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잘 날 없는 세종시의회...조례안 표결 두고 공방

[앵커]
동료 의원 성추행 논란이 불거졌던 세종시의회에서 이번에는 조례안 투표를 두고 여야 공방이 오가고 있습니다.

국민의힘이 재투표를 요구하며 법적 대응까지 예고한 상태라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입니다.

이상곤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13일 세종시의회 본회의장에서 진행된 무기명 전자투표 모습입니다.

그런데 의장이 투표 종료를 선언하기 전에 이미 결과가 전광판에 표출돼 더는 수정할 수 없게 됐고, 조례안은 그대로 통과됐습니다.

[상병헌 / 세종시의회 의장 (더불어민주당) (지난 13일) : 투표 다 하셨습니까? (아직 안 했는데 다시 취소하고 해야 하는데….) 아직 투표하지 않으신 의원님은 투표를 마무리해주시길 바랍니다.]

세종시 출자, 출연 기관의 임원추천위원회 구성에 시장 추천 몫을 한 명 줄이고 시의회 추천을 한 명 늘린 조례안으로 최민호 세종시장이 이의가 있다며 거부권을 행사해 다시 투표에 부쳐졌습니다.

재적 의원 20명 중 3분의 2인 14명의 찬성이 필요했는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3명이어서 자동 폐기가 예측됐지만, 예상 밖의 결과가 나온 겁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의회 사무처 직원의 실수로 투표 결과가 표출된 것으로 확인됐고, 이후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아 국민의힘 의원 한 명이 실수로 입력한 값을 수정하지 못했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국민의힘은 투표 과정의 문제로 표결권이 침해돼 재투표가 필요하다며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김낙운 / 세종시의원 (국민의힘 교섭단체대표) : 행정소송, 조례 가처분 신청 그다음에 공익감사 청구라든지 이런 걸 법률적으로 충분히 검토해서 하도록 하겠습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은 절차상 하자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의사 진행 발언 등을 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 있었음에도 하지 않은 점 등을 이유로 들고 있습니다.

[상병헌 / 세종시의회 의장 (더불어민주당) : 의원들이 투표하는 과정에 불편하거나 도움이 필요한 상황에는 호출해서 직원들의 도움을 받으면 됩니다. (도움을) 받기에 충분한 시간이 있었고요.]

원 구성부터 파행을 빚었던 세종시의회는 의장이 동료 남성 의원을 성추행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은 데다가 불신임안 상정을 두고 갈등을 빚는 등 좀처럼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렇다 보니 의원들의 자질 논란까지 불거지고 있습니다.

[최호택 / 배재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 의원으로서의 역량이 부족하다 보니까 이런 불미스러운 일들이 자주 발생을 하고 또 진행 상황에 매끄럽지 못해서 양 진영 간에 어떤 갈등 사례가 증폭되고 있는데 세종시라든지 시민들을 위해서 좋은 일이 아니에요.]

세종시의회 의원 한 명이 받는 올해 의정비는 5천340만 원.

내부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시민들은 소모적인 논쟁 대신 생산적인 논의가 이뤄지길 바라고 있습니다.

YTN 이상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