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단독 하청업체 근로자 또 사망...알고보니 5개월 전에도 사고

2019.01.11 오전 10:02
[앵커]
어제 부산의 한 공장에서 하청업체 근로자가 혼자 작업을 하다가 금형에 끼이는 사고를 당했지만 10분 동안이나 방치됐다가 숨지는 안타까운 일이 또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공장에서는 5개월 전에도 20대 하청업체 근로자가 리프트와 함께 추락하는 사고를 당했다고 합니다.

이 근로자는 아직도 의식을 되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차상은 기자입니다.

[기자]
부산에 있는 플라스틱 사출공장입니다.

하청업체 근로자 43살 A 씨가 금형 사이에 끼이는 사고를 당한 건 어제(10일) 오전 10시쯤.

1톤이 넘는 금형을 크레인으로 홀로 옮기다가 다른 금형 사이에 끼인 A 씨는 사고가 난 지 10분이 지나서야 동료 직원들에게 발견됐습니다.

함께 근무하는 작업자가 있었다면 A 씨가 끼인 금형을 곧바로 옮길 수 있었지만, 누구도 사고를 알아차리지 못한 겁니다.

[경찰 관계자 : 1.3t짜리를 들어서 옮기는 과정에서 넘어진 것 같아요. 10분 동안 깔렸으니까 (방법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머리를 심하게 다친 A 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졌습니다.

예비 신부와 결혼을 한 달도 안 남기고 벌어진 일이었습니다.

이 공장에서는 지난해 8월에도 하청업체 직원의 인명사고가 있었습니다.

하청업체 근로자 25살 B 씨가 리프트와 함께 추락하는 사고를 당한 겁니다.

머리와 목뼈 등을 심하게 다친 B 씨는 지금까지도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식물인간 상태입니다.

공장 대표는 하청업체 일이라며 사과조차 하지 않았고, 안전관리자 1명만 형사 입건되는 데 그쳤습니다.

사고 원인은 원청업체인 공장이 관리하는 리프트의 오작동 때문이었습니다.

B 씨가 군 복무를 마치고 대학 등록금을 마련하려고 공장으로 출근한 지 석 달도 안 돼 벌어진 일입니다.

[의식불명 하청업체 근로자 어머니 : 회사가 근로자의 안전까지 책임져 줄 거라는 생각으로 보내는 것이지 않습니까. 누가 그걸 의심해서 보내겠습니까. 저렇게 사고 나는데 어떻게 보내겠습니까.]

원청업체의 사고 책임을 강화하는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 이른바 '김용균법'이 지난해 말 국회를 통과했지만, 이 공장에서만큼은 달라진 게 없었습니다.

YTN 차상은[chase@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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