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요양 시설에 계신 어르신들, 코로나19 때문에 면회도 쉽지 않은데요.
가족들의 면회가 안 되는 사이 80대 노인의 갈비뼈 여러 개가 잇따라 부러지고, 몸을 움직이기도 어려운 90대 노인은 머리를 10바늘 넘게 꿰매는 일이 모두 한곳에서 벌어졌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을까요?
김민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전북 정읍의 한 노인요양 시설.
방호복을 입은 구급대원들이 어르신들을 다른 병원으로 옮깁니다.
한 어르신은 이마에 검붉은 멍 자국이 선명합니다.
이런 모습을 지켜보는 가족들, 좀처럼 감정을 추스르지 못합니다.
["(못 일어나셔?) 네. 움직이지도 못해…."]
코로나19로 면회 한 번 못하다 만난 80살 노모의 모습에 다른 가족들도 참담한 심경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면회가 금지된 사이 어머니는 갈비뼈 9개가 부러져 있었습니다.
[80대 여성 입소자 가족 : (시설 원장이 말하길) '기침만 해도 부러질 수 있다. 엄마가 골다공증이 심하다.' 그런 줄만 알았어요. 병원 찾아가 봤더니 의사 선생님이 '무슨 소리냐. 골다공증으로 이렇게 부러질 정도면 벌써 돌아가셨다'고….]
병원 의사 진단 결과는 외상성 혈흉.
양측 갈비뼈가 다 부러진 점을 고려할 때 외부에서 다른 어떤 압력이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마가 찢어져 열 바늘 넘게 꿰매야 했던 90대 입소자를 한동안 내버려뒀다는 주장도 제기됐습니다.
[90대 여성 입소자 가족 : (새벽) 3시에서 4시 사이에 다쳤고 그 후에 아무 조치 없다가 (오전) 11시 정도에 진료를 봤다는 말이잖아요. 거기(침상)를 내려오시다 머리를 찧어서 다쳤다고 하더라고요.]
하지만 평소 혼자서는 옴짝달싹할 수 없었던 당시 어머니의 모습이 사고 며칠 뒤 찍힌 영상에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할머니! (엄마 이쪽으로.) 자기가 일어났다니까 확실히 일어날 수 있는지 봐야 할 거 아니야."]
어렵게 병원에 들렀다 돌아오는 길에 들은 엄마의 말에 딸의 억장은 또 한 번 무너집니다.
[90대 여성 입소자 가족 : (구급차에서) 엄마 괜찮아? 괜찮아? 하니까 손을 꽉 잡고 '힘없으면 맞아야 해. 꾹꾹 찔러' 하기에 뭘 찔러? 했더니 '이렇게 찔러, 찔러.']
시설 안에서 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지 반론을 듣기 위해 찾아갔지만, 아예 취재를 거부했습니다.
[시설 관계자 : 지금 바빠서 그런 이야기할 시간 없습니다. (그럼 간단하게 좀 여쭤볼게요. 최근에 좀…) 아니요, 됐습니다.]
코로나19 때문이라는 말에 보고 싶은 마음을 꾹 참고 돌아섰던 그 날들이 그저 후회된다고, 가족들은 몇 번씩 되뇌었습니다.
[80대 여성 입소자 가족 : 문이라도 박차고 들어가고 싶은 심정이 굴뚝같은데…. 감옥 아닌 감옥살이 하신 거 아니에요? 어르신들이 다….]
가족들은 일단 시설 관계자들을 노인복지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습니다.
YTN 김민성[kimms0708@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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