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평양에 울린 '해빙 예고' 선율

2008.02.27 오전 06:02
[앵커멘트]

미국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어제 저녁 평양 동평양 극장에서 역사적인 첫 공연을 가졌습니다.

한국 전쟁 이후 적대적인 관계를 유지해온 북한에서 미국 국가가 연주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김정회 기자입니다.

[리포트]

저녁 6시, 동평양극장.

뉴욕 필 단원들에 이어 지휘자 로린 마젤이 무대에 올랐습니다.

곧바로 지휘봉을 든 지휘자.

북한 국가가 연주됩니다.

관객도 뉴욕 필 단원들도 모두 선 채였습니다.

그렇게 서로를 배려하며 미국 국가까지 연주됐습니다.

그 순간 카메라에 잡힌 두 나라 국기.

음악을 통해 이념과 체제의 벽이 허물어짐을 알렸습니다.

미국을 대표하는 교향악단이 북한에서 미국 국가를 연주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우리 민요 '아리랑'이 앙코르 곡으로 연주되면서 객석은 더 뜨거워졌고 1시간 반에 걸친 공연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습니다.

당초 알려진 것과 달리 앙코르 곡은 비제와 번스타인의 작품이 추가됐습니다.

역사적인 공연의 의미를 더하려는 듯 로린 마젤은 우리 말로 인삿말을 하기도 했습니다.

[녹취:로린 마젤, 뉴욕 필 지휘자]
"좋은 시간 되세요!"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끝내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습니다.

2000년대 첫 클래식 외교에 나섰던 뉴욕 필은 27일 지휘자 로린 마젤이 조선국립교향악단을 지도하고 뉴욕 필 단원들과 조선국립교향악단 단원들이 실내악 연습을 하는 것으로 2박 3일 간의 평양 일정을 마무리 합니다.

그리고 서울에서 오는 28일 '해빙'을 예고하는 또다른 화음을 울려 냅니다.

YTN 김정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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