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8백년 전 고려 나전칠기 일본에서 환수...자개 4만5천 개의 영롱한 광채

2023.09.06 오전 09:02
영롱한 무지개 빛 국화 무늬 자개들이 표면 가득 장식된 고려 나전칠기가 일본에서 돌아왔습니다.

문화재청은 오늘 국립고궁박물관에서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을 통해 지난 7월 일본에서 환수한 고려 나전칠기 '나전국화넝쿨무늬상자'를 처음으로 공개했습니다.

13세기 제작으로 추정되는 이 유물은 가로 33cm, 세로 18.5cm, 높이 19.4cm 크기의 나무상자로 고려 나전칠기의 진수를 보여줍니다.

약 770개의 국화넝쿨무늬 자개가 상자 몸체와 뚜껑을 감싸고 있고, 모란넝쿨무늬와 연주무늬 자개가 뚜껑 윗면 테두리와 외곽을 각각 장식하는 등 사용된 자개 수가 약 4만5천 개에 달합니다.

고려 나전칠기는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3점을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20점도 안 될 정도로 희귀한데 이번 유물은 자개 본래의 무지개 빛깔과 광택이 살아있고, 장식 재료의 보존상태도 고려 나전칠기 중에서 탁월하다는 평가입니다.

또 자개로 국화나 모란무늬를 상자 전면에 빼곡하고 규칙적으로 배치한 점, 단선의 금속선으로 넝쿨 줄기를 묘사한 점, 매우 작게 오려낸 자개에 음각의 선을 그어 세부를 표현한 점 등도 돋보입니다.

문화재청은 이번에 환수한 유물의 문양과 보존상태가 고려 나전칠기를 대표할 만큼 뛰어날 뿐만 아니라 학계에 전혀 알려지지 않은 유물을 발굴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고 평가했습니다.

이 유물은 일본 개인 소장가의 창고에서 100여 년 이상 보관돼 있다 지난해 7월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의 일본 현지 협력망을 통해 처음으로 확인된 뒤 문화재청과 재단이 1년여의 조사와 협상 끝에 지난 7월 환수에 성공했습니다.

또 지난 5월 국립고궁박물관에서 X선 촬영 등 정밀분석을 통해 목재에 직물을 입히고 칠을 하는 우리 전통적 칠기 제작기법인 '목심저피칠기'가 사용된 점도 확인했습니다.

나전칠기는 무늬가 아름다운 전복이나 조개, 소라 껍데기를 갈아 얇게 가공한 자개로 문양을 만들어 붙여 장식하고, 칠을 한 공예품을 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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