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프로 골프의 신화 같은 존재죠.
박세리 선수가 미국에서 아쉬운 고별 대회를 갖고 있습니다.
US 여자오픈 골프대회에 특별초청된 건데요.
18년 전 '맨발 투혼'을 벌였던 바로 그 대회입니다.
우리 국민들에게, 그리고 전 세계에 박세리라는 이름을 각인시킨 대회에서 마지막 경기를 치르게 됐는데요.
대회를 앞두고 아쉬운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박세리 / LPGA 선수 : 어느 순간 이게 정말 마지막 시합, 미국에서의 시합, 마지막이라는 게 아직 현실로 다가오지 않고요. 글쎄요. 마지막이라는 말이 힘든 것 같네요.]
박세리 선수는 앞서 올해 초, 은퇴를 시사하기도 했습니다.
[박세리 / LPGA 선수 (지난 3월) : 골프를 사랑하지만 (후배 양성이라는) 다른 꿈이 있어요. 이게 제 계획이고, 그래서 올해가 제 마지막 시즌입니다.]
다들 이 장면, 기억하실 겁니다.
지금으로부터 18년 전, 미국 여자 프로골프 LPGA 투어 US 여자오픈의 경기입니다.
주저 없이, 양말을 벗고 물속으로 들어가 골프채를 휘둘렀고, 박세리 선수는 이 대회에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게 됩니다.
US 여자 오픈 사상 한국 선수로는 첫 우승이자, 메이저대회 2연승이라는 쾌거를 올리게 됩니다.
그녀의 나이, 불과 만 21살이었습니다.
당시, 가슴 조이며 이 장면을 지켜보던 우리 국민들은 큰 감동과 위안을 받았죠.
IMF로 실의에 젖어있을 당시, 위기에 의연하게 대처하는 당찬 모습은 큰 울림을 줬습니다.
박세리 선수가 남긴 기록들을 살펴볼까요?
미국 메이저대회 5승을 포함, LPGA 통산 25승으로 한국 선수 최다 우승을 거뒀고, 2007년엔 프로 골퍼 최고의 영예인, 'LPGA 명예의 전당'에 가입하는데요.
이 역시, 아시아 최초, 최연소라는 기록입니다.
불모지로 여겨졌던 세계 골프사에서 아시아 여성의 위력을 과시한 겁니다.
한국 골프의 활성화는 박세리로부터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18년 전, 박세리 선수가 보여준 도전정신은 국내에 골프 열풍을 일으켰고, 이른바 '박세리 키즈'로 이어지는데요.
그중에서도 박인비와 신지애 선수가 박세리 키즈의 대표 인물입니다.
세계 랭킹 3위인 박인비 선수는 올해 LPGA 명예의 전당 25번째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박세리 선수에 이어 두 번째이고, 최연소 기록도 경신했습니다.
[박인비 / 프로골퍼 : 수도 없이 명예의 전당에 들어가는 꿈을 꿨는데, 막상 현실로 다가오니 실감이 안 나고 정말 자랑스러워요.]
“골프 선수로는 성공했지만 개인으로는 행복하지 못했다”
박세리 선수가 마지막 경기에 앞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남긴 말입니다.
한국 골프의 리더라는 중압감에 시달려왔다고 고백한 적도 있었기에, 더욱 안타깝습니다.
그러면서 "골프장을 벗어나면 다른 무엇인가를 생각하라"라며 후배들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았는데요.
올해 8월, 리우올림픽 골프 대표팀 감독으로 후배 양성 활동을 시작할 예정입니다.
선수로 한국 골프를 이끌었던 박세리 선수, 올림픽 대표 감독으로서 그녀의 행보도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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