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MZ 세대가 할머니 세대의 문화나 음식에 푹 빠져들면서 '할매니얼'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는데요,
이런 소비 트렌드 때문인지 식혜나 약과 같은 전통 먹거리도 덩달아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합니다.
전통 식품 제조에 반드시 들어가는 게 보리 엿기름인데, 농진청이 엿기름 제조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이면서도 품질은 업그레이드한 표준화 제조공정을 개발했습니다.
최명신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보리 엿기름은 식혜나 약과 같은 전통 식품의 맛과 풍미를 좌우합니다.
하지만 지역에 따라 품종도, 제조 방법도 제각각이다 보니 표준화 작업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됐습니다.
사실 엿기름은 기름이 아닙니다.
보리에 물을 부어 싹이 트게 한 다음 잘 말린 뒤 알갱이만을 빻아서 가루로 만든 겁니다.
수확 작업이 한창인 이곳에 심어진 보리는 농촌진흥청이 2006년 엿기름 특화용으로 개발한 '혜미'입니다.
올해 군산에서 계약 재배를 통해 100톤을 수확할 예정인데,
농진청이 개발한 표준화 제조공정에 따라 엿기름을 만들었더니 시판 제품보다 효소 역가는 1.7배, 당화력은 1.8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열흘 이상 걸리던 엿기름 제조 시간도 획기적으로 줄었습니다.
기존엔 보리를 물에 담갔다 건지기를 이틀간 반복하고 6일간 싹을 틔워 닷새 이상 건조하는 과정을 거쳐야 했습니다.
이에 비해 표준화 제조공정은 침맥과 건조 시간이 크게 단축돼 제조까지 6.3일로 절반 가까이 줄었습니다.
[이선우 / 군산시 농업기술센터 먹거리정책과 : 엿기름 전용 품종인 혜미로 만들었을 때 일반 겉보리로 만들었을 때보다 풍미라든가 당화력, 또 식혜 제품에서 훨씬 우수한 제품 품질을 보여주기 때문에 가공업체에서 혜미 품종을 원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생산된 혜미 엿기름은 전량 식혜 제조업체에 공급됩니다.
기존에 사용하던 엿기름과 비교해 제품 경쟁력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습니다.
[홍준기/ 식혜가공업체 연구소장 : 저희가 몇 번의 테스트를 했습니다. 농진청에서도 테스트를 했고 저희도 자체적으로 테스트를 여러 번 했는데 거의 80%, 90%가 혜미 쪽의 엿기름이 상당히 정갈하고 옛날 전통의 식혜 맛이 난다, 그렇게 품평 결과를 얻게 됐습니다.]
엿기름을 사용한 전통식품 관련 매출액은 한해 4,500억 원가량으로 추산됩니다.
혜미 품종 재배가 늘고 엿기름 제조 공정 표준화가 이뤄질 경우 농가 소득 향상은 물론 전통식품의 수출 판로 모색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YTN 최명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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