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버스 면허 취소됐는데도 버젓이 무면허 운행

[앵커]
주민 편의를 위해서 전남 여수와 고흥 섬 지역을 오가는 마을버스가 있습니다.

하지만 수개월 전 운송 업체 선정 과정 문제로 대법원이 면허 취소를 결정했는데요.

지자체의 별다른 제재가 없어, 무면허 운행이 수개월 동안 이어졌습니다.

오선열 기자입니다.

[기자]
해상 교량 위로 마을버스 1대가 지나갑니다.

'조발도'와 '둔병도' 등 섬 4곳을 거쳐 여수와 고흥을 잇는 유일한 대중교통입니다.

만년 적자 노선으로 주민 편의를 위해 만들어졌지만, 수개월째 무면허 운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대법원은 지난해 11월 이 마을버스 운송 업체의 한정 면허를 취소하는 2심 판결을 확정했습니다.

여수시의 운송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 겁니다.

지난 2020년 해당 버스 노선의 운송 사업자 선정 당시 3.8점 차이로 떨어진 A 업체는, 여수시를 상대로 행정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선정 기준에서 5점 만점을 차지하는 '대체 수단' 준비 기준을 충족했지만 결과는 0점이었기 때문입니다.

결국, 2년 만에 여수시의 심사 결과는 법적 근거가 없다는 판결이 나와 면허가 취소됐지만 면허권이 돌아오지는 않았습니다.

[양정원 / 여객 업체 대표 : 타사의 사업 면허를 취소하라는 판결인데 타사의 면허도 취소하지 않고, 두 달이 넘도록 대법원의 판결을 이행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것은 (여수시의) 직무유기일 수밖에 없는 거고요….]

여수시는 대법원 판결 두 달이 지나고 나서, 새로운 운송사업자 공모와 임시 버스 준비에 나섰습니다.

면허도 없는 버스가 농촌 어르신들을 태우고 다니는 동안, 여수시는 법적 자문에 시간이 걸렸다고 밝혔습니다.

[여수시 관계자 : 섬 지역을 운행하는데 그게 끊기면 학생들이나 어르신들이 교통수단이 없어요. 판결 나고 송달되는 기간도 있고, 새로 모집을 하든지 그분한테 면허를 드리든지 해야 하는데 법률 검토가 필요했어요.]

대법원 판결로 탈락 업체의 억울함은 풀렸지만, 운송 사업자 선정 과정의 위법 행위 여부도 수사가 필요해 보입니다.

YTN 오선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