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게임 9대 9 듀스 접전, 일본의 탁구 신동 하리모토(19세.2위)에게 눈 깜짝할 새 2점을 뺏겨 기선을 제압당했습니다. 2대 1로 끌려가던 4게임은 더 아까웠습니다. 10대 8 두 점 차 리드, 게임 스코어 2대 2 균형을 맞추는가 했지만, 또 한 번 상대 특유의 몰아치기에 연속 4실점, 12대 10으로 내줬습니다. 결국 4-1 패배, 생애 첫 아시안컵 탁구 결승전은 진한 아쉬움 속에 끝났습니다. 주인공은 최근 태국 방콕에서 '도장깨기'하듯 난적들을 격파하고도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한 25살 왼손에이스 임종훈(KGC인삼공사)입니다. 임종훈은 "어린 친구가 그렇게 과감한 샷을 계속 성공할 줄 몰랐다"라고 혀를 내둘렀습니다.
파워 넘버원 왼손 에이스
'커리어 하이'‥하늘을 나는 임종훈
조승민과 조대성 등 왼손 자원이 풍부한 우리 남자 탁구계에서도 임종훈은 단연 파워 넘버원으로 꼽힙니다. '왼손 백핸드 달인'으로 불릴 만큼 강력한 톱스핀과 치키타, 그리고 묵직한 포핸드 한 방까지 막강 공격력을 갖췄습니다. 특유의 까다로운 서비스도 일품입니다. 10월 중국 청두 세계선수권에서 독일에 결승 티켓을 넘겨줬던 남자 대표팀 주세혁 감독은 허리부상으로 선발전에서 낙마한 임종훈의 부재를 못내 아쉬워했습니다.
누구도 두려워 않는 '자이언트 킬러'
특유의 어퍼컷 세리머니
아시아 8개 나라 단 16명 만 초대받는 별들의 무대 아시안컵. 임종훈은 김정훈(은퇴 뒤 인기 유투버 변신) 이후 우리 선수로는 15년 만에 귀중한 은메달을 따냈습니다. Road to final도 험난했습니다. 최대 고비 8강전 맞수는 자신이 롤 모델로 꼽는 세계 3위 왕추친. 랭킹 1위 판전둥과 마룽을 잇달아 물리치면서 중국의 대세로 자리매김한 선수. 나아가 세계 최강을 넘보는 왼손 셰이크였지만, 임종훈은 대포같은 양핸드 톱스핀으로 짜릿한 4대 3 풀세트 접전 승리를 거뒀습니다. "평소 왕추친의 연결력 등이 너무 부러워서 꼭 한번 해보고 싶었고, 이겨서 기쁘다"라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4강 상대 일본 랭킹 2위 우다 유키야(26위) 역시 가볍게 잠재웠습니다. 상대 전적 1승 3패 열세를 딛었습니다. 드디어 대망의 결승전, 매 게임 팽팽했지만 이미 14세에 최연소 국제투어 대회 우승 기록을 보유한 '괴성 보이'의 노련미(?)와 스피드에 밀려 아시아 정상을 넘겨줬습니다.
국내용? 국제용! 닮고 싶은 판전둥·왕추친
지난해 휴스턴 세계대회 카우보이 변신
지난해 휴스턴 세계선수권대회 역시 혼자 16강까지 올랐습니다. 우리 남자 선수들이 유난히 힘들어하는 타이완의 왼손 천재 린윈루(8위)를 심심찮게 꺾었고, 아프리카 최강 아루나(15위)에겐 거의 천적 면모를 과시하는 국제용입니다. 2021 아시아선수권, 세계선수권 남자복식 준우승에 이어 최근 슬로베니아 WTT 컨텐더에서는 신유빈과 함께 혼합복식 정상에 오른 복식 전문가입니다.
'파워업' 몸짱 변신…국내 톱랭커
여자선수들 사이 인기만점이라는 후문
탄탄한 몸매를 바탕으로 한 중국 판전둥의 힘있는 플레이가 인상적이라는 임종훈. 코로나 기간을 이용해 '벌크업' 에 주력해 상하체 근력을 만들었고, 한결 가벼워진 풋워크로 최근 국내외 대회 좋은 성적을 일구고 있습니다. 세계 랭킹도 3계단이 오른 커리어 하이 16위. 여자부 전지희와 더불어 남녀 대표팀 톱랭커에 등극하며 선배 장우진도 제쳤습니다. 전성기에 다다른 임종훈, 보완점을 찾는다면 무엇일까요?
아쉬운 투지…"싸움닭이 돼라!"
묵직한 포핸드도 일품
'깎신' 주세혁 감독은 "국내 대부분 선수들이 그렇지만, 현대 스피드 탁구를 따라잡으려면 테이블 뒤로 물러서지 말고 보다 높은 타점, 빠른 타이밍에서 공을 채야 한다"고 말합니다. 승부처에서 다소 물렁한 임종훈에게는 특히나 "싸움닭이 돼라!"를 외칩니다. 소속팀 인삼공사 최현진 감독 역시 "파괴력은 좋지만 지구력이 아쉽고, 중요한 순간 '이겨야 한다'는 소극적 태도를 버리고 경기 운영 능력을 보완하라"고 주문합니다.만리장성 중국의 회전량, 파워는 물론 어느새 2위권으로 도약한 일본의 속도에 맞서야 하는 임종훈. 내년 초 남아공 세계선수권,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또 한 번 강자들을 꺾기 위해서는 몸짱 프로젝트 못지않게 멘탈 강화가 시급하다는 게 지도자들의 애정 어린 충고입니다. (사진출처 / ITTF WTT 더핑퐁 임종훈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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