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복잡한 세계관은 그만"...신예 그룹들이 선택한 전략은?

2024.03.03 오후 11:35
[앵커]
음악에 담긴 철학과 서사 등 '세계관'은 그동안 아이돌 그룹과 팬덤을 잇는 핵심 요소로 자리 잡아 왔는데요.

최근 데뷔한 아이돌 그룹들은 세계관 대신 다른 전략으로 팬층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김정회 기자입니다.

[기자]
그룹 '라이즈'는 지난해 9월 데뷔한 이래 듣기 편한 노래와 청량한 이미지를 콘셉트로 팬층을 넓혀왔습니다.

각종 수상 기록과 최근 1억 건을 넘긴 발표 곡 누적 스트리밍에서 볼 수 있듯이 초기 전략은 주효했습니다.

데뷔 2개월 차의 '투어스', 지난해 데뷔한 '제로베이스원'과 '보이넥스트도어', 일본에서 먼저 신고식을 치른 NCT WISH도 '쉬운' 노래와 밝은 분위기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습니다.

복잡한 '세계관'과 강한 퍼포먼스로 팬덤을 형성해온 이전 아이돌들과는 사뭇 다른 모습입니다.

[임희윤 / 대중음악 평론가 : 여러 분야에서 숏폼에 익숙해진 시대이잖아요. 아이돌도 이른바 빌드업이 필요했고 성행했죠? 성장 세계관, 가상 세계관, 기승 전결, 연습생 스토리가 중요했는데 요즘은 단번에 느낄 수 있는, 맥락 없이도 좋은 느낌을 바로 받을 수 있는 그런 것을 소비자가 원하는 것 같아요.]

세계관은 아이돌들에게 강한 팬덤을 형성할 가장 좋은 수단이기도 하지만, 팬들에겐 피로감을 주거나 차별화가 어렵다는 느낌을 줄 수도 있습니다.

세계관이 없다고 팬덤이 약한 것도 아닙니다.

'라이즈'는 데뷔 앨범부터 밀리언셀러를 기록했고 투어스도 데뷔 앨범을 일주일 만에 26만 장 넘게 팔며 단숨에 대중을 사로잡았습니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덩치가 커질 대로 커진 케이팝 시장에서 기획사들이 마지막 파이인, 부동층을 움직일 카드를 꺼내 활용하고 있다고 봅니다.

[임희윤 / 대중음악 평론가 : 팬덤 장사로 가는 시장은 이미 극한까지 다 채워넣었다. 그래서 이 특이점을 넘어설 방법은 대중을 겨냥할 방법밖에 없고./ 부동층을 움직일 대중적 콘텐츠가 필요한데 그게 바로 좋은 멜로디를 갖고 있는 이지 리스닝 성향의 곡들이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듣기 편한 음악 중심의 트렌드가 세계관을 대신할 새로운 공식이 될 거란 분석도 많지만, 얼마나 갈지는 알 수 없습니다.

다만 세계관도, 듣기 편한 음악도, 팬들과의 접점을 찾기 위해 내놓은 전략인 만큼 예비스타들을 좀 더 빨리, 새로운 방식으로 대중에게 각인시켜 팬덤을 구축하려는 기획사들의 경쟁이 더 심화할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YTN 김정회입니다.

영상편집:양영운

그래픽:지경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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