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15년째 기울어지고 있는 아파트가 있습니다.
기울어진 모습이 눈으로도 보일 정도인데 시행사도, 구청도 안전하다는 말 뿐입니다.
장아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162가구가 사는 부산 다대동 몰운대 아파트.
둥근 물건은 바닥에 놓으면 그대로 굴러가고, 건물 전체가 바다쪽으로 밀려나면서 곳곳이 시멘트 땜질 투성입니다.
[인터뷰:이점둘, 주민]
"여기 와서 한번 살아보라고 하세요. 이거 고층건물입니다. 고층 건물에 우리는 목숨을 내놓고 살고 있습니다, 지금."
원인은 지반침하.
땅이 꺼진 곳을 여러번 메웠는데도 아파트 아래는 여전히 이같은 공간이 생기고 있습니다.
문제는 심각한 기울어짐 현상을 모두가 알고 있는데도 15년째 방치되다시피 하고 있다는 겁니다.
2000년, 처음 문제가 터졌을 때 시공사와 시행사는 서로 책임 떠넘기기에 바빴고 주민 일부는 보상금을 받고 떠나버렸습니다.
결국 남아 있던 주민들과의 각종 소송에 휘말려 8년을 끌고서야 보강공사를 시작했지만 이 공사가 오히려 문제를 키웠습니다.
공사 도중 아파트가 눈에 띄게 더 기울어져 공사가 중단된 겁니다.
[녹취:부산도시개발공사 관계자]
"안전진단이 D가 나와가지고 다 보수공사를 했거든요? 보고서에 있는 내용입니다."
(이것도 다 안 됐던데요?)
"87%만 돼 있습니다."
시행사의 확언과는 달리, 이 공사 때문에 아파트 지반은 안전진단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엉망이 됐습니다.
관리 담당인 부산 사하구청은 건물만 검사한 최근의 안전진단 결과만 갖고 문제가 없다고 말합니다.
[인터뷰:부산 사하구청 관계자]
"안전진단 결과 상에 당장의 사용자한테는 보수보강이 필요없다고 나와있기 때문에 저희들이 이 자체로, 구청에서 조치할 부분이 없다는 겁니다.
서로 잘못을 탓하며 손가락질을 하는 사이, 아파트는 11년 사이 20cm 더 기울었습니다.
YTN 장아영[jay24@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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