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어린 자녀들을 두고 집을 떠났던 80대 친모가 아들의 사망 보험금을 둘러싼 소송에서 승소했습니다.
재판부는 양육 의무를 다하지 않았더라도 보험금을 받을 권리가 있다고 판단했는데, 이 같은 상황을 막기 위한 이른바 '구하라법' 필요성이 다시 제기되고 있습니다.
차상은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2021년 1월 경남 거제 앞바다에서 어선 침몰 사고로 숨진 고 김종안 씨.
김 씨 앞으로는 사망 보험금 2억3천만 원이 나왔습니다.
보험금을 두고 법적 공방이 벌어진 건 김 씨의 친모 80대 A 씨가 등장하면서입니다.
김 씨가 2살 때 집을 떠나 새 가정을 꾸린 A 씨는 상속 순위에 따라 자신이 보험금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고, 김 씨의 누나는 동생과 사실혼 관계에 있던 여성과 자신의 몫이라며 법원 판단을 구했습니다.
1심에서 친모 A 씨의 손을 들어 준 법원은 2심에서도 같은 판단을 내렸습니다.
재판부는 숨진 김 씨의 사실혼을 증명할 증거가 없고, 어머니와 아무 교류가 없었다고는 보기 어렵다며 A 씨가 보험금을 수급할 권리가 있다고 봤습니다.
또 A 씨가 어린 자녀들을 두고 집을 떠나 양육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지만, 당시 남편이 숨지고 시댁에서 쫓겨나다시피 나왔다는 주장 등으로 볼 때 A 씨에게만 책임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친모 A 씨는 숨진 아들의 아파트와 적금 등 재산도 자신의 명의로 가져간 거로 알려졌습니다.
김 씨의 누나는 판결에 반발하며 대법원에 상고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김종선 / 고 김종안 씨 누나 : 2살 때 버린 자식의 부모를 인정해준다, 이건 말이 안 되는 법입니다. 저는 대법원 갑니다.]
이번 같은 상황을 막기 위해 양육 의무를 하지 않은 부모가 자녀 재산을 상속하는 걸 금지하는 법안, 이른바 '구하라법'이 발의되기도 했지만, 별다른 논의 없이 국회에 계류 중입니다.
YTN 차상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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