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천연 물탱크'라 불리는 유럽의 고산 빙하가 빠르게 녹아내리며 대륙 전체가 심각한 물 부족 재앙에 직면했습니다.
해발 2천 미터가 넘는 슬로베니아의 마지막 빙하도 사실상 소멸 직전인데요.
빙하가 사라지면 유럽 주요 국가들을 관통하는 거대 하천마저 마를 수 있다는 치명적인 경고가 나옵니다.
권영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해발 2천 미터가 넘는 슬로베니아 카므니크-사비냐 알프스.
거대했던 얼음 평원은 온데간데없고 앙상한 돌무더기 아래로 녹아내린 물방울만 쉼 없이 떨어집니다.
80년 동안 자리를 지키던 국가대표 빙하들이 연이어 녹아내리면서 이제 남은 얼음 면적은 고작 1.5헥타르에 불과합니다.
두께마저 수십 미터에서 겨우 몇 미터로 얇아졌습니다.
[안드레이 슬락 / 현지 산악 가이드 : 빙하는 계곡 마을에 일 년 내내 물을 공급해 주는 소중한 저수지였습니다. 과거 목동들이 고기를 보관하던 얼음 동굴은 이제 산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이는 거대한 재앙의 시작일 뿐입니다.
유럽은 1980년대 이후 전 세계 평균보다 두 배나 빠른 속도로 기온이 오르며 가장 빠르게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알프스 빙하는 오스트리아에서 발원하는 무라 강과 크로아티아의 드라바 강 등 유럽 대륙을 관통하는 거대 하천의 근원입니다.
겨울 눈 가뭄과 폭염으로 천연 물탱크가 빠르게 마르고 있습니다.
수천만 명의 식수와 지하수 공급망이 무너질 거란 경고가 나옵니다.
[미하 파우세크 / 슬로베니아 지리학자 : 최신 예측에 따르면 2050년까지 해발 3,500m 아래의 모든 빙하가 사라지고, 강들의 수량은 급감할 것입니다.]
작은 산골 마을의 얼음 동굴에서 시작된 소멸의 경고.
유럽의 거대한 천연 물탱크가 비어가면서 대륙 전체의 생존을 건 '물 위기'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YTN 권영희입니다.
영상편집 : 한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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