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 : 호준석 앵커, 김선영 앵커
■ 출연 : 박찬하 축구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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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8강의 꿈은 좌절됐지만 이번 월드컵, 소중한 성과를 남겼는데요. 박찬하 해설위원과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결과는 아쉽기는 하지만 경기 자체 우리 팀의 경기력은 어땠습니까? 잘 싸운 겁니까?
[박찬하]
잘했습니다. 이 경기가 4:1로 끝나긴 했지만 브라질은 우리가 상대하기에는 매우 강한 팀이었고요. 이 경기가 끝나서 너무 큰 점수 차이로 우리 팀이 패배하다 보니까 우리가 못한 것 아닌가, 그런 생각은 안 하셨으면 좋겠고요.
그리고 브라질이라는 팀은 우리가 열 번을 싸우건 백 번을 싸우건 저는 결과가 바뀌지 않는다고 봅니다. 그 정도로 격차가 있는 팀이었고 브라질 대표팀은 이번 월드컵에서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입니다. 그래서 조별리그에서는 몸을 예열하는 차원에서 경기를 치르고요. 이런 팀들은 본격적으로 토너먼트에 가서 제 모습이 나오게 돼 있어요.
[앵커]
네이마르도 나오고.
[박찬하]
모든 것들이 토너먼트에 맞춰져 있습니다. 선수들의 컨디션이라든가 이런 것들이 다 그때부터 잘 발휘될 수 있게끔 팀이 돌아가는데 실제로 브라질은 조별리그보다 훨씬 더 강했습니다. 이 팀이 부상으로 빠져나간 몇몇 선수들이 있었습니다마는 네이마르 같은 선수는 부상에서 완쾌가 돼서 돌아왔고요.
좋은 컨디션 보여줬고 다른 선수들도 몸놀림이라든가 공을 가지고 있을 때, 가지고 있지 않을 때 움직임 자체가 조별리그보다 한 단계 진일보한 모습으로 우리랑 만났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우리는 조별리그를 치르면서 너무 큰 소모가 있었죠. 정신적, 체력적 피로가 쌓여있는 상황에서 브라질을 상대했고 브라질은 조별리그 3차전에서 관리하고 충분한 휴식을 가지고 우리와 경기를 할 수 있었던 것도 이 경기에서 점수 차이가 많이 난 결과라고 봐야 되겠죠.
[앵커]
그래도 좀 아쉬운 대목은 있었던 게 실점을 좀 너무 빨리 한 게 아니냐 이런 아쉬움이 있었어요.
[박찬하]
그렇습니다. 우리가 버티는 시간을 길게 가져갔더라면, 그러면 하는 아쉬움도 있을 수 있는데요.
[앵커]
체력 부분일까요?
[박찬하]
체력 부분이 크다고 봐야 되겠죠. 우리가 하려고 했던 것들을 하기에는 몸이 따라주지 않는 상태였다는 것을 선수들이 많이 호소를 했으니까요. 그 정도로 월드컵이라는 경기가 세 경기를 치르면서 우리에게는 엄청난 소모를 요하는 경기들이고요.
반면에 브라질은 말씀드렸던 것처럼 1, 2차전에 선수들을 투입해서 일찌감치 2승을 땄습니다. 그러고 나서 카메룬과의 3차전에는 로테이션하면서 선수를 싹 바꿨거든요. 그럴 정도로 더블스코어도 구성이 가능한 팀이라서 강팀들은 토너먼트에 올라가면 유리한 측면이 많고요.
그리고 16강에 도전자의 처지에서 항상 경기를 해 나가야 되는 팀들은 그런 것들을 다 극복을 하고 경기를 해야 되니까 훨씬 더 어렵잖아요. 더군다나 이번 월드컵은 11월에 카타르에서 치러집니다. 그래서 다른 월드컵보다 전체 대회 일수가 3일 정도가 줄었어요.
그 3일이 어디서 줄었느냐. 조별리그 일정 이틀에서 줄었고요. 그리고 조별리그가 끝나고 16강 사이에 휴식이 원래 하루가 있습니다. 그 날짜가 없어진 거예요. 우리가 하필이면 H조였잖아요.
[앵커]
선수들 힘들었겠네요. 브라질 같은 팀하고 하고 열 번 싸우든 백 번 싸우든 결과는 똑같을 것이라 말씀하셨는데 4년 뒤에 우리가 또 월드컵을 나가면 브라질 안 만난다는 보장이 없고 우리가 세계 1위들이랑 제일 많이 만나는 팀이라고 하는데 4년 뒤에 또 열심히 준비해도 브라질 또 만나면 이길 가능성이 없는 겁니까?
[박찬하]
가능성이 없다고 말씀드릴 수는 없습니다. 4년이라는 시간 동안 어떤 준비를 하느냐에 따라서 단판 승부로 펼쳐지면 변수는 만들 수 있거든요. 그 격차를 계속해서 좁혀나가야죠. 우리가 4년이라는 시간 동안 열심히 준비하는 동안에 브라질은 가만히 멈춰서 있는 건 아니잖아요.
브라질 역시도 발전을 해가고 있습니다. 지난 시간들을 돌아봤을 때는 우리 축구는 꽤 긴 시간 동안 멈춰 있거나 혹은 어떤 의미에서는 퇴보를 해왔어요. 그래서 지난 4년이라는 시간 동안 그 기간들을 만회하고자 훨씬 더 구슬땀을 흘렸던 거고요. 실제로 파울루 벤투 감독이 부임하고 우리 대표팀과 원팀을 만들면서 4년이라는 시간을 꽤 바람직하게 보냈습니다.
그 결과가 이번 월드컵에서 원정 16강이라는 또 결과로 이어져서 다행이라는 생각도 드는데요. 세계 축구도 가만 있지 않습니다. 세계 축구는 우리보다 훨씬 더 앞서 있는 데다가 우리보다 훨씬 더 빠른 걸음으로 도망가거든요. 그 격차를 줄이기 위해서는 우리가 이번 대회에서 어느 정도 성과를 낸 건 맞지만 이 성과에 만족하지 말고 계속해서 세계 정상과의 격차를 높이기 위해서 계획을 세우고 발전, 보완해나가야 되겠죠.
[앵커]
영하의 날씨에 거리응원 나선 분들 저희가 앞서 보여드렸지만 많은 시민분들이 끝까지 응원을 해 주셨고. 그리고 오늘 새벽 4시니까 알람 맞춰놓고 일어난 분들 꽤 많았거든요. 그런데 아쉬운 마음이 컸던 전반전이었는데 그래도 백승호 선수가 시원하게 한 골 넣어줘서 위안이 됐어요.
[박찬하]
아쉽지 않을 리가 없죠. 그리고 4년을 기다렸고 우리가 또 이런 모습을 보기 위해서는 4년이라는 시간을 또 기다려야 됩니다. 생각보다 4년이라는 시간이 빨리 오기는 빨리 오더라고요.
그래도 4년을 기다려야 되니까. 백승호 선수의 골은 위안을 주기에 충분했던 것 같아요. 멋진 중거리포였고 후반에 특히나 우리가 몇가지 변화를 통해서 브라질을 상대로 또 우리가 하려고 하는 축구를 보여주기도 했었고요.
이 경기가 무득점으로 끝나면 어떡하나 걱정도 있었는데 다행스럽게 백승호 선수가 멋진 골을 만들어줬습니다. 돌아보면 우리가 월드컵에서 멋진 중거리포로 꽤 많은 멋진 골들을 만들었습니다. 86년도 그랬고요. 90년에 황보관 선수 캐논슛 있었고 94년에 홍명보 선수 독일전에 멋진 중거리포 있었고. 이런 골들이 항상 우리의 머릿속에 남잖아요.
2002년 유상철 선수의 골이라든가. 중거리의 아름다운 골로 또 기억에 남을 것 같고요. 이번 대회가 유달리 중거리 골들이 많이 없어요. 그래서 백승호 선수의 이 골은 난이도도 그렇고 과정, 완성도 모든 것들을 봤을 때 이번 대회를 또 잘 포장할 수 있는, 수놓을 수 있는 멋진 골로 기록이 될 것 같습니다.
[앵커]
백승호 선수는 어떤 선수인지 설명해 주시죠.
[박찬하]
백승호 선수는 어렸을 때 스페인 바르셀로나 유스팀에 스카우트가 돼서 거기서 바르셀로나 1군에 올라가기 위한 단계를 차근차근 밟아왔습니다. 바르셀로나 1군에 올라가는 게 정말 어려운 일이잖아요. 그 과정들을 겪으면서 스페인 지로나라는 팀에서도 잠깐 뛰기도 했었고요.
그리고 독일 무대로 넘어가서 또 분대스리가 경험하기도 하고 그러다가 국내로 돌아와서 전북 현대 유니폼을 입고 K리그에서 활약을 하고 있습니다. 포지션은 수비형 미드필더인데 이 선수가 중앙 미드필더, 수비형 미드필더 이쪽에서 계속 경력을 이어가고 있거든요.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정우영 선수를 대체할 수 있는 그런 자리가 백승호 선수에게 기대하는 포지션이기도 합니다.
[앵커]
태극전사 한 명 한 명이 모두 보석 같은 선수들이고 저희가 사실 경기 본격적인 시작 전에 이강인 선수가 몇 분을 뛰냐, 벤치에 있냐, 여러 분석을 했었는데 꼭 기용할 거라고 보셨잖아요. 이번에 벤투 감독에게 이강인 선수는 어떤 카드였습니까?
[박찬하]
벤투 감독에게 이강인 선수는 아주 중요한 무기였죠. 왜냐하면 우리 대표팀이 가지고 있는 장점이 최고의 공격수 손흥민 선수가 있고 그리고 또 뒤쪽에 최고의 수비수 김민재 선수가 있고 여기에 또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황희찬 선수라든가 또 미드필더, 유럽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는 황인범 선수라든가 이재성 같은 선수들이 있잖아요.
그래서 이런 선수들이 선발 명단에서 빠지지만 않는다면 이 선수들이 모두 다 좋은 컨디션으로 경기에 나설 수만 있으면 그 어느 때보다 우리 팀의 전력을 높여줄 거고 지난 2014년, 2018년 월드컵에 해내지 못했던 16강 진출을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 이런 예상을 했었습니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손흥민 선수, 김민재 선수, 이재성 선수, 조별리그에서 단 한 경기도 정상적인 컨디션으로 경기에 나설 수가 없었어요. 그런 우리 팀의 전력을 가지고도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대표팀은 보란 듯이 조별리그를 통과했습니다.
16강으로 올라섰고 여기서 우리가 대안이 필요하잖아요. 뭔가 우리의 플랜A가 제대로 발휘되지 않을 때 누군가는 구세주처럼 등장을 해서 팀의 분위기를 살려야 되고 공격 포인트를 만들어줘야 되는데요. 이강인 선수가 바로 이번 대회에서는 그러한 역할을 훌륭히 해냈죠.
[앵커]
다음 월드컵 4년 뒤 월드컵 어디죠, 4년 뒤에?
[박찬하]
북중미 3개국입니다. 캐나다, 미국, 멕시코. 이렇게 해서 3개국에서 펼쳐지고요. 다음 월드컵부터는 참가국 수가 늘어나요. 그래서 이번 대회가 32개국으로 치러진 마지막 월드컵이고요. 다음 대회부터는 48개국으로 참가국 수가 늘어납니다.
[앵커]
다음 월드컵 어쨌든 김민재 선수는 큰 이변 없으면 나올 거고 이강인 선수도 그럴 것 같고 백승호 선수도 나올 수 있겠고 손흥민 선수가 다음 월드컵에 뛸 수 있느냐.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박찬하]
손흥민 선수의 결정을 따라야 되겠죠. 손흥민 선수가 벌써 세 번이나 월드컵을 나갔고요. 이번 대회까지도 득점을 했으면 세 대회 연속 골을 넣을 수 있는.
[앵커]
본인이 너무 아쉬웠을 것 같아요.
[박찬하]
기록을 세웠을 텐데. 그렇죠. 저희도 아쉬운데 본인은 어땠을까. 이거는 짐작도 할 수 없는 마음이겠죠. 다음 월드컵이 나이상 불가능하지는 않습니다. 그렇지만 손흥민 선수가 유럽과 한국을 또 오가야 되는. 운동선수에게 그렇게 장시간 비행을 하고 또 시차의 어려움, 적응의 어려움 이런 것들이 선수의 컨디션을 유지하는 데 있어서 안 좋은 쪽으로 영향을 많이 미친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유럽을 오갔던 우리 역대 대표팀 선수들을 봤을 때는 생각보다 대표팀의 커리어가 유럽에서 혹은 남미에서 활약하는 선수들보다 좀 짧은 경향이 있거든요. 손흥민 선수가 어떤 판단을 할지는 손흥민 선수에게 달렸다. 우리는 그 선택을 지지하면 될 것 같습니다.
[앵커]
저희가 앞서도 전해 드렸지만 손흥민 선수가 이번 월드컵을 통해서 그냥 좋은 선수에서 이제는 위대한 선수가 됐다, 이런 평가도 받고 있고 월드컵 한 장면 딱 꼽자면 그 황금 어시스트 아니겠습니까? 손흥민 선수에게 이번 월드컵은 어떻게 남게 될까요?
[박찬하]
손흥민 선수에게 이번 월드컵은 만감이 교차하지 않을까요? 제가 손흥민 선수가 아니라서 어떤 마음으로 이번 월드컵에 임했을지 상상이 어려운데 우리 선수들은 모든 선수가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월드컵이라는 경기를 뛰기 위해서 지나친 부담감, 지나친 중압감을 가지고 대회에 나가는 것 같습니다. 대표적으로 16강에서 우리가 4:1로 지기는 했지만 백승호 선수가 멋진 골을 넣었잖아요. 멋진 골을 넣고도 인터뷰에서 마치 대역죄인처럼 그렇게 인터뷰를 하는 모습을 봤을 때 마음이 안타까웠거든요.
왜냐하면 나라를 대표해서 대회를 나갔고 거기서 골을 넣었는데 브라질에 16강에서 졌다는 이유만으로 그 골을 기뻐할 수 없는 게 과연 맞는 건가. 그래서 안타까운 마음이 깊었는데 그런 큰 부담감을 가지고 선수들이 대회에 나서는 것 같아요. 손흥민 선수는 주장이라는 완장을 차고 있으니까 그 무게감이 훨씬 더 크다고밖에 짐작을 못 할 것 같습니다.
[앵커]
이번 대회에서 우리가 발견한, 또 세계가 발굴한 보석 중에 하나가 조규성 선수 아니겠습니까? 조규성 선수,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 어느 정도까지 클 수 있다고 보시는지.
[박찬하]
우리 선수들이 조규성 선수를 비롯해서 많은 선수들이 유럽에 나가서 기량을 끌어올렸으면 하는 바람은 있어요. 그런데 이게 어디까지나 바람이고 그리고 그 모습을 보고 싶은 것도 맞습니다. 그 이유는 많은 팀들이 유럽에 있는 팀들도 그렇고 세계 정상급의 팀들이 다 우리보다 앞에서 출발하고 더 빨리 나간다고 얘기를 하잖아요.
우리는 손흥민 선수, 김민재 선수 이런 선수들이 있는데 대표적으로 우리보다 강팀이라고 평가받는 팀들은 이런 표현이 맞을 것 같아요. 공격 쪽에는 손흥민 선수가 한 3~4명 있고 수비 쪽에는 김민재 선수가 3~4명 있고 이런 팀이라고 생각을 하시면 됩니다.
그런 팀과 경쟁을 하기 위해서 우리가 결국에는 발전 보완해나가야 될 부분은 개개인의 역량을 높이는 거거든요. 그래서 큰 무대에 가서 계속 부딪히고 경쟁을 하다 보면, 그 숫자가 늘어가게 되면 자연스럽게 우리 대표팀의 경쟁력은 올라갈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진출했으면 하는 바람인데 또 그 해외 진출이라는 것이 쉽지만은 않은 목표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선수들이 많은 포부를 가지고 원대한 꿈을 가지고 계속 선수생활을 하기를 기대할 뿐입니다.
[앵커]
최고의 스타로 등극한 조규성 선수가 저희 스튜디오에 이번 주 목요일인가요? 내일모레 저희 스튜디오에 출연을 합니다.
[박찬하]
그러면 여기 줄을 많이 서겠네요.
[앵커]
축구 팬분들이 달려오지 않을까 걱정이 되기는 하는데. 많은 팬들이 김선영 앵커를 부러워하고 있을 것 같습니다. 제가 떨려서 질문을 잘 못할 것 같은데, 그날. 시청자 여러분, 모레 11시입니다. 모레 11시 이 자리에. 오늘 박찬하 위원님 저희가 모신 이 자리에 조규성 선수 출연해서 시청자 여러분이 궁금해하시는 것, 저희가 다 대신해서 다 충분히 물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조규성 선수 얘기를 해봤고 그리고 벤투 감독 얘기를 안 할 수가 없는데 한 번 더 하나 이런 전망도 많았는데 이번까지만 한다고 본인이 밝혔더라고요.
[박찬하]
가능성은 크지는 않았죠. 4년이라는 시간 동안 타국에서 일을 한다는 게 쉬운 일만은 아니잖아요. 많이 본인도 피로했을 거고. 그리고 벤투 감독이 대한민국 대표를 선택한 이유는 중국에서의 경력이 생각보다 짧게 끝났습니다.
그래서 대한민국 대표팀에 와서 우리 대표팀을 이끌고 월드컵에서 좋은 모습을 보인 다음에 다시 유럽으로 나가기 위한 도약의 장, 기회의 장으로 삼기 위함이었어요.
성공리에 자신의 임무를 수행했고 한동안 쉬면서 거취를 정하겠다, 이런 얘기를 했는데 아직 어디로 갈지는 결정은 된 것 같지 않습니다마는 4년이라는 시간 동안 많이 피로했고 그리고 또 힘든 중책을 맡았으니까 그것 역시도 한편으로는 파울루 벤투 감독이 남아서 당장에 있을 아시안컵까지는 같이 했으면 하는.
왜냐하면 이번 월드컵에서 보여준 완성도가 꽤 높았으니까 아시안컵을 우리가 들어올리지 못한 지가 벌써 60년이 넘었거든요. 그래서 아시안컵 정상에 오르는 모습을 보고 그렇게 작별을 하는 것도 아름다운 이별이지 않을까.
[앵커]
붙잡아야 되는 건가요, 지금?
[박찬하]
그런데 그것 역시도 제 의견인데 제 욕심이죠.
[앵커]
포스트 벤투는 어떻게, 국내파로 가야 됩니까? 아니면 또 해외파로 가는 게 좋습니까?
[박찬하]
좋은 선택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런데 지난 4년이라는 시간을 돌아봤을 때는 파울루 벤투 감독이 여러 가지 비난,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했어요. 그 대부분이 사실이 아닌 것들이 많았습니다.
여론에서 그렇게 흔들었을 때 자신의 철학을 고수하고 그리고 선수들에게 안정을 유지시키고 선수들이 흔들리지 않게, 동요되지 않게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도 보통 뚝심이 아니면 쉽지 않은 일이잖아요.
그런 걸 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외국 감독이든 국내 감독이든 크게 상관이 없다는 생각입니다. 우리가 현재로서는 대한축구협회가 처음 벤투 감독을 데려와서 월드컵에서 어떤 축구를 하고자 하는 확실한 목표가 있었잖아요.
능동적인 축구를 하겠다, 주도적인 축구를 하겠다. 어느 정도 성과를 내는 데 성공을 했습니다. 그렇다면 만들어 놓은 이 팀의 철학을 계속 발전, 보완해나갈 수 있는 사람이라면 외국인 감독이든 국내 감독이든 중요하지는 않다고 봅니다.
[앵커]
뚝심 얘기하셨는데 벤투 감독의 빌드업 축구라 그러나요? 저는 축구 잘 모르지만 그 부분에 대해서 말이 많았잖아요. 그런데 이번 월드컵을 통해서 증명해냈다, 이런 평가가 많던데 동의하시나요?
[박찬하]
빌드업 축구라는 프레임에서 이제는 자유로울 필요가 있어요. 그리고 파울루 벤투 감독을 표현하는 데 있어서 빌드업 축구라는 건 저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강력하게 주장하는 쪽입니다.
왜냐하면 빌드업이라는 개념은 물론 언론에서 표현하는 빌드업이 짧은 패스 형태의 패싱게임이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것을 빌드업 축구라는 단어 하나로 정의하기에는 파울루 벤투 감독의 축구는 그거보다 훨씬 더 능동적이고 주도적입니다.
쉽게 말해서 빌드업이라는 건 뒤에서 뻥뻥 걷어 차도 빌드업이고요. 긴 패스, 롱볼 축구 이런 게 다 빌드업입니다.
우리가 공사를 하는 데 있어서 기초 공사를 하지 않는 건물은 없잖아요. 그런 것처럼 새롭게 정의를 할 필요가 있어요.
파울루 벤투 감독이 하고자 하는 축구는 대형 유지 그리고 압박, 거기서 볼 소유권을 뺏어오면 전환, 수적 우위. 여러 가지 것들이 다 한데 어우러져 있는 축구입니다. 그것을 단어 하나로 뺏어오기에는 파울루 축구 감독의 축구 철학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요.
[앵커]
어쨌든 월드컵에서는 통한 건가요?
[박찬하]
월드컵에서는 증명을 하는 데 성공한 거죠. 걱정도 많았고 기대도 많았는데 파울루 벤투 감독이 우리의 축구를 가지고 능동적으로 주도하는 축구를 가지고 월드컵 무대에 도전장을 내밀겠다고 밝혀왔고 그렇게 지난 시간 동안 대표팀이 운영이 됐습니다.
좋은 과정을 밟았다고 생각을 하는데 과정이 좋다고 해서 항상 결과가 좋은 건 아니잖아요. 그래서 그 과정만으로 칭찬을 받을 포인트들이 있는데 여기에 원정에서 오랜만에 또 16강 진출이라는 쾌거까지 만들어냈으니까 과정과 결과가 모두 좋았다라고 평가를 해야 되겠죠.
[앵커]
알겠습니다. 끝으로 단답형으로, 이번에 어디가 우승할 것 같습니까?
[박찬하]
저의 우승팀은 대회 시작이나 지금이나 똑같습니다. 브라질입니다.
[앵커]
우리 이겨서 바라는 건 아니죠?
[박찬하]
아닙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지금까지 박찬하 해설위원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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