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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있저] 인공 조림에만 지원금 주는 '복원 제도'...대안은 무엇?

2022.06.29 오후 07:07
[앵커]
6월 한 달 동안 환경을 주제로 다양한 이슈를 전하는 월간 뉴있저 시간입니다.

오늘 주제는 산불 피해지에서 인공 복원이 많아질 수밖에 없는 조림 지원 제도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김자양 피디 나와 있습니다. 김 피디 어서 오십시오.

어제는 산불 피해지를 어떻게 복원할지 두고 계속돼 온 논란을 다뤘는데요.

이번엔 산불 피해지에서 벌어지는 나무 베기 현장을 취재했다고요?

[피디]
제가 다녀온 곳은 지난 3월에 있었던 대형 산불로 피해를 입은 경상북도 울진의 한 마을입니다.

지난달부터 인근 산림에서 나무 베기가 잦아졌다는 제보를 받고 현장을 찾았습니다.

산불 피해 나무를 잘라내는 '모두베기'는 인공복원을 하는 산림에서 진행하는 작업인데요.

그동안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해당 방식이 산림을 지나치게 훼손한다는 비판이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현행법상 인공복원을 하는 경우에만 국가로부터 지원을 받을 수 있어 자연복원은 여전히 요원하다는 문제가 제기됩니다.

이 내용을 다룬 리포트를 먼저 보시겠습니다.

[피디 리포트]
경상북도 울진의 한 시골 마을.

지난 3월, 울진에서 시작돼 10일 동안 축구장 2만 9,000여 개 면적을 태운 산불 피해 지역 가운데 하나입니다.

당시 화재로 집을 잃은 주민 장현칠 씨는 산불은 진화됐지만, 요즘 오히려 걱정이 커졌습니다.

[장현칠 / 산불 피해 주민 : 억장이 무너지죠, 진짜. 어떤 데 가보면 막 눈물 난다니까요. 온 데 다 벌목하고 막 완전히 산을 완전히 박살을 내고 있다는데 보면 참 기가 막히죠.]

어떻게 된 일인지 마을을 돌아봤습니다.

산불 피해지 주변 곳곳 심상치 않은 현수막이 걸려 있습니다.

이렇게 산불 피해 현장 주변에는 나무를 베어준다는 현수막이 쉽게 발견되는데요.

실제 벌목이 이뤄지고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마을에서 차를 타고 10분가량 산불 피해지 쪽으로 들어가면 놀라운 광경이 펼쳐집니다.

포탄에 맞은 것처럼 한가운데가 텅 비어있는 숲이 나타나는데요.

굴착기와 트럭이 베어낸 소나무를 분주히 옮겨 한쪽에 쌓아두고 있습니다.

작업자에게 다가가 물어봤습니다.

[벌목업자 : (뭐 하고 있는 건지 여쭤보려고 왔거든요.) 불 난 데 나무 제거하고 있어요, 나무 제거. 산주한테 사서 하는 거예요. 빨리 베어내야지 나무를 심을 거 아니에요.]

해당 작업이 문제는 없는 건지 군청에 문의했습니다.

[울진군청 관계자 : 지금 긴급벌채는 아니고, 산주 분이 들어오신 거거든요. 만약에 산불 피해가 안 된 곳이면 저희가 존치 지역으로 놔두고, 산불 피해지만 저희가 허가를 해드리거든요.]

현행 산림자원법을 보면 산불과 같은 자연재해를 입은 지역은 지자체 신고만으로 벌채가 가능한 상황.

피해 지역의 산 주인들은 벌채가 이뤄져야 일부라도 보상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손쉽게 인공조림을 선택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A씨 / 산주 : 소득을 생각하지 않고 뭐 재산세 줘가면서, 세금 내가면서, 그 땅덩어리 갖고 있으면 뭐 합니까 그렇잖아요. 상응하는 어떤 대가를 국가에서 지급하든지 해야 할 거 아닙니까.]

꼼꼼하게 따져보지 않고 무분별하게 인공조림이 진행되다 보니 벌목·조림 업체에만 이익이 돌아가는 예산 낭비라는 비판도 제기됩니다.

산림청이 발표한 2022년 조림비용은 재료비와 노무비, 경비 등 6개 항목을 합쳐 1헥타르당 983만 원.

이 가운데 보통 조립 업체가 산 주인에게 보상하는 금액은 1헥타르당 150만 원 정도입니다.

[김동언 / 서울환경연합 생태도시팀 팀장 : 베고, 조림하고. 숲 가꾸기라고 하죠, 계속 솎아주고 하는 과정을 통해서 경영 활동이 일어나게 됩니다. 이런 산불이 있을 때는 일종의 산불 특수를 누리게 되는 거죠.]

전문가들은 자연복원을 결정한 산 주인에게도 마땅한 보상책이 있어야 제대로 된 숲 생태계를 보전할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윤여창 / 서울대학교 교수 : 인공 조림을 하는 경우에 비해서 또는 벌채하는 것에 비해서 추가로 국민이 받을 수 있는 그런 자연의 혜택에 대해서 산주들한테 보상을 해주면 그것이 더 아름다운 숲으로 가는 지름길이라 생각합니다.]

산림청은 예산 낭비라는 지적에 지난달, '산불피해지 복원 계획' 수립 이전에 벌채를 진행하는 사유림의 경우 조림비용을 지급하지 않겠다는 지침을 지자체에 전달했습니다.

기후 변화 등 환경적 요인으로 발생 빈도와 피해 규모가 늘고 있는 대형 산불.

사유림이 전체 산림 면적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우리나라에서 자연복원의 비율을 높일 수 있는 인식과 정책의 변화가 필요해 보입니다.

YTN 김자양입니다.

[앵커]
위에서 내려다보니 나무를 베어낸 면적이 상당해 보이네요.

현재 울진에서 정확히 어느 정도 규모로 벌채가 이뤄지고 있나요?

[피디]
울진군청 자료를 보면, 지난 3월 산불 피해지 가운데 현재 모두베기가 이뤄지고 있는 장소는 총 10곳으로, 면적은 24헥타르가 넘습니다.

축구장 크기로 환산하면 35개 정도인데요.

이 가운데 조금 전 리포트에서 저희가 드론으로 찍어서 화면에 잡힌 곳은 14헥타르 정도 됩니다.

보셨다시피 벌목 업체와 산 주인은 지자체 허가를 받아 진행하는 벌채라 문제없다는 입장이고요.

다만 해당 지역에 사는 주민들 일부는 산림이 훼손되는 모습에 우려를 내비쳤습니다.

산림 복원 방식을 두고 주민과 환경단체, 그리고 산 주인과 벌목업체의 입장이 첨예해 논란이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입니다.

[앵커]
그러면 자연복원을 늘릴 수 있는 구체적인 대안에는 어떤 게 있나요.

[피디]
전문가들은 산림청이, 현재 환경부에서 시행하는 '생태계서비스 지불제'를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생태계서비스 지불제는 보호지역·생태우수지역 토지소유자 등이 생태계 보전·증진 활동을 하는 경우 보상을 지급하는 제도인데요.

아직 산불 피해지 사유림에는 해당 제도가 적용되지 않고 않습니다.

사유림에도 제도가 도입되면 자연스럽게 자연복원을 선택한 산 주인이 늘어날 거라는 분석입니다.

전문가 의견을 들어보시겠습니다.

[윤여창 / 서울대학교 교수 : 환경부에서는 지금 굉장히 제한적으로 그 제도를 적용하고 있어요. 산불 피해지에 적용하도록 법을 준용해서 산불 피해지에 복구에 대한 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하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그렇군요. 월간뉴있저, 내일 환경과 관련된 마지막 보도가 예정돼 있죠. 어떤 내용인가요.

[피디]
내일은 전기차 폐배터리에 대한 보도를 전해드립니다.

환경 오염을 유발하는 전기차 배터리 원료를 어떻게 처리할지를 놓고 나오는 문제점과 해결 방안 등을 짚어볼 예정입니다.

[앵커]
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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