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서민들을 상대로 한 전화금융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사기 피해를 80차례 넘게 막은 은행 직원이 있어 화제입니다.
은행에 들어서는 고객마다 용건을 세심하게 살핀 덕분인데, 어떤 이유로 이렇게 적극적으로 나서는지 차상은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평범해 보이는 대출 계약서.
서민금융진흥원이라는 공공기관의 명칭과 함께 담당자의 도장까지 찍혀 있습니다.
최근 은행을 찾은 70대 고객 스마트폰에서 계약서 사진을 발견한 박주현 씨.
고객 안내와 보안 업무를 담당하는 로비 매니저인 박 씨는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공공기관으로 속인 전화금융사기, 이른바 '보이스피싱'이라는 걸 한눈에 알아본 겁니다.
[박주현 / 부산은행 영업소 로비 매니저 : 대출이 2천4백만 원, 무이자라고 적혀 있는 것을 보고 보이스피싱 카드론 사기라는 것을 알고 바로 112에 전화했습니다.]
지난 2009년부터 은행에서 일한 박 씨에게 덜미가 잡힌 전화금융사기는 최근까지 80건이 넘습니다.
고객들 용건을 하나하나 물어보고, 수상쩍은 부분을 놓치지 않은 덕분에 지금까지 3억 원 가까운 돈을 지켜냈습니다.
박 씨가 이렇게 적극적인 건 예전에는 전화금융사기 범죄를 막지 못했다는 죄책감 때문입니다.
[박주현 / 부산은행 영업소 로비 매니저 : 초창기 근무 때 보이스피싱 당하신 분을 많이 막지 못했습니다. 근무하는 입장에서 대단히 죄송함을 느껴서 제가 있는 지점에서는 피해를 최대한 막아야 하지 않겠나 해서….]
굵직한 사기 피해를 막을 때마다 경찰과 지자체 등으로부터 감사장을 받았지만, 범행 시도가 그만큼 늘었다는 이야기여서 박 씨 마음은 편치 않습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 이후에는 공공기관 사칭 사례가 크게 늘었다며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박주현 / 부산은행 영업소 로비 매니저 : (최근에는) 국가 사칭이 많습니다. 국가에서는 시민에게 돈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그 점만 명심하셨으면 좋겠습니다.]
YTN 차상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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