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뉴스큐] 김한민 감독 "명량의 이순신은 용장, 한산의 이순신은 지장"

2022.07.26 오후 05:00
"명량 제작 과정에서 이순신 장군 3부작 구상"
"배우에게 '고맙고 미안하고 사랑한다' 전하고파"
"명량은 '용장'의 느낌, 한산은 '지장'의 느낌"
"거북선 내부를 보여주는 그림 없어 고민"
"이순신 정신을 본받아 분열·갈등 만연 극복"
■ 진행 : 이광연 앵커, 박석원 앵커
■ 출연 : 김한민 / 영화 감독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우리나라 역대 최고의 흥행작'명량'의 후속작 '한산'이 내일관객들을 찾을 예정입니다.

개봉을 앞두고 김한민 감독이 먼저 YTN을 방문했는데요.

영화관 가기 전에 고민하시는 분들은오늘 김한민 감독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보시죠.

김한민 감독 나와 있습니다. 어서오세요.

[김한민]
안녕하세요.

[앵커]
생방송 출연은 얼마만이신가요?

[김한민]
한 10년 만에. 최종병기 활 때 여기 나왔습니다.

[앵커]
YTN에 오셨고요. 10년 만에 YTN에 오셨습니다. 반갑습니다, 감독님.

[김한민]
반갑습니다.

[앵커]
늘 카메라 뒤에만 계시다가 이렇게 카메라 앞에 앉으시면 감독님들은 어떤 생각이 들까 궁금한데요.

[김한민]
그저 똑같이 떨리는 것 같습니다.

[앵커]
저희가 출연 전에 앞서서 감독님 모시고 잠깐 이야기 나눴습니다마는 굉장히 여유로운 모습을 보이셔서 뒤에 계신 거랑 앞에 계신 거랑 차이가 없나 이런 생각이 들 정도였는데 드디어 내일 또 한산이 관객들을 만납니다. 명량 이후에 8년 만인데 개봉 하루 앞두면 보통 감독님들은 어떤 기분이실지도 궁금한데요.

[김한민]
그냥 처분에 맡기는 진인사대천명 한다 생각하고 담담하게 맞이하는 것 같습니다.

[앵커]
시사회도 했었고 영화에 대해서 일단 아직 개봉을 앞둔 시점입니다마는 들려오는 얘기 중에 반가운 얘기도 있을 것 같고 좀 아쉬운 얘기도 있을 것 같아요. 어떤 반응들이 있나요?

[김한민]
지금 전반적으로 우리 관객 먼저 시사를 참여하신 기자분들이나 또 일반 관객들이 좋은 평들을 많이 올려주세요. 그래서 그게 정말 큰 힘이 되네요.

[앵커]
이순신 3부작이라고 보통 많이 얘기를 하는데 명량에 이어서 한산 그리고 앞으로 노량까지 이렇게 3부작에 거의 10년이라는 기간을 가지셨습니다. 이렇게 한 이야기에 몰두하게 된 이유가 있다면 어디에 있을까요?

[김한민]
이순신 장군을 그리는 영화를 찍자고 생각을 했었는데 막상 명량이라는 작품을 준비하다 보니까 그 한 편 가지고는 이순신 장군의 어떤 면모나 그리고 또 이순신 장군의 해전을 제대로 보여주기에는 좀 부족하다고 생각을 했고 명량을 찍을 때 이미 3부작을 찍어보자고 생각을 했죠. 그래서 2부인 한산이 이번에 나오게 됐네요.

[앵커]
그럼 명량 제작과정에서 이순신 3부작을 제작해야겠다는 그런 다짐을 하신 건가요?

[김한민]
그렇죠.

[앵커]
그러셨군요. 이 부분도 시청자분들은 궁금하실 것 같아요.

이번에 이순신 장군이 최민식 배우에서 박해일 배우로 바뀌었습니다. 여러 가지 SNS나 블로그를 보니까 옛날 드라마에 나왔던 김명민 배우도 소환되고 이번 한산 영화 나오면서 여러 가지 이순신이 누가 더 적합하냐, 여러 가지 얘기가 있습니다마는 최민식 배우가 또 이런 조언을 했다고 하거든요. 잠깐 듣고 감독님 말씀 들어보겠습니다.

곁눈질하면서 고생 좀 해 봐라, 이 말은 마치 또 감독님한테 하는 말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김한민]
실제로 현장이 힘들기는 했어요. 또 여름을 나면서 그때는 뙤약볕 밑에서 이번에는 실내에서 많이 찍었지만 그때는 야외에서 찍었으니까 우리 최민식 배우님한테 사실 많이 힘들었을 거예요.

그런데 이번에 또 실내라고 해서 그렇게 편안했느냐? 또 그게 아닙니다. 실내는 또 실내대로 또 뭔가 고충들이 있었으니까요. 그래서 박해일 배우도 사실은 고생을 많이 했죠.

[앵커]
긴장감을 유지해야 되는 현장에서는 그런 말씀이 어려우실 것 같고 오늘 나오셨으니까 혹시 배우들에게 못 하신 말씀 한말씀 해 주시죠.

[김한민]
고맙고 미안하고 사랑한다고 전하고 싶습니다.

[앵커]
고맙고 미안하고 사랑한다. 특히 미안한 배우가 있을까요?

[김한민]
다 미안해요, 사실. 그러니까 우리 최민식 배우님한테도 미안하고 박해일 배우님한테도 미안하고. 그리고 이번에는 노량까지 같이 찍었거든요.

그래서 이번에 김윤석 배우님이 노량의 이순신을 맡으셨는데 다 미안합니다.

[앵커]
사실 명량의 이순신이라고 한다면 1700만 관객들이 모두 봤기 때문에. 이번 한산의 박해일표 이순신과의 차이점이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김한민]
어떻게 보면 이순신 장군님의 해전이 다 특색이 있었어요. 어떻게 보면 명량 때는 용장의 느낌, 아주 용맹스러운 장수의 느낌이 있었고 또 한산에는 지장의 느낌, 뭔가 지략적이고 전략가적인 그러한 장수의 모습이 있고. 노량에는 또 굉장히 현장의 느낌.

후손들을 생각하고 그리고 또 미래를 내다보고 그리고 이 전쟁을 어떻게 종결해야 될 것인가를 생각하는 그러한 현장의 느낌이 있어서 그러다 보니까 역사적으로 실존 인물이잖아요, 이순신 장군님은.

그러니까 오히려 배우분을 그 특징에 맞게 또 그 장점에 맞게 바꿔줘도 좋겠다라고 생각을 했고 그래서 또 젊은 이순신은 한산에서 한 6년 전, 햇수로는 5년이지만, 어쨌든 젊은 이순신으로서의 모습도 풍겨야 하니까 그래서 박해일 배우를 선택하게 되었죠.

[앵커]
사실 한국인이 존경하는 영웅 1위에 항상 꼽히는 영웅이 이순신 장군인데 장수이자 목민관 아니겠습니까? 다 시청자분들도 아시다시피 청렴함, 정직함, 공정함. 여러 가지 가치를 갖고 있는 인물인데 캐스팅할 때 어떤 점에 주안점을 두고 캐스팅을 하셨나요?

[김한민]
아까 말씀드렸던 용장, 지장, 현장. 이 느낌을 가장 중요시했고요. 그리고 제가 보건대 바로 제가 언급했던 세 배우분이 이순신의 그런 용장, 지장, 현장의 모습을 가장 잘 표현하고 또 그런 실제 모습들을 띠고 있어서 그렇게 고민스럽게 캐스팅을 생각하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앵커]
박해일 씨 외에도 안성기 씨, 손현주 씨, 변요한 씨까지 다양한 캐스팅. 그러니까 완벽한 캐스팅이다, 완성된 캐스팅이다 이런 평가들이 많이 나오고 있는데 그중에서 혹시 가장 많이 고민했던 역할이 있다거나 아니면 공을 들인 역할이 있다거나 캐스팅에서 좀 어려움이 있다거나 이런 배우들이 있다면 어떤 배우들이 있을까요?

[김한민]
이번 한산 영화의 매우 특징적인 인물 중의 한 사람이 항왜라는 개념으로, 김성규 배우가 역할을 한 준사라는 인물이 나옵니다. 항왜가 뭐냐 하면 조선 편에서 싸우는 왜군 장수나 병사를 항왜라고 하거든요.

그들은 결국 이순신 장군에게 반하고 그리고 이순신의 정신에 반하고 그리고 이 전쟁이 의냐 불의냐, 이것을 굉장히 중요시했던 그런 사람들이죠. 그래서 이 전쟁을 어떤 나라와 나라의 싸움이 아닌 의와 불의의 싸움이다라고 당시 조선사회는 그렇게 규정을 했었고 그래서 우리가 민병이 아니라 의병이라고 하죠. 그런 지점에서 항왜들이 의의 편에서 싸우는 그러한 일본 병사들, 장수들. 그래서 그 개념이 저는 이번에 상당히 중요하고 그리고 또 보는 재미도 있을 거예요.

[앵커]
그렇군요. 명량과 이번 한산이 다른 점이라면 결국 거북선 아니겠습니까? 거북선이 본격적으로 등장하는 게 한산인데 고증이 쉽지 않았을 것 같아요. 어떤 점이 힘드셨습니까?

[김한민]
물론 여러 자료들은 봤죠. 거북선의 실내를 제대로 보여주는 그림이나 이런 게 없어요. 그러니까 외부 모습들은 좀 있는데 그리고 내부 모습도 귀선도설이나 이런 자료들을 보면 뭔가 치수나 이런 것들은 있는데 도대체 내부가 어떻게 생겼는지, 그리고 전체적인 아주 디테일한 거북선의 이미지, 모습은 없어요.

그래서 항간에는 거북선이 2층형이다, 3층형이다. 아니고 또 복층형이다. 이런 연구들이 있고 설들이 있는데 저는 그런 것들을 물론 다 참조는 했지만 당시 전투 상황에 가장 맞게 거북선은 기본적인 본질이 돌격선이니까 돌격선에 맞는 그런 형태가 무엇일까를 내 나름대로 추론하고 그리고 잡아봤죠.

[앵커]
학익진은 어떻습니까? 사실 과학적인 현대 전술의 교범, 이렇게 꼽히는데 그 부분에 대한 고증도 굉장히 깊이 들어갔을 것 같아요. 어떠셨어요?

[김한민]
학익진은 사실 뭔가 만병통치 내지는 굉장히 절대적인 승리의 진법이 아니에요. 학익진이라는 것은 여러 진법 중의 하나이고 그것을 어떻게 어떤 장소에서 어떤 적들을 대상으로 펼치느냐, 그게 사실 중요하죠. 그래서 학익진이라는 것이 우리 영화 한산에서 매우 중요한 진법이고 그리고 반드시 표현해야 될 진법이었지만 그게 어떤 절대적인 승리의 진법으로서 보여지지는 않아요. 오히려 그것을 이순신 장군이 어떻게 잘 펼치고 어떻게 적들을 유인하고 그리고 어떻게 적들과 대적해서 잘 승리하느냐를 보시는 게 바로 이번 영화의 관전포인트일 겁니다.

[앵커]
운용의 묘가 중요했다, 이런 말씀을 해 주셨는데 앞서 말씀하신 것처럼 명량 때는 야외 촬영이 많았다고 말씀해 주셨고요. 특히나 명량 때는 바다에 배를 실제로 띄웠는데 한산은 바다에 배를 전혀 띄우지 않았다, 이런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습니다. 전투의 성향들도 달랐을 수 있고 전략의 변화들도 있었을 것 같은데 어떤 차이가 있었습니까?

[김한민]
일단 명량 때는 바다에 실제 배를 띄웠어요. 그런데 촬영의 변수들이 너무 많아서, 날씨부터 그다음에 배의 배다에서의 운영도 마음대로 되지 않고. 그래서 명량을 찍고 나서는 다시는 이렇게 찍지 말자.

[앵커]
CG를 좀 활용하자, 이런 의미인가요?

[김한민]
CG를 100% 활용할 수 있으면 최대한 활용하자고 생각을 했고 또 굉장히 아이러니하지만 명량의 그때 시행착오가 있었고 그리고 그때 노하우가 있었기 때문에 이번에 한산과 노량은 전체적으로 CG를 통해서 그리고 CG를 포함한 특효, 특분 그리고 여러 가지 미술들을 다 동원해서 바다에서 찍지 않으면서도 바다에서 찍는 것보다 더 리얼한 느낌으로 구현해낼 수 있었습니다.

[앵커]
그러면 결과에 대한 만족도도 꼭 바다에 가지 않았어도 높다고 그렇게 해석하면 되겠습니까?

[김한민]
매우매우 높을 겁니다.

[앵커]
이번 한산은 육지전의 중요성도 있다고 하던데요.

[김한민]
왜냐하면 한산해전 당시에 또 곡창지대였던 전라도 방어가 매우 중요했어요. 그리고 전라좌수영도 전라도 내 여수에 있었고요. 그랬기 때문에 그때 동시에 육지에서 전라도를 노리는 그런 제6군이 고바야카와 다카카게라는 인물이 등장하는데 그 제6군이 전라도를 넘어오려고 했었고 그리고 수륙양동작전으로 사실은 사실은 노렸는데 바다에서는 이순신 장군이 그걸 한산에서 대첩이죠. 큰 승리를 거두셨고 또 육지에서는 웅치고개라는 이치고개라는 웅치이치전투가 지금 많은 관객들이 우리 대한민국분들이 잘 모르시는데 그 전투가 매우 중요한 전투였습니다. 그래서 그 두 가지의 전투를 같이 보여주는 것이죠.

[앵커]
어떻게 보면 저희가 감독님 모시면서 이야기를 듣기는 하지만 역사선생님 모시고 듣는 것처럼 굉장히 재미있는 역사 이야기를 해 주시고 계신데요. 명량이 우리나라 역대 최고 흥행 영화이기 때문에 한산에 대한 부담감도 꽤 클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김한민]
부담이 없었다 그러면 거짓말이겠죠. 그런데 1700만 명이 넘는 그 스코어는 어떤 다른 뭔가 시그널, 개시가 있지 않았는가 생각을 해요. 그래서 그게 어떤 것인가, 그리고 또 2부인 한산과 3부인 노량은 또 어떻게 내가 자세를 취하고 만들어야 될 것인가라는 부분들을 고민하다 보니 벌써 8년이 흘렀습니다.

[앵커]
그때 그 16세기의 조선시대 무신 이순신에 관한 얘기를 감독님과 쭉 해 왔는데 그렇잖아요. 조선 수군이 가장 두려워한 건 왜군이 아니라 이순신이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이순신 같은 경우는 사실 일본도 연구대상으로 삼는 그런 인물 아니겠습니까? 다음 질문이 뭐냐 하면 지금 시대의 우리에게 이순신 영화가 갖는 의미? 이순신의 정신, 조금 거창합니다마는 쭉 이순신을 연구해 온 영화감독으로서 어떤 의미를 담고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김한민]
이 시대에 우리가 장군님께는 좀 미안하지만 장군님을 좀 소환해서 우리가 활용해야 한다. 왜냐하면 역사적인 실존 인물이셨고 또 우리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다들 존경하고 그리고 그 이순신의 정신과 그리고 이순신의 유비무환의 자세 이런 것들은 지금 우리 대한민국 사람들이 좀 본받아야 된다 내지는 우리가 다시 재평가하고 그리고 더 드러내서 특히 요즘처럼 뭔가 분열과 갈등 그리고 소외 이런 정서가 많이 만연해 있는 사회에서 이순신을 통해서 그러한 것들을 극복해 보면 어떨까, 이런 생각을 합니다.

[앵커]
그중에서도 재조명해야 된다면 어떤 부분을 재조명해야 된다고 보십니까?

[김한민]
일단 이순신을 통해서 우리가 자긍심을 많이 느꼈으면 좋겠어요. 우리가 이런 멋진 선조를 두고 있고 그리고 또 그가 펼쳤던 해전들을 통해서 큰 자긍심을 느꼈으면 좋겠고요. 그리고 지금 시대에 어떤 용기 그리고 위로, 그리고 우리가 소외를 극복하는 어떤 연대감 이러한 것들을 이순신과 그의 장수들 그리고 조선 수군들의 활약을 통해서 느껴봤으면 좋겠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앵커]
용기와 위로, 연대감까지 들어볼 수 있었습니다.

[김한민]
자긍심까지요.

[앵커] 자긍심까지.

[앵커]
알겠습니다. 내일 개봉이니까요. 또 많은 관객들이 설레하시면서 영화관을 찾고 않을까 싶습니다.

[앵커]
한 가지만 더 여쭤봐도 될까요? 궁금해서 그런데 요즘에 넷플릭스 포함해서 글로벌 OTT도 한류 콘텐츠가 성공을 하고 있는데 혹시 다른 플랫폼에서 감독님께서 직접 이순신을 다룰 계획이 있다, 이렇게 알려지기도 하는데 직접 소개를 해 주신다면요.

[김한민]
제가 이순신의 해전 3부작을 하다 보니까 임진왜란 동안에 너무나 다채롭고 그리고 멋지고 입체적인 인물들이 많아요. 그리고 이순신 해전 3부작을 통해서 이름만 등장하는 사람들이 있거든요. 인물들이 있는데 그 인물들을 가지고 해전이 아니라 정치 외교사적인 느낌으로 임진왜란을 한번 조명해 보고 싶다, 이 생각을 가지고, 그러다 보니까 이게 드라마 포맷에 더 적합하다라고 판단을 내렸고 그러면 그런 드라마를 만들기 위해서는 OTT하고 협조할 수도 있고 협력할 수도 있고. 그런 고민 속에서 나온 이야기였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용기와 위로, 연대감 그리고 자긍심이라는 단어를 안고 극장에서 영화 한산을 만나보면 어떨까 생각이 듭니다. 오늘은 김한민 감독과 함께했습니다. 감독님, 고맙습니다.

[김한민]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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