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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지질시대 바꿨다?...'인류세' 논쟁 재점화

2026.10.25 오전 05:24
[앵커]
'인류세'라는 말 들어보셨나요?

인간 활동으로 지구가 '인류세'라는 새로운 지질시대로 접어들었다는 주장인데, 여러 증거가 확인됐지만, 학계에서는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최근 논쟁이 다시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장아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구 나이 46억 년.

지질학자들은 지층에 남은 흔적으로 지질시대를 4개 누대로 나누고, 마지막 현생누대를 다시 대, 기, 세로 구분했습니다.

다섯 차례 대멸종은 시대를 가르는 주요 경계입니다.

6천6백만 년 전 공룡이 사라진 대멸종 당시, 소행성 충돌로 전 세계에 퍼진 이리듐은 중생대와 신생대를 구분하는 결정적 단서입니다.

지금 우리가 사는 시대는 신생대의 제4기 '홀로세'.

일부 학자들은 만여 년에 걸친 '홀로세'가 끝났고, '인류세'로 넘어갔다면서, 그 근거로 1950년대 핵실험에서 나온 플루토늄에 주목했습니다.

이 시기부터 지구 전역 지층에서 플루토늄이 발견됐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2024년 국제지질학계는 1950년대로부터 불과 70년 정도라 인간의 생애보다 짧은 기간을 독립된 지질시대로 보기 힘들다며 '인류세' 지정안을 기각했습니다.

부결 이후 오히려 논란은 커졌습니다.

[알라스데어 스켈톤 / 스웨덴 스톡홀름대 지구화학·암석학 교수 (지난해 12월) : 왜 기각된 걸까요? 인간이 지구를 바꾸는 지질학적 주체라는 건 너무나 명백합니다. 오히려 인류세를 넘어, 더 큰 단위인 '인류대'로 봐야 하는 것 아닌지 고민해야 합니다.]

지난달 국제학술지 네이처가 이 논쟁을 특집으로 다뤘습니다.

찬성 측은 1952년을 인류세 시작으로 못 박고, 세계 12곳의 지질 기록을 근거로 제시했습니다.

이산화탄소, 메탄, 탄소 안정동위원소를 비롯한 모든 지표가 하키 스틱처럼 치솟는 '대가속'이 일어났단 겁니다.

반대 측은 핵실험과 산업화 이후 지질 변화를 인정하면서도 '시대'가 아니라 캄브리아기 폭발 같은 '사건'으로 봐야 한다는 주장을 내놨습니다.

[박범순 / 카이스트 과학기술정책대학원 석좌교수 : 이게 공인되면 모든 교과서에 홀로세 다음에 인류세가 나오게 되죠. / '우리는 이미 안정적인 홀로세를 벗어나서 인간의 활동으로 인해서 굉장히 새로운 시대에 살고 있다'라고 하는 건 다르잖아요.]

인간이 지질을 바꾼 시대라는 의미의 '인류세', 이 이름을 인정하든 하지 않든 인간 활동이 기후를 넘어 지질까지 바꾸고 있다는 건 우려스런 현실입니다.

YTN 장아영입니다.

영상편집 : 윤용준
디자인 : 박지원
화면출처 : 스웨덴 왕립 과학아카데미, 미국 미시간 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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