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고속도로 추돌사고로 불이 붙은 버스에서 버스 기사를 구해낸 용감한 시민들 소식 전해드렸었죠.
우리 곁에 있는 시민 영웅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자신의 선행을 숨기고, 다른 사람들에게 공을 돌리며 겸손을 보였습니다.
마음도 따뜻한 시민 영웅들, 이윤재 기자가 만났습니다.
[기자]
불이 붙은 버스에 망설임 없이 뛰어드는 여성.
추돌사고의 충격으로 차체에 끼인 버스 기사를 구하려고 안간힘을 씁니다.
버스 안은 연기로 가득 들어차 10초도 버티기 힘든 상황.
버스에 드나들기를 반복하며 젖은 수건을 건네고 지혈을 했고, 결국 주변 사람들과 힘을 모아 기사를 구해냅니다.
정작 본인도 다리가 떨릴 정도로 당황했지만, 아버지 같은 기사를 구하는 순간에는 누구보다 침착했습니다.
[김혜민 / 간호사(버스 기사 구조 여성) : (처음에는) 팔다리가 후들거려서 주저앉은 상태로 떨고 있었어요. (나중에는) 그런 생각을 할 겨를이 없었어요. 내가 무섭다는 감정을 느끼지는 못했고 최대한 빨리 기사님을 구해야겠다 이 생각밖에 안 들어서….]
또 한 명의 영웅은 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한 견인차 기사.
사고 현장을 자주 접한 베테랑인 만큼 망설임 없이 구조를 시도했습니다.
견인용 철선이 터져나갈 만큼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주변의 도움을 청하며 구조를 이끌었습니다.
[김종득 / 견인차 기사 : 출동하다 보면 인명 구조작업이 필요한 경우도 있고, 저희가 사고현장에는 견인차량의 직업 특성상 제일 먼저 도착하는 게 사실이고요. 119의 도움을 받을 상황이 아니었기 때문에….]
쉽게 다가서기 힘든 상황에서 용기를 낸 두 사람, 용감한 행동을 하고도 공은 주변 사람에게 돌립니다.
[김혜민 / 간호사(버스 기사 구조 여성) : 다른 다친 사람들한테 괜찮은지 되게 많이 도와주셨고, 저뿐만 아니라 다른 분들이더라도 충분히 도와주셨을 상황이었을 것 같아요.]
[김종득 / 견인차 기사 : 큰일을 했다고는 생각 안 하고요. 제가 누구나 할 수 있는 건데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했을 뿐입니다.]
용감한 시민의 도움으로 구사일생한 버스 기사는 눈물을 훔치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습니다.
[이기숙 / 버스 기사 : 어떻게 무슨 말로 해도 모자라죠. 그분들 아니었으면 진짜 생이 달라졌을 뻔했는데. 그리고 요즘 세상에 아직은 살만하다 싶은 생각이 들면서 두 분은 영원히 잊지 않고 고맙게 생각합니다.]
우리 곁에 있는 평범한 시민 영웅들, 그들의 용감한 행동과 따뜻한 마음은 각박한 세상 속에서 훈훈한 감동을 선물했습니다.
YTN 이윤재[lyj1025@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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