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최근 국내 영화들이 인터넷상에서 불법으로 유출되는 일이 잦아지면서 우리 영화산업에 비상등이 켜졌습니다.
문제는 불법 유출 방지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통신 사업자들이 문제 해결에 안이한 자세로 일관해 오히려 사태를 악화시키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승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500만 관객을 모으며 흥행에 성공한 영화 '전우치'.
한국형 스릴러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 '용서는 없다'.
극장 상영을 마친 뒤 DVD 출시를 앞두고 이 작품들이 통째로 유출됐습니다.
위성 방송과 IPTV 등에 동영상 프리미엄 서비스가 제공된 지 하루 만입니다.
어떻게 TV를 통해 상영된 영화가 통째로 인터넷에 유출될 수 있었을까.
방법은 생각보다 간단했습니다.
이렇게 디지털 셋톱박스와 컴퓨터를 연결해 동영상을 실시간으로 캡쳐받는 방식이 사용됐습니다.
셋톱박스와 컴퓨터를 연결하면 컴퓨터에 TV 영상이 그대로 뜹니다.
이렇게 모니터에 뜬 화면을 캡쳐해서 만든 영화 파일이 인터넷에 불법 유통된 것입니다.
[인터뷰:정태선, 온라인 합법다운로드 업체 '엠바로' 대표]
"하루 만에 벌어진 일이라 영화업계가 충격을 받은 상황이고요. 이런 일이 계속 벌어진다면 앞으로 영화 산업 전반에 상당한 피해를 끼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정이 이런데도 통신 사업자들은 느긋하기만 합니다.
가장 시급한 과제인 셋톱박스와 컴퓨터를 이용한 캡쳐 방지 문제는 사실상 방치한 상태.
대신 캡쳐한 영상에 남아있는 고유번호를 역추적해 불법 유포자를 가려내면 그만이란 식입니다.
[인터뷰:통신사 관계자]
"랜덤한 위치에다가 셋톱박스마다 고유번호를 심어놔요. 사업자 요청이 들어왔을 때 사업자에게 일련 번호를 확인해줄 수 있습니다."
기술적 개선을 통한 근본적인 방지책 마련보다는 불법 유출에 대해 사후적으로 대처하겠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캡쳐된 영상이 일단 인터넷에 불법 유출되면 영화산업은 막대한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습니다.
지난해 영화 '해운대'의 경우 불법 유출로 350억 원 정도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인터뷰:이재필, CJ엔터테인먼트 영업전략팀]
"가벼운 생각에 온라인 상에 업로드하는 것으로 생각하는데요. 단순히 업로드 한 건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후에 수십 수백 만에 이르는 다운로드로 인해 영화계 수익성이 굉장히 열악해지고..."
인터넷상에서 영화 불법 유통이 만연할 경우 우리 영화산업은 설자리를 잃을 수밖에 없습니다.
통신 사업자들의 안이한 상황 인식으로 우리 영화산업의 근간이 뿌리째 흔들릴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YTN 이승현[hyun@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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