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 : 정지웅 앵커
■ 출연 : 강남영 YTN 재난위원·경북대 지리학과 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NOW]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핫한 이슈를 전문가에게 묻습니다. 이슈콜입니다. 올해는 추석 연휴마저 더위를 뿌리치지 못했습니다. 서울은 사상 처음으로 한가위에 열대야를 기록했고 전국은 온열질환자가 속출했는데요. 유례없는 폭염의 기세에 '추석'이 아니라 여름 하 자를 써서 '하석'이라는 말까지 나옵니다.
전국 대부분 지역에 내려진 폭염특보가 오후 4시에 해제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내용 앞서 전해드렸는데요. 그럼에도 낮 최고 기온이 36도 수준으로 예상되는 등 펄펄 끓는 날씨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더위와 싸워줄 것으로 기대되는 소나기 등 비 소식도 예고돼 있는데요. 천고마비의 가을을 언제 탈환할 수 있을지 강남영 YTN 재난위원 연결해 자세히 물어보겠습니다. 위원님 나와 계시죠?
[강남영]
안녕하십니까.
[앵커]
안녕하십니까. 한가위에 에어컨 최대로 가동한 건 이번이 처음 같은데 대체 올해는 왜 이렇게 늦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겁니까?
[강남영]
무엇보다도 우선 기본적으로는 우리나라 주변의 바다 환경이 역대급으로 따뜻한 상황이기 때문인데요. 바닷물이 따뜻하다고 하는 것은 육지가 따뜻한 것하고는 또 다른 이야기입니다. 바닷물이 따뜻할 때는 많은 수증기들이 증발해서 대기하고 있기 때문에 공기가 아무래도 축축하게 느껴지는 것이고요. 게다가 태풍이 연달아서 우리나라 주변을 지나갔거든요. 버빙카 태풍 이전에도 열대저압부가 태풍까지는 발달하지 못했어도 같은 경로로 지나갔어요. 그리고 버빙카 태풍이 지나가고 또 풀라산까지도 지나가면서 우리나라 주변으로 계속해서 직접적으로 수증기를 공급하고 있어서 우리나라는 계속해서 무더위를 직접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환경이 된 것 같습니다.
[앵커]
지금도 전국 곳곳에 폭염특보가 내려진 상황이고요. 소나기가 오는 곳도 있습니다. 내일부터는 이틀간 전국적인 비 소식이 있는데요. 폭염이 끝나나 싶으면서 습도만 더 올라가는 것 아니냐 이런 걱정도 나오고 있어요.
[강남영]
말씀드렸듯이 아이러니하게도 이 따뜻한 고기압, 수증기를 많이 품고 있는 따뜻한 고기압이 태풍을 막아주는 면이 있거든요. 태풍을 막아주고 우리는 덕분에 더위를 느낀 셈이 되었는데, 이제 비와 소나기 예보가 있다고 하는 것은 이 막아준 고기압의 가장자리가 흔들리기 시작한다는 이야기예요. 그래서 찬 공기하고 대립이 이제 시작된다라고 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바닷물이 곧바로는 식지 않을 것이잖아요.
그래서 다른 해에 비하면 습한 상태를 아무래도 예고하고 있어요. 아무래도 비가 지나가고 나서도 계속해서 다른 해에 비하면 습하겠다라고 하는 것인데, 한편으로 우리가 보다 더 신경 써야 될 것은 이제 더위라고 하는 것보다는 본격적인 가을을 경험하기 전에 찬공기와 대립하는 그 구간을 우리가 어떻게 겪을 것인가라고 하는 것인데요. 찬공기가 이전에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이 고기압과 대립하는 이 시간을 어떠한 비로, 호우로 양상을 드러내지 않기를 주의하면서 지켜봐야 될 상황인 것 같습니다.
[앵커]
보통 폭염이 길어지게 되면 가을과 겨울에도 영향을 주지 않습니까? 올해 가을과 겨울은 예년과 어떻게 다를까요?
[강남영]
지금의 여름 특성을 가을이나 겨울로 연결 짓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기는 합니다. 당장 가을만 보면 여름 특성이 갈 수는 있겠죠. 수증기가 많이 증발해 있고 다른 해보다는 아무래도 따뜻한 그러한 시간을 가을에도 겪을 수는 있어요. 올 가을, 올 겨울까지 해안과 대기의 구조가 라니냐 패턴을 완성해 갈 것으로 보이거든요. 지금도 라니냐로 가는 과정에서 여름을 겪고 있었던 것인데요. 우리나라를 포함한 서태평양의 해수 온도가 높은 상태를 유지할 것으로 봅니다, 겨울까지도.
그래서 원래 이 상태로만 보면 겨울에도 따뜻한 거 아니야라고 보실 수 있지만 겨울 한파라고 하는 것은 오히려 찬 공기가 북쪽에서 잘 가두어지지 못하고 돌발적으로 남하하는 형태의 이벤트거든요. 그런 것들이 섞이면 어떤 겨울을 만들어낼지를 단정 짓기는 어려운 상황이에요. 그래서 환경적으로 보면 따뜻한 환경은 유지될 것 같고요. 역대 우리가 겪었던 찬 겨울은 주변이 따뜻하다고 해서 찬 겨울을 느낀 것은 아니었기 때문에 실제 많고 다양한 상황들을 미리 염두에 하면서 계절을 경험해야 할 것 같습니다.
[앵커]
지금 앞서 비 예보가 있다, 이렇게 전해드렸는데 많은 비에 돌풍, 천둥, 번개 등이 동반한다는 전망이 있거든요. 대비가 필요할 것 같아요.
[강남영]
계속 말씀드렸듯이 지금 상황이라고 하는 것이 많은 수증기를 경험하고 있는 상황이거든요. 그것이 무더위가 되었든 비가 되었든. 그래서 지금 우리가 걱정해야 되고 대비해야 될 것은 호우에 대한 이야기인데요. 많은 수증기들이 어떠한 현상을 가져오는가를 미리 염두하고 거기에 합리적으로 대응해야 할 것 같습니다. 수증기는 단지 강수량을 많이 갖고 온다는 정도로써 단순한 결과만을 의미하는 건 아니에요.
수증기가 많다고 하는 것은 대기역학적으로 굉장히 돌발성을 가질 수 있는, 현상 자체가 돌발적이다라고 하는 것은 시간적으로 갑자기 나타난 현상을 돌발적이다라고 하거든요. 그러한 불안정을 가지고 있고요. 또 공간적으로는 국지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역편차가 크게 나타나는 것이죠. 현상 자체가 공간적으로 균일하지 않기 때문에 우리가 현상을 굉장히 무방비하게 당할 수가 있어요. 양과 돌발성과 국지성이 있는 데다가 지금 이 상황은, 조만간 우리가 겪게 될 상황은 아무래도 따뜻한 기단이 밀려나가는 과정이기 때문에 빠르게 빠져나갈 것 같지 않아요.
오랫동안 버텼던 고기압이기 때문에 찬 공기가 이제 가장자리에서 부딪힐 때 쉽게 자리를 내주지 않고 버티듯이 밀려나갈 것 같거든요. 그래서 혹시 지속성까지도, 현 상황이 쉽게 이동하지 않고 같은 자리에 계속해서 같은 비가 양을 가지고 국지적으로 또 돌발적으로 내리는 현상들이 오랫동안 지속된다면 피해는 클 수 있습니다. 그래서 단지 소나기라고 하는 단순한 단어로 우리가 그걸 이해할 게 아니라 지금 곧 있을 기단 대립의 과정에서 나타나는 강수 현상을 조심스럽게 봐야 될 상황인 것 같습니다.
[앵커]
오늘부터 이어지는 소나기와 비는 돌풍, 천둥번개도 동반한다고 하니까 안전관리에 각별한 주의를 바라도록 하겠습니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강남영 YTN 재난위원과 함께했습니다. 오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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