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미디어 트렌드]
■ 방송 : YTN라디오 FM 94.5 (20:20~21:00)
■ 방송일 : 2026년 10월 17일 (토요일)
■ 진행 : 최휘 아나운서
■ 대담 : 김섭 리더스랩 대표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최휘 아나운서 (이하 최휘) : 모든 미디어는 결국 ‘소통’을 위해서 존재하죠. 오늘은 ‘소통의 비법’들에 대해 김섭 리더스랩 대표와 함께 알아봅니다. 안녕하세요.
◇ 김섭 리더스랩 대표 (이하 김섭) : 네. 안녕하세요.
◆ 최휘 : 네. 반갑습니다. 오늘은 세계적인 축구 스타들의 이야기를 통해, 팀을 이끄는 리더들의 적절한 브랜딩 관리 대해 알아 보겠습니다. 최근 호날두 선수의 대표팀 거취를 둘러싸고 여러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감독과의 갈등, 대표팀을 떠난 경위까지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대표님께서도 관심 있게 보셨다고요.
◇ 김섭 : 네. 호날두 선수가 지난 2일 대표팀 경기를 앞두고 훈련장을 떠나버리면서 이슈가 발생했습니다. 최근 보도에서는 대표팀 캠프를 떠난 일과 감독과의 갈등, 이후 복귀 여부 등이 쟁점이 됐습니다. 호날두는 감독이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주장했고, 감독 쪽 설명은 달랐습니다. 팬과 동료들에게 사과하고 징계를 감수하겠다는 뜻도 밝혔고요. 저는 그 과정을 보면서 한 가지를 먼저 생각했습니다. 이 일이 소속팀에서 벌어졌을 때와 국가대표팀에서 벌어졌을 때, 팬들이 받아들이는 의미가 같을까 하는 겁니다.
◆ 최휘 : 같은 선수의 행동인데 국가대표일 때는 다르게 받아들여진다는 거군요?
◇ 김섭 : 그렇습니다. 소속팀에서도 책임과 헌신은 중요합니다. 구단 팬들의 애정도 굉장히 깊고요. 하지만 국가대표는 완전히 다른 차원입니다. 나라를 대표한다는 애국심은 물론이고 들어가고 싶다고 들어가고, 나가고 싶다고 나가는 곳이 아니기 때문이죠. 혹시 브라질 축구대표팀 선발될 때 생중계 하거든요. 혹시 그 장면 보셨나요?
◆ 최휘 : 아니요. 못 봤습니다. 혹시 특별한 게 있나요?
◇ 김섭 : 선수 한명 한명이 가족과 함께 자기 이름이 호명 될 때 환호하고 울부짖는, 정말 감격스러운 모습이 연출되거든요. 세계적인 호화 멤버가 가득한 브라질에서 유명 선수들도 예외없이 울부짖으며 감격해합니다. 그러니 국가대표의 무게감은 전세계 어디나 비슷할 것 같습니다.
평소에는 서로 다른 구단을 응원하던 사람들이 국가대표 경기에서는 같은 유니폼을 응원합니다. 선수 개인을 좋아하지 않더라도 ‘우리나라 선수’라는 이유로 응원하는 분들도 있고요. 그래서 대표팀에서 생긴 갈등은 단순한 선수와 감독의 문제를 넘어, ‘우리 대표팀이 어떤 모습을 보여줬는가’라는 질문으로 커질 수 있습니다.
◆ 최휘 : 나라를 대표하는 선수는 그 무게와 의미가 확실히 좀 다른 것 같습니다. 말씀하신 상징성에는 애국심에 대한 기대도 포함되겠네요?
◇ 김섭 : 네. 대중은 국가대표에게 실력만 기대하지 않습니다. 나라를 대표한다는 자부심, 동료에 대한 책임, 팬들의 응원을 소중하게 여기는 태도까지 기대하죠.
그렇다고 애국심을 우리가 측정할 수는 없습니다. 선수가 한 번 감정을 드러냈다고 나라를 덜 사랑한다고 단정해서도 안 되고요. 다만 선수 입장에서 대중이 어떤 신호에 민감하게 반응하는지는 이해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선수가 출전 기회를 얻지 못해 실망하는 건 자연스럽습니다. 그런데 국가대표라는 상황에서는 팬들이 ‘실망했더라도 팀과 함께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는 없었을까’ 하고 묻게 됩니다. 개인의 감정을 이해하는 것과 대표로서의 행동을 평가하는 일이 동시에 일어나는 겁니다.
◆ 최휘 : 국가대표가 되는 순간, 개인의 입장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부분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 김섭 : 그렇습니다. ‘나는 억울했다’는 설명이 사실이라고 해도, ‘그렇다면 나라를 대표하는 선수로서 어떻게 행동했어야 하는가’라는 질문은 남습니다. 유명 축구선수 입장에서는 이걸 역할에 대한 기대라고 볼 수 있습니다. 같은 사람이라도 개인으로 말할 때, 주장으로 말할 때, 국가대표로 말할 때 사람들이 기대하는 책임이 다릅니다. 그 역할을 고려하지 않으면 본인은 솔직하게 말했는데 대중은 무책임하게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 최휘 : 그럴 수 있겠군요. 그렇다면 국가대표라는 이 무거운 이름을 짊어진 사람들이 주의해야 할 것, 염두해야 될 것은 뭘까요? PI 관점에서 접근해볼까요?
◇ 김섭 : 먼저 국가대표 선수는 자기 정체성이 바로 잡혀있는가 늘 확인해야 합니다. 사람들은 자신을 어떤 존재로 이해하고 있는가. 팀의 주장인가, 나라를 대표하는 선수인가. 사실 모두 해당하죠. 그리고 나선 정체성을 뒷받침하는 행동과 이야기, 메시지가 중요합니다. 인터뷰의 어휘, SNS 게시물, 사진과 영상, 위기에 대응하는 방식도 함께 말이죠. 평소에는 국가대표라는 자부심을 이야기했는데, 불리한 상황에서는 개인의 대우만 강조한다면 사람들이 모순을 느낄 수 있습니다. 단순히 좋은 표현 몇 개를 넣는게 중요한게 아닙니다. 내가 맡은 역할과 공개적인 선택이 일치하도록 만드는 일입니다.
◆ 최휘 : 그렇다면 호날두의 이번 대응에서는 무엇이 가장 아쉬웠나요?
◇ 김섭 : 자신이 받은 대우와 약속에 대한 설명이 부각되면서, 국가대표로서 팬과 동료에게 어떤 책임을 느끼는지가 충분히 중심에 놓였는가 하는 점입니다. 호날두는 포르투갈을 위해 엄청난 성취를 남긴 선수입니다. 그 기여를 부정할 이유가 없죠. 그런데 대중은 과거의 공헌과 지금의 행동을 별도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대표팀이잖아요. 숭고한 희생이 필요한.... 그렇기 때문에 호날두의 이번 행동은 아쉽다’라는 반응이 많습니다.
◆ 최휘 : 그동안 해온 것이 많다고 해서 이번 일까지 모두 이해받는 건 아니라는 거네요.
◇ 김섭 : 맞습니다. 오히려 위상이 높은 선수이기 때문에 기대도 더 높을 수 있습니다. 저라면 호날두에게 자신을 변호하지 말라고 하지는 않겠습니다. 물론 팀을 떠나지 않았으면 제일 좋았지만 참을 수 없을 정도로 나가야했다면 먼저 팀을 떠난 행동이 팬과 동료에게 준 영향을 인정하고, 그다음에 이견이 무엇인지 설명하고, 앞으로 어떤 책임을 지겠다고 할 것인지 밝히는 겁니다. 국가대표의 문제에서는 ‘내가 왜 그렇게 했는가’만큼 ‘그 행동이 우리 팀과 팬들에게 어떤 의미였는가’가 중요하니까요.
◆ 최휘 : 애국심을 더 강조해서 표현하라는 뜻은 아니죠?
◇ 김섭 : 네. 국기를 올리거나 나라를 사랑한다고 반복한다고 해결되지는 않습니다. 팀을 존중한다면 불리한 상황에서도 그 존중이 행동으로 보여야 합니다. 잘못한 부분이 있다면 책임지고, 이견은 정해진 절차로 풀고, 함께 뛰는 선수들에게 부담을 줄이는 선택을 해야겠죠. 애국심이라는 큰 단어보다 그런 구체적인 행동이 더 설득력 있을 수 있습니다.
◆ 최휘 : 반면 메시의 최근 대표팀 작별 모습도 비교 대상이 됐는데요. 메시의 은퇴경기에는 GOAT(Great of All Time)를 뜻하는 염소를 끌고 온 시민이 있을 정도로 아르헨티나 국민들의 찬사를 받았습니다. 둘은 어떤 차이를 볼 수 있을까요?
◇ 김섭 : 메시도 과거부터 모든 대응이 완벽했던 건 아닙니다. 2024년 홍콩 친선경기 불출전 논란 때는 팬들의 기대와 선수 측 설명 사이에 큰 간극이 있었고, 이후 부상 때문이었다고 설명했죠. 반면 최근 대표팀 작별 메시지에서는 함께한 시간과 감사, 그리움이 중심에 놓였습니다. PI의 스토리텔링 관점에서 보면 ‘내가 무엇을 이뤘다’는 개인의 경력을 ‘우리가 어떤 시간을 함께했다’는 공동의 기억으로 전달한 겁니다.
◆ 최휘 : 국가대표이기 때문에 그 공동의 기억이 더 크게 작용하겠네요.
◇ 김섭 : 그렇죠. 팬들은 우승 기록만 기억하는 게 아닙니다. 가족과 경기를 봤던 날, 새벽에 함께 응원했던 시간, 지고 나서 속상했던 마음까지 기억합니다. 선수의 커리어가 국민 각자의 기억과 연결돼 있는 거예요. 그걸 인정하는 메시지는 ‘여러분도 이 이야기의 일부였다’고 말해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단순하게 누가 더 좋은 사람이라고 비교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국가대표의 이야기를 개인의 성취에만 가두지 않는 방식은 차이가 크다고 볼 수 있죠.
◆ 최휘 : 우리에게도 그런 공동의 기억을 가진 선수가 있죠. 박지성 선수부터 떠오릅니다.
◇ 김섭 : 네. 박지성을 생각하면 해외에서 활약한 선수의 기록과 함께, 태극마크를 달고 뛰던 장면들이 떠오르죠. 저는 대한민국 주장 박지성 선수의 정체성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팀이 필요로 하는 역할을 믿고 맡길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정체성이 국가대표라는 역할과 잘 연결됩니다. 나라를 대표하는 팀에서 자기 역할을 해내는 모습은, 대중이 기대하는 책임감과 헌신을 구체적으로 보여주니까요.
◆ 최휘 : 헌신한다는 말을 많이 해서가 아니라, 경기에서 보여줬다는 거군요.
◇ 김섭 : 그렇습니다. 대중이 납득할 근거가 실제 행동에 있었습니다. 어려운 역할을 맡고, 팀에 필요한 움직임을 보여주는 장면들이 쌓이면 ‘나는 헌신적인 선수입니다’라고 직접 설명할 필요가 줄어듭니다. 다른 사람들이 그렇게 이야기해 주죠. 그리고 많은 분들은 박지성의 커리어를 의심과 어려움을 넘어 자신의 자리를 증명해 온 이야기로 기억합니다. 그 개인의 성장 이야기가 국가대표 경기에서의 공동 기억과 만나는 겁니다. ‘저 선수가 잘됐다’에서 ‘우리도 함께 자랑스러웠다’로 이어지는 거죠.
◆ 최휘 : 그렇다면 박지성에게서 배울 점은 겸손이나 과묵함만은 아니겠네요.
◇ 김섭 : 맞습니다. 말수가 적다고 좋은 PI가 되는 건 아닙니다. 중요한 건 자신의 역할을 알고, 그 역할에 맞는 행동을 꾸준히 보여주는 것입니다. 또 하나, 헌신을 영원히 뛰어야 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서도 안 됩니다. 국가대표도 은퇴할 수 있고, 몸 상태에 따라 역할을 조정할 수 있어요. 좋은 PI는 끝없이 희생하는 모습을 요구하는 게 아닙니다. 자신의 상황과 결정을 팬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하고, 함께한 관계를 존중하면서 다음 단계로 가는 것입니다.
◆ 최휘 : 손흥민 선수는 박지성과는 또 다른 방식으로 팬들과 관계를 맺어왔습니다.
◇ 김섭 : 네. 제가 보는 손흥민의 강점은 뛰어난 경기력에 더해 감정을 나누고 팬들과 함꼐하는 그런 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소통에 엄청난 강점이 있죠. 박지성에게서 묵묵하게 맡은 역할을 해내는 인상이 강하다면, 손흥민에게서는 기쁨과 아쉬움을 함께 드러내고 팬과 동료에게 다가가는 모습이 더 눈에 들어옵니다. 손흥민에게는 국가대표 주장이라는 역할이 더해집니다. 개인의 감정을 표현하면서도 팀 전체가 어떤 모습으로 보일지를 생각해야 하는 자리죠.
◆ 최휘 : 주장의 말은 개인의 의견 이상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으니까요.
◇ 김섭 : 그렇습니다. 팬들은 주장에게서 팀의 방향과 태도를 읽으려고 합니다. 그래서 주장에게 필요한 건 항상 강한 말을 하는 능력이 아닙니다. 누가 책임져야 할 때인지, 누구를 보호해야 할 때인지, 갈등을 어떻게 정리할 것인지 판단하는 능력이 중요합니다.
손흥민에게 조언한다면 친근함이나 적극적인 표현을 줄이기보다, 그것이 주장으로서의 책임감과 연결되도록 하겠습니다.
◆ 최휘 : 구체적으로 좋은 대응이었다고 볼 만한 장면이 있을까요?
◇ 김섭 : 지난 2024년 이강인 선수와의 갈등 이후 대응입니다. 이강인이 직접 찾아와 사과했고, 손흥민은 사과를 받아들였다는 사실과 함께 팬들에게 용서를 부탁했습니다. 선배이자 주장으로서 앞으로 돕겠다는 뜻도 밝혔죠. 이 일은 국가대표팀 안의 갈등이었기 때문에 대중의 반응도 컸습니다. 단순한 개인 사이의 다툼을 넘어 ‘나라를 대표하는 팀이 왜 이런 모습을 보였는가’라는 실망이 더해진 거죠. 그 상황에서 손흥민은 자기 감정을 설명하는 데서 끝내지 않았습니다. 다시 함께할 방향을 제시했습니다.
◆ 최휘 : 국민들의 실망까지 생각한 메시지로 볼 수 있겠네요.
◇ 김섭 : 네. 공개된 대응의 효과를 그렇게 분석할 수 있습니다. 당사자 사이에 만남과 사과가 있었고, 공개 메시지가 나왔고, 함께 있는 사진도 있었습니다. 행동과 글, 이미지가 같은 방향을 향했죠. 팬들에게도 ‘계속 누구 편을 들며 싸울 것인가’에서 ‘다시 이 팀을 응원할 수 있을 것인가’로 넘어갈 계기를 줬습니다.
◆ 최휘 : 상대를 받아들이는 것이 주장 자신의 PI에도 도움이 된 거군요.
◇ 김섭 : 그렇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좋은 사람처럼 보였다’보다 중요한 게 있습니다. 국가대표팀 주장이라는 정체성을 행동으로 보여줬다는 점입니다. 내가 상처받은 당사자여도, 다음 경기에는 이 선수들과 다시 한 팀으로 나가야 합니다. 그때 상대가 돌아올 자리를 남겨주고 자신이 맡을 책임을 말하는 건 리더의 행동이죠. 국가대표팀이 국민 앞에 다시 함께 설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한 겁니다.
◆ 최휘 : 최근에는 김민재 선수를 비롯해 이른바 ‘96라인’을 둘러싼 대표팀 은퇴설과 여러 논란도 있었는데요. 이런 상황에서 선수들의 대응은 어떻게 보셨나요?
◇ 김섭 : 네. 먼저 은퇴설에는 선수와 협회의 부인도 있었기 때문에, 실제로 어떤 결정을 했는지나 내부 관계를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공개적으로 전달된 설명을 보면, 팬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부분을 명확하게 정리하는 데 아쉬움이 있었다고 봅니다. 선수들은 무엇이 힘들었고 어떤 상황이었는지를 설명하려고 하는데, 팬들은 ‘그래서 앞으로도 국가대표로 함께하겠다는 건가’, ‘대표팀에 대한 생각이 달라졌다는 건가’를 궁금해하는 거죠. 이 두 질문이 어긋나면 설명을 해도 논란이 이어질 수 있습니다. 저는 그 지점에서 좀 더 정리된 대응이 필요했다고 봅니다. 다만 세 선수의 발언과 행동은 각각 구분해서 평가해야겠고요.
◆ 최휘 : 국가대표라는 상징성이 있기 때문에, 애매한 표현이 더 큰 실망이나 추측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거군요.
◇ 김섭 : 그렇습니다. 선수는 개인적인 고민을 이야기했는데, 국민은 나라를 대표하는 역할에 대한 입장으로 받아들일 수 있으니까요. 김민재 선수의 경우에는 이런 전달의 간극을 보여주는 과거 사례도 있습니다. 2023년에 몸과 마음이 힘들다면서 대표팀보다 소속팀에 집중하고 싶다는 취지로 말한 일이 있었죠. 이후 사과하고 자신의 뜻을 설명했습니다. 저는 힘들다고 말한 것 자체를 비판하지 않습니다. 선수도 회복이 필요하고 도움을 요청할 수 있어야 합니다. 다만 ‘대표팀보다 소속팀’이라는 비교가 들어가는 순간, 대중이 듣는 질문이 달라집니다. 선수는 자신의 컨디션과 일정에 대해 이야기했을 수 있지만, 팬은 ‘국가대표를 덜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건가’라고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 최휘 : 본인은 체력이나 심리 상태를 설명한 건데, 팬들은 가치의 우선순위로 듣는 거네요.
◇ 김섭 : 소속팀은 직업적 책임을 지는 곳이고 국가대표 역시 큰 책임을 지는 자리입니다. 현실에서는 일정과 회복을 조율해야 하죠. 그런데 공개적으로 둘을 비교하면, ‘얼마나 지쳤는가’라는 문제가 ‘무엇을 더 소중하게 여기는가’라는 문제로 바뀔 수 있습니다.
국가대표를 향한 국민의 정서가 있기 때문에 그 변화가 더 민감하게 일어나는 겁니다.
◆ 최휘 : 전문가로서 어떤 표현을 권하시겠어요?
◇ 김섭 : 실제 의사를 확인한 뒤, 상태와 결정, 조치를 구분하도록 하겠습니다. 예를 들어 회복이 필요하다는 뜻이었다면 ‘지금 몸과 마음이 많이 지쳐 있다. 앞으로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일정과 회복 방법을 관계자들과 상의하겠다’고 설명할 수 있겠죠.
핵심은 나라를 사랑한다는 말을 억지로 덧붙이는 게 아닙니다. 회복 문제를 대표팀에 대한 마음의 문제로 오해하지 않도록 정확하게 설명하는 겁니다.
◆ 최휘 : SNS에서도 그런 오해가 생길 수 있겠네요.
◇ 김섭 : 네. 당시 김민재는 손흥민과 SNS 관계를 끊었던 일에 대해서도 자신의 오해와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했습니다. 대중은 인터뷰와 SNS를 따로 보지 않을 수 있습니다. 대표팀에 관한 발언을 듣고, 이어서 주장과의 SNS 관계 변화까지 보면 하나의 이야기로 묶는 거죠. 그렇다고 팔로우 변화 하나가 불화의 증거는 아닙니다. 보는 사람도 추측을 사실처럼 확산해서는 안 됩니다. 다만 선수에게는 감정이 격한 순간의 공개 행동을 잠시 미루고, 당사자와 먼저 확인하라고 조언하겠습니다. 국가대표의 SNS에서는 개인의 감정 표현이 팀 전체의 관계나 태도로 확대 해석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 최휘 : PI 관리가 표현을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오해를 줄이는 일이기도 하군요.
◇ 김섭 : 그렇습니다. 리스크 관리라고도 할 수 있죠. 사실이 아닌 비판에서는 선수를 보호해야 하고, 책임질 부분은 정확하게 인정하도록 해야 합니다. 국민의 기대가 크다고 해서 무조건 사과시키거나, 아픈 것을 참으라고 요구하는 건 좋은 관리가 아닙니다. 선수의 실제 사정과 팬들의 기대 사이를 정확하게 연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최휘 : 오늘 이야기에서 가장 중요한 건 국가대표라는 역할을 이해하는 것 같습니다.
◇ 김섭 : 유명한 슈퍼스타들이 국가대표 선수가 되었을 때 반드시 자신의 감정을 설명하는 것뿐 아니라, 그 행동이 대표팀과 팬들에게 어떤 의미로 전달되는지도 생각해야 합니다.
◆ 최휘 : 그렇다면 오늘 출발점이었던 호날두에게는 어떤 조언을 남기고 싶으세요?
◇ 김섭 : ‘당신이 얼마나 위대한 선수인지는 이미 기록이 말해줍니다. 이제는 나라를 대표하는 선수로서, 어려운 상황에서 어떤 책임을 지는지도 보여주십시오’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억울함을 설명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그 설명이 국가대표라는 역할에 대한 답을 대신하지는 못합니다. 그리고 이것은 모든 리더에게 적용됩니다. 내가 받은 대우만 이야기할 때와, 내가 맡은 책임까지 이야기할 때 사람들은 다르게 받아들이거든요.
◆ 최휘 : 개인의 이름과 나라를 대표하는 이름의 무게를 함께 생각해야 한다는 말씀이네요.
◇ 김섭 : 그렇습니다. 애국심을 크게 말하는 것보다, 함께 뛰는 동료와 응원하는 국민을 존중하는 신중한 발언과 실제적으로 헌신하는 행동과 그라운드에서의 플레이가 더 오래 남을 겁니다.
◆ 최휘 : 오늘은 호날두의 대표팀 거취 논란을 계기로, 국가대표의 상징성과 국민의 기대, 그리고 그에 맞는 이미지와 메시지 관리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지금까지 PI 전문가 김섭 리더스랩 대표와 함께했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김섭 :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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