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가 코앞에 다가오자, 소금을 미리 사놓으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산지에서는 물량이 부족하고, 마트에서도 품귀 현상이 빚어지고 있는데요.
잦은 강수에 천일염 생산량도 줄면서 가격도 덩달아 크게 오르고 있습니다.
취재기자 연결해 자세히 들어보겠습니다. 오선열 기자!
천일염을 만드는 염전이 그 어느 때보다 분주하다고요?
[기자]
네, 전남 신안은 국내 천일염의 80% 이상을 생산하는 지역입니다.
보통 3월 말부터 10월까지 천일염을 생산하는데요.
주로 김장철에 천일염 판매량이 가장 많기 때문에 9월이 가장 분주합니다.
하지만 천일염 주문이 갑자기 몰려들면서, 산지에서는 유례없는 바쁜 시기를 보내고 있는데요.
아침 일찍부터 염전에서 작업하고, 천일염을 포장하느라 쉴 시간도 없이 일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원래는 쓴맛을 내는 간수를 빼기 위해 2년가량을 쌓아 놓고, 판매하는데요.
주문 물량이 너무 많다 보니 창고에 쌓아둘 겨를도 없이 족족 팔려나가고 있습니다.
천일염 생산자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박종율 / 천일염 생산자 : 수요가 너무 많다 보니까 공급도 부족하고, 원전 오염수가 방류되면 가격이 더 상승하지 않겠냐는 마음에서, 우려하는 마음에서 한 가마 먹을 소금을 갖다가 열 가마씩 보유하다 보니까….]
[앵커]
산지에서도 물량이 부족하면, 소비자들은 천일염을 구매하기 더욱 어려울 거 같은데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소금을 찾는 소비자는 많지만, 공급이 따라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대형 마트를 둘러보니 소금 판매대 곳곳은 품절 표시가 붙은 채 텅 비어있는 모습이 많았습니다.
특히, 3kg 이상 큰 용량의 천일염은 더욱 찾아보기 어렵다 보니, 소금을 구매하러 왔다 가도 발길을 돌리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조인혜 / 서울 한강로2가 : 이렇게 (품절) 돼버리니까 저도 사야 하나, 이런 생각이 들어서 좀 불안해지는 기분이 들어요.]
대형 마트의 소금 판매량은 1년 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적게는 30%, 많게는 165% 정도 급증했습니다.
온라인 쇼핑몰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은데요.
11번가는 최근 일주일 사이 천일염 매출이 지난해 대비 14배가 늘었습니다.
쓱닷컴에서는 천일염을 포함한 소금 카테고리 매출이 6배, 지마켓은 3.8배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앵커]
말 그대로 소금 대란이 벌어지고 있는 건데, 가격도 많이 올랐죠?
[기자]
네, 천일염 산지 가격은 20kg 한 포대 기준 올해 1월부터 5월 초까지만 하더라도 1만3~4천 원대를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5월 중순부터 가격이 급격히 오르면서 현재는 한 포대에 2만 원을 훌쩍 넘겼는데요.
가격 상승의 주원인은 강수일수 증가로 생산량이 많이 감소했다는 겁니다.
천일염 생산이 시작되는 4월부터 두 달 동안 신안의 강수일수는 22일로 평년보다 7일 정도 많았는데요.
제때 생산을 하지 못해 생산량이 절반가량으로 떨어진 겁니다.
[성강현 / 신안 태평염전 출고관리 차장 : 5월에 계속 주마다 비가 왔습니다. 그래서 한 번씩밖에 소금을 못 내고, 전체적으로 생산량은 떨어진 상태입니다. 하루에 출고하는 양은 정해져 있는데 주문 물량은 쏟아져 들어오고….]
여기에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에 대한 불안감도 더해져 가격 상승을 부추겼는데요.
소비자들의 주문 폭주에 신안군 관내 수협과 농협에서 판매하는 20kg 천일염 가격은 이미 3만 원을 넘어섰습니다.
가공·유통업체들은 이번 달 천일염 주문 물량만 해도 1년 치 주문량과 비슷하다고도 설명했습니다.
[앵커]
앞으로도 한동안 소금을 찾는 사람이 많을 것 같은데, 언제까지 품귀 현상이 이어질까요?
[기자]
해양수산부는 개인 직거래가 늘어난 것은 맞지만, 전체 거래량의 8% 수준으로 천일염 수급과 산지 가격에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라고 설명했습니다.
가격 상승의 주요 원인을 수요 확대가 아닌 생산량 감소라고 밝혔는데요.
봄에 내린 잦은 비에 천일염 생산량 일부가 줄긴 했지만 이번 달부터 기상 여건이 예년 수준으로 회복하면서 생산량은 늘 것으로 기대됩니다.
신안 천일염 생산자 연합회는 7월부터는 본격적인 햇소금 출하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적정 가격이 형성되면 구매해도 늦지 않다고 당부했습니다.
지금까지 전국부에서 YTN 오선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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