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관계'와 '보람' 동네 책방...공공도서관이 구원투수?

2026.09.06 오전 04:32
[앵커]
혹시 여러분이 사는 동네에 책방 있으신가요?

대형서점이 갖지 못하는 매력으로 동네의 문화 사랑방 역할을 하는 곳이 많지만 문제는 경영이 쉽지 않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동네 책방도 생존을 위해 다양한 변신을 시도하고 있고 정부도 실질적인 지원책을 찾고 있습니다.

박순표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4평이 조금 넘는 아주 작은 책방입니다.

소설에서 인문학, 자연과학 서적까지 서점 주인이 직접 고른 책 천여 권이 가지런히 꽂혀 있습니다.

동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책방이지만 재래시장 상가 2층에 자리한 점이 특이합니다.

어차피 책을 찾는 사람은 어디든 온다는 생각에 임대료가 낮은 곳을 골랐습니다.

[이현행 / 그래서 책방 대표 : 여기를 꼭 들어와야겠다라는 마음을 먹은 이유는 '최소한 망하지는 않겠다'라는 생각을 한 것 같아요. ‘임대료가 저렴하기 때문에 이곳에선 버틸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고 시작하게 됐던 것 같아요.]

고궁의 아름다움이 창을 통해 스며듭니다.

주변 직장인이 가벼운 음료와 함께 머리를 식히며 책을 읽는 곳입니다.

책만 팔아서는 서점 운영이 어렵다 보니 예약 시간에 맞춰 책방을 빌려주는 공유책방도 하나둘씩 늘고 있습니다.

[김재윤 / 마이시크릿덴 운영자 : 근처에 직장인들이 많이 계시잖아요. 여기가 시청이고 하니까. 점심에 자신만의 조용한 시간, 혼자의 시간을 보내고 싶은 분들이 정기적으로 오세요.]

이처럼 동네 책방이 살아남기 위해 다양한 형태로 분화하는 데는 분명한 이유가 있습니다.

빵집이나 카페 등 다른 업종과 비교하면 영업 이익이 크게 떨어져 책만 가지고는 생존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더 심각하게도, 지역 서점의 절반 가까이가 연 매출 1억 원 미만의 동네 책방이고 해마다 비율도 늘고 있습니다.

최근 한강 작가의 책방이 문을 닫은 것도 이런 어려움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한미화 / 출판평론가 ('동네책방 지속탐구' 저자) : 가장 어려운 점이 뭐냐 하면, 책방이 마진율이 가장 낮다는 점이거든요. 그런데 또 책방에 많은 손님이 오는 건 또 아니기 때문에 대부분 책방이 자기 인건비 정도를 가져갈 수 있으면 그러면 다행일 정도라고 생각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정부도 문제의 심각성을 알고 다양한 방법을 찾고 있습니다.

먼저 지자체나 학교 등의 공공도서관이 지역 서점에서 책을 사도록 고민하고 있습니다.

금액 제한 없이 지역 서점 등과 수의계약을 맺을 수 있도록 하고 경쟁입찰이 필요하다면 지역 서점에 가산점을 부여하는 방안 등입니다.

공공도서관 평가에서 지역 서점과 협력을 평가 항목에 반영하는 것도 대안입니다.

[이재명 / 대통령 (지난 4월 국무회의) : 공공도서관의 도서 공급권을 지역 서점 연합 같은 데다가 맡기자, 근데 그게 뻔한 걸 그게 엄청난 기술이 필요하거나 혁신이 필요한 것도 아닌데 해당 지역 서점한테 주면 해당 지역 서점들이 좀 살아날 것 아닙니까? (그렇게 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러나 쉬운 일은 아닙니다.

지역 서점 등에 합법적인 혜택을 주기 위해 지방 계약제도와 조례 등 관련 규정을 먼저 손봐야 합니다.

무엇보다 지역 책방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려면 계약 때 단순 유통업자를 가려내야 하고, 수의계약의 순서나 범위를 정하는 일도 정교하게 접근해야 합니다.

시간을 갖고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동네 책방을 하는 이유를 물으면 대부분 사람들과의 [관계]와 그 속에서 느끼는 [보람]을 말합니다. 결국, 동네책방이 공동체를 위한 공익적 역할을 하고 있다는 인식 확산이야말로 문제를 푸는 첫걸음일지도 모릅니다.

YTN 박순표입니다.

영상기자 : 심원보
디자인 : 김유영 박유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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