셨듯이 가장 중요한 것이죠. 그런데 워낙 열악한 지역이다 보니까 선생님들도 버티지 못하고 많이 사퇴하거나 사임하는 현상들이 벌어지고요. 그러면 임시 선생님들을 뽑아야 하는데 그런 임시 선생님들도 쉽게 구할 수 없는 그런 상황. 이것이 3분의 1 정도 열악한 지역에서 학생 불만을 키웠고 아무도 몰랐습니다, 이것이 올가을에 터질지는. 올가을에 폭발했다, 이렇게 볼 수 있겠습니다.
[앵커]
지금 전 세계가 양극화로 몸살을 앓고 있는데 프랑스는 교육 내에서도 이런 문제가 나타나는 거네요?
[조홍식]
그렇습니다. 프랑스 전통적으로 대학 교육에서도, 고등 교육에서도 국가 예산을 굉장히 많이 받는 그런 특혜받는 학생들이 있는가 하면 일반 대학에서는 열악한 상황이 있는 곳이 있거든요. 고등학교에서도 이런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봐야겠습니다.
[앵커]
두 번째로 나오는 문제는 역시 물가 문제 같은데요. 지금 프랑스 쪽의 지표를 보니까 9월 물가지표가 소비자물가가 1년 전보다 3.1% 올랐고요. 에너지 가격이 20%가 넘게 오르고 경유가 40% 넘게 올랐더라고요. 그런데 이건 프랑스만의 문제는 아니잖아요. 왜 유독 프랑스에서 이렇게 불만이 나오는 겁니까?
[조홍식]
물가 상승은 프랑스만의 문제도 아니고 지금 말씀하셨듯이 또 지난 1, 2년 만의 문제도 아닙니다. 물가 문제는 코비드 위기 터졌을 때부터 지속된 문제라고 볼 수 있고요. 프랑스에서 특징이라고 한다면 청년층이 굉장히 빈곤한 계층이다 이렇게 볼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여러 연령별로 계층을 비교해 보면 프랑스에서는 18세에서 24세 그 사이 청년층의 빈곤율이 프랑스식으로 따지면 23%, OECD 평균으로 따지면 12% 정도 되는 그런 계층인데 다양한 연령대 중에서 가장 빈곤율이 높습니다. 그러니까 상대적으로 청년층들이 불만이 누적될 수밖에 없고 그것을 표출할 수 있는 배경이 되지 않았나, 이렇게 생각됩니다.
[앵커]
이게 어느 정도는 세대 갈등으로도 가고 있는 겁니까?
[조홍식]
그렇습니다. 다른 한편 보면 프랑스에서 가장 부유한, 상대적으로 연령대로 봤을 때 부유한 계층이 누군가 본다면 역시 풍유로운 연금제도의 혜택을 누리고 있는 노인 계층이거든요. 프랑스는 65세 이상 부유층이 세계적으로 비교해 봤을 때 가장 연금을 풍요롭게 받고 있습니다. 프랑스 GDP의 한 14% 정도를 연금에 할애하고 있거든요. 세계 통계를 비교해 보면 가장 높은 국가다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그래서 노골적으로 세대 간 갈등이라고 드러나거나 나타나는 부분은 적은 편이지만, 그건 얘기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죠. 그렇지만 객관적으로 구조적으로 보면 노인들은 연금혜택을 풍유롭게 누리고 있는 반면 청년들은 빈곤층이 많은 그런 불평등한 상황이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앵커]
우리나라도 똑같은 상황에 있거든요. 그래서 마크롱 대통령이 연금개혁하겠다, 여러 차례 얘기했는데 근본적인 개혁은 잘 안 된 겁니까?
[조홍식]
아무래도 연금개혁을 하려면 지금 풍요로운 연금제도를 축소시키거나 사람들이 더 오랫동안 일을 해야 한다라는 개혁을 여러 차례 시도했고 부분적으로는 성공을 했습니다마는 거기에 대한 불만이 여전히 남아 있거든요.
[앵커]
있던 게 없어지면 불만이 생기겠죠.
[조홍식]
그리고 프랑스 정계에서 가장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마린 루펜 같은 극우 후보는 내년에 대선이 있지 않습니까? 자신이 대통령에 당선된다면 마크롱이 올렸던 연령, 부담해야 했던 연령을 다시 내리겠다. 그러니까 조금 더 풍유롭게, 예전처럼 풍요롭게 만들겠다, 이런 이야기를 할 정도로 노인에 대한 정치인들의 눈치보기랄까요, 아니면 부담, 그런 것들이 굉장히 강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이 부분은 전 세계가 다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나라에 돈이 많다면 이런 문제점들은 다 해소가 되는 문제라고도 볼 수 있겠는데요. 일각에서는 지금까지 프랑스에서 문제가 생기면 항상 그것을 재정으로 메워왔기 때문에 지금은 재정도 고갈되고 방법이 없다, 이런 얘기도 하더라고요. 맞습니까?
[조홍식]
프랑스가 선진국 중에서 가장 많은 정부 지출, 가장 많은 세금을 걷어들이는 나라입니다. GDP의 52% 정도를 GDP로 거둬들이고 57%를 쓰고 있습니다. 그리고 프랑스의 부채도 한 120%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부채만을 놓고 보면 미국이나 이탈리아가 훨씬 더 심각하긴 한데요. 어쨌든 부채가 많이 쌓인 상황이고 재정적자가 계속해서 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학생 문제나 사회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려면 많은 자금이 필요한데 프랑스는 더 이상 자금을 만들어내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어려운 진퇴양난의 상황에 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종합적으로 문제가 생긴 셈인데 여기에서 극우세력이라든지 트럼프 대통령 같은 사람들이 첨언을 하면서 논란까지 생긴 게 이거 다 이민자 때문이다, 이런 이야기도 나오더라고요. 이게 프랑스에서는 정말 쟁점이 되고 있는 사안입니까?
[조홍식]
프랑스에서도 극우를 지지하는 계층이나 그런 생각을 가진 사람들은 분명히 있고 그런 숫자가 상당히 늘어나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런 불평등의 문제를 이민자 때문이라고 얘기하는 것은 터무니없는 이야기죠. 왜냐하면 트럼프는 유럽에 대해서 유럽문명은 과거에 위대했는데 지금 이민자들 때문에 유럽 문명이 망가지고 소멸되어 가고 있다, 이런 식의 논리를 계속 끌고 가고 있는데요. 그런데 유럽의 역사를 보면 로마제국 자체도 굉장히 많은 이민자들을 포함함으로써 만들어진 제국이고요.
[앵커]
너도 로마다, 너도 로마다 하면서 발전한 나라가 프랑스잖아요.
[조홍식]
프랑스라는 나라 자체도 과거에는 켈트족이 살았지만 로마인들이 와서 정착했고 프랑크족이 와서 정착했고 그 이후 근대화 이후에도 피카소와 같은 유명한 화가들, 퀴리 부인과 같은 과학자들, 이런 사람들이 와서 만든 것이 사실은 서구문명이고 프랑스라는 나라거든요. 그것을 지금 이민자들 때문에 문명이 소멸할 것이다, 아니면 나라가 망해가고 있다고 표현하는 것은 굉장히 자신의 국내 정치적 어젠다를 위한 희생양 지목하기, 그런 전략이라고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앵커]
역시 트럼프는 트럼프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살펴봐야 할 게 이런 시위라든지 유럽 내부 불만들이 프랑스에서만 있는 일이 아니라는 거예요. 우리가 몇 년 전에 피그스라고 해서 포르투갈, 이탈리아, 그리스의 재정 위기 같은 것들을 봤지 않습니까? 그때 프랑스와 독일은 탄탄하다 이렇게 봤었는데 지금은 프랑스, 독일도 별로 안 좋은 것 같거든요. 유럽 내 경제 상황 어떤 겁니까?
[조홍식]
프랑스, 독일도 굉장히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분명하고요. 충격적인 뉴스는 뭐냐 하면 프랑스가 이탈리아나 그리스보다 더 많은 이자를 줘야지만 국제시장에서 돈을 빌릴 수 있는 그런 상황이 되어가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프랑스가 위험한 상황에 놓여 있고요. 지금 유럽 내부를 보시면 이탈리아나 스페인에서 비슷한 시위들이 일어나고 있지 않습니까. 이탈리아는 극우가 집권하는 나라고 스페인은 좌파 사회당이 집권하는 나라거든요. 프랑스는 중도 마크롱이 집권하는 나라고. 그러니까 제 말씀은 어떤 세력이 집권하는가와는 상관없이 유럽이 전반적으로 큰 문제를 안고 있는데 그 문제의 가장 핵심은 아마 인구 변화, 그러니까 인구의 고령화 문제 이러한 것들이 유럽이 기존에 가지고 있었던 복지모델에 크게 부담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한 가지 측면이 있고요. 유럽이 워낙 그동안 규제가 많고 사회복지에 많은 지출을 하고 이런 유럽 나름대로 사회모델을 만들어왔는데 그 모델 자체가 세계화가 되고 경쟁이 심화되면서 많은 장점도 있지만 단점을 드러내고 있지 않은가, 이런 측면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이제는 주변부에서 일어났던 문제들이 중심부인 독일이나 프랑스에서도 드러나고 있다, 이렇게 분석할 수 있겠습니다.
[앵커]
최근에 유럽 관련해서 경제 뉴스들 나오는 걸 보면 에너지 정책에서도 실패를 했다. 새롭게 등장하는 산업들 AI라든지 전기차라든지 이런 전환에도 성공적이지 못하다. 말씀하신 것처럼 복지모델 쪽에는 과도한 돈을 쓰고 있다. 그러면 유럽의 문제점들, 이것 수술을 어떻게 해야 된다고 보십니까? 어떤 이야기들이 나옵니까?
[조홍식]
너무 어려운 문제이긴 한데요. 20년대 유럽에서 드라기보고서라는 것이 만들어져서 제가 지금 말씀드린 규제를 완화하고 유럽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그러한 노력들을 해야 된다는 방향은 정해져 있습니다. 다만 문제는 유럽 사회에서 기존의 사회모델이 갖고 있는 합의가 또 존재하거든요. 그러니까 외부에서 볼 때는 유럽이 경제적으로 너무 뒤쳐진다, 비판적인 시각으로 보고 있지만 유럽 내부에서는 우리가 조금 못 살더라도 사회적 모델은 보존해 나가야 된다는 합의가 어느 정도 있고요.
[앵커]
사회자본주의 같은 그런 겁니까?
[조홍식]
사회적 민주주의 합의, 이렇게 부를 수 있는 거겠죠. 그러니까 자본주의를 하면서도 사회적 모델을 같이 끌고 가야 된다는 노력을 하고 있고요. 한편에서는 이것이 불가능하다고 비판하고 있는데 또 다른 한편에서는 충분히 가능하다. 오히려 사회모델을 유지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볼 때는 자본주의를 유지하는 데 더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렇게 이야기하는 목소리도 유럽 안에서는 상당히 강하게 있습니다.
[앵커]
이전에 독일 같은 경우에는 하르츠 개혁이라든지 이런 것을 통해서 이런 모델을 만들기도 했었잖아요. 지금도 이런 게 교수님께서는 가능하다고 보십니까? 양쪽을 다 할 수 있는 그런 모델.
[조홍식]
글쎄요, 가능할지 안 할지를 제가 말씀드리는 건 좀 무리인 것 같고요. 하지만 유럽에서는 정치적으로 어쨌든 기존의 사회모델을 포기하고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간다는 것은 다수의 지지를 받기는 어려운 그런 주장일 것이다라는 정도의 판단은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어려운 상황에, 과도기적인 상황에 처해 있는 것 같습니다. 프랑스 상황 변화에 따라서 한번 더 모시고 자세한 이야기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조홍식 숭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와 함께했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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