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국원자력연구원이 방사성 폐기물을 몰래 처분하고, 방사능 감시 장치와 기록까지 조작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특별 검사를 벌인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위반 사항들이 환경에 미친 방사선 영향이 미미하다고 밝혔지만 연구원 신뢰도에 깊은 금이 갔습니다.
이문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원자력안전위원회가 발표한 한국원자력연구원 위반 내용은 충격적입니다.
방사성 콘크리트 폐기물 2톤을 연구원 안에 버렸는가 하면, 방사능에 오염된 흙 만천 리터를 원 내 야산에 파묻었습니다.
콘크리트 폐기물 200kg을 일반 콘크리트에 섞어 몰래 반출하기도 했습니다.
또, 가스 제거기에 고인 방사성 오염수 1톤을 포함해, 작업복을 세탁한 물까지 우수관과 하수도를 통해 흘려보낸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시설물 관리에도 구멍이 컸습니다.
중저준위 폐기물 등 방사능 오염 폐기물 129톤을 허가 범위를 벗어나 용융시설에서 녹였는가 하면,
방사선 관리구역에서 쓴 가열로와 방사능 제거에 사용한 장비를 천막에 무단 보관하기도 했습니다.
무엇보다 심각한 건, 방사능 감시를 위한 장치와 측정기록마저 조작한 사실이 확인됐다는 겁니다.
원안위가 적발한 36개 크고 작은 위반 사항에 대해 원자력연구원은 머리 숙여 사과했습니다.
[백원필 / 한국원자력연구원 부원장 : 다시 한 번 무거운 책임과 함께 진심으로 사과를 드립니다.]
원안위는 조사 과정에 연구부정 사례와 검사 방해 행위를 확인했다며 검찰 고발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원자력연구원은 원안위 검사결과와 미래부 감사 결과를 통보받는 대로 위반행위 관련자들의 징계절차에 들어가겠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어떤 자정 노력이 뒤따른다 해도, 안전과 환경을 최우선 한다고 자부한 연구원 신뢰도에는 회복하기 어려운 흠집이 남게 됐습니다.
YTN 이문석[mslee2@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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