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단독 성폭행, 강제개명, 불임수술...30대 장애 여성의 악몽

2017.03.07 오전 12:04
[앵커]
사람이 사람을 이렇게까지 학대할 수 있을까요?

혼자 살던 30대 장애 여성을 장기간 감금하고 폭행하면서 성매매까지 강요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가해자들은 다른 사람이 이 여성을 찾지 못하도록 이름을 바꾸게 했고 집을 빼앗는가 하면, 불임 수술까지 받게 했습니다.

지환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기자]
강원도 춘천에 있는 대표적인 유흥가 밀집지역입니다.

저희는 오늘 이곳에 끌려온 한 여성의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지적장애 2급인 30대 여성 이 모 씨의 끔찍한 악몽은 재작년 말 바로 이곳에서 시작됐습니다.

장애가 있지만, 분식집에서 일하며 홀로 어렵게 살아가던 이 씨.

그런데 평소 알고 지내던 여성 A씨가 이 씨를 유흥업소에 넘겼습니다.

이후 이 씨는 유흥업소에서 원치 않는 성매매까지 해야 했습니다.

벗어나려고 여러 번 노력했지만, 감금돼 두들겨 맞았고, 성폭행도 당했습니다.

[여성 보호 단체 관계자(최초 신고) : 마대자루 같은 것으로 맞았대요. 그쪽에 감금돼 항상 CCTV로 확인하니까 탈출하려다 걸렸대요. 그래서 그때도 맞았다고. 맞은 것 때문에 (다리에) 감각이 없다고.]

이 씨가 넘겨진 2층 유흥업소입니다.

이 씨가 살던 원룸은 바로 위 3층에 있는데요.

이 원룸마저 가해자들에게 모두 뺏기고 이 씨는 업소 바닥에서 전기장판을 깔고 생활했습니다.

1년 넘게 일했지만 돈은 한 푼도 받지 못했습니다.

매달 90만 원 정도의 생계비 지원금과 장애연금을 받았지만 가해자들은 통장과 신분증을 빼앗아 모두 가로챘습니다.

[강원 춘천경찰서 관계자 : (업주에게) 생활비 다 뺏기고 수급비 1,500만 원 뺏기고 아예 받은 게 없어요.]

이뿐만이 아니었습니다.

가해자들은 행정기관이나 가족이 찾지 못하도록 이 씨의 이름을 강제로 바꾸게 했습니다.

또 성매매로 혹시 있을 임신을 막기 위해 산부인과로 데려가 불임수술까지 시켰습니다.

[여성 보호 단체 관계자(최초 신고) : 신분증이나 이런 것을 다 뺏어가고, 암암리에 (개명과 수술) 강요가 있지 않았을까.]

지난 1월 가까스로 유흥업소에서 탈출한 이 씨는 1년 넘게 이어진 정신적, 육체적 학대로 현재 대학병원 폐쇄병동에서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장애여성의 아픔을 이용해 재산뿐 아니라 이름과 여성의 권리까지 빼앗은 사람들.

경찰은 이 씨를 유흥업소에 넘긴 여성과 성매매를 강요한 업소 대표, 그리고 성폭행한 남성, 학대한 여성 등 4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이와 함께 지적 장애가 있던 이 씨가 어떻게 개명 절차를 밟고 불임 수술을 받을 수 있었는지에 대해서도 병원 등을 상대로 수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YTN 지환[haji@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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