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AI 무차별 살처분 안 돼"...농식품부 어쩌나

2017.04.01 오후 01:34
[앵커]
조류 인플루엔자 때문에 주변 닭 70만 마리가 매몰 처분됐는데 한 동물복지농장의 닭만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았습니다.

농장주는 3km 이내 가금류를 모두 매몰 처분하는 정부 방침이 부당하다며 버티고 있고, 환경단체와 동물보호단체가 이에 가세하고 나섰습니다.

이 닭들은 끝까지 살아남을 수 있을까요?

송태엽 기자입니다.

[기자]
평범해 보이지만 생사의 고비를 여러 차례 넘긴 닭입니다.

이 농장에서 2km 떨어진 대기업 계열화 농장에서 잇따라 AI가 발생하면서 3km 범위 내 예방적 매몰 처분 대상이 됐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농장주는 좋은 환경에서 건강하게 키운 닭을 매몰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한 달 넘게 버티고 있습니다.

[장수빈 / 대구시 대명동 : 안고 주무시기도 하고, 병아리 때부터, 그리고 잠자는 것까지 불 끄고 확인 다 하시고, 이분들한테는 그냥 자식이에요.]

농장주가 신청한 행정심판 등은 모두 기각됐지만, 이번에는 사회단체들이 가세했습니다.

지역 환경단체에 이어 동물보호단체들까지 무차별적인 '예방적 살처분'에 반대하고 나서면서 농장주는 끝까지 버텨보기로 했습니다.

[유소연 / 익산 참사랑 동물복지농장 : 저는 익산시에 고발돼 있고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을 물게 돼 있었습니다. 그 상태에서 저는 끝까지 제 아이들을 지켜야 하기 때문에….]

그러는 사이 주변 농장의 닭은 모두 매몰 처분됐고, 이번 AI의 잠복 기간인 21일도 지났습니다.

지자체와 관계기관들이 이 농장의 AI 재검사 신청을 모두 거부한 가운데 농장주는 충남대에 의뢰해 AI 음성 판정을 받아냈습니다.

여러 차례 강제 집행에 나서려던 익산시도 이 농장이 전국적 관심을 받게 되자 주춤하고 있습니다.

지자체는 이 농장이 예방적 살처분 대상에서 예외로 인정될 수 있는지 질의할 예정이어서 농식품부의 대응이 주목됩니다.

[임희춘 / 익산 참사랑 동물복지농장 : 저희 돈으로 다 먹이고, 빚을 더 끌어대야겠죠. 알은 쌓여있는 것 땅 파고 묻어야겠죠. 그런 손해는 저희가 다 감수하면서 기다리겠습니다.]

YTN 송태엽[taysong@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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