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20∼30대가 주축이 된 이른바 'MZ조폭' 관련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죠.
경찰이 이번에는, 전국 20여 개 조직에 속한 2002년생 조폭들이 '전국구 조폭'이 되겠다며 만든 변종 폭력 모임을 적발했습니다.
취재 기자 연결해 자세한 내용 들어보겠습니다. 양동훈 기자!
[기자]
대전입니다.
[앵커]
20대 초반, 어린 조직폭력배들이 '전국구 조폭'이 되겠다며 자신들끼리 폭력 모임을 만들었다는 거죠?
[기자]
충남경찰청은 전국 조폭들이 모여 만든 모임, 일명 '전국회'를 적발했습니다.
인천과 경기, 충남 등 전국 21개 범죄조직 소속 조직원 38명이 만든 단체였는데요.
특이하게도 이들은 모두 2002년생들이었습니다.
같은 나이인 조직폭력배들이 '전국구 조폭'이 되겠다며 SNS를 통해 모인 겁니다.
이들은 회원 중 1명을 '회장'으로 추대하고 작년 말부터 매달 정기 회동을 연 거로 밝혀졌습니다.
친목을 도모하고 세를 확장하는 동시에 선배 조폭들로부터 배운 범죄 수법을 공유하는 자리였던 건데요.
옷을 벗어 문신을 보이며 위력을 과시하거나 술을 마신 뒤 거리에서 시민들을 폭행하기도 했습니다.
사소한 이유로 자기들끼리 시비가 붙어 둔기로 상해를 입히고 패싸움을 벌이는 추태도 벌였습니다.
[앵커]
이런 변종 모임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게 된 과정은 어땠나요?
[기자]
경찰은 원래 충남에 있는 기성 조폭 조직인 A 파의 폭력 사건을 수사하고 있었습니다.
A 파는 최근 20대 조직원 10여 명을 새로 가입시켜 세를 불려 왔는데요.
경찰은 이 젊은 조직원들이 전남 지역 다른 조직 소속 조폭을 감금하고 집단 구타했다는 첩보를 입수했습니다.
수사 결과 이들은 220억 원 규모의 온라인 도박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었는데, 자금 세탁에 필요한 대포 통장을 전남 지역 조폭으로부터 사들였습니다.
이 대포 통장에 문제가 생겼다는 이유로 집단 폭행 사태를 벌인 겁니다.
집단 폭행 사실이 경찰에 알려지자 추가로 보복 폭행까지 저질렀습니다.
경찰은 도박 사이트 수사를 위해 조직원들의 휴대전화를 압수해 디지털 포렌식을 벌이고 있었는데요.
2002년생 조직원의 휴대전화를 분석하던 도중 수상한 모임을 포착하고 수사 범위를 확대한 끝에 '전국회'까지 확인하게 된 겁니다.
[앵커]
젊은 조폭 조직원들이 자신들끼리 새로운 모임을 꾸미는 행태, 경찰에서 주시하고 있죠?
[기자]
이들은 기성 조폭 조직에서 행동대원으로 일하고 있는, 막내급 조직원입니다.
'전국회'의 경우 현재까지 확인된 혐의는 폭행과 패싸움, 업무방해 정도입니다.
이들에게는 명확한 행동강령도 없고, 구체적인 서열 체계가 확립된 것도 아닙니다.
불법 사업을 통해 운영자금을 마련하는 등의 '조직'이라고 볼 만한 구체적인 행태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경찰은 이들이 범죄 수법을 공유하고 향후 세를 더 확장할 방법을 모의한 만큼, 폭력이 수반된 범죄를 목적으로 만든 '범죄 집단'으로 볼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런 조폭 간 모임을 내버려두면 앞으로 실제로 전국구 규모의 거대 조직이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사전에 엄벌하고 와해시키겠다는 방침입니다.
[김 경 환 / 충남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장 : 2002년생 MZ 조직폭력배들은 지금 각 기존 범죄단체에서 막내들입니다. (그런) MZ 조직폭력배들이 연대를 확장해서 전국구로 커 나간다면 앞으로 더 큰 문제가 발생할 것 같아서요.]
경찰은 '전국회' 회원 38명 중 34명을 검거했고, 이미 다른 범행으로 구속된 2명을 제외한 나머지 2명을 추적하고 있습니다.
또 A 파 조직원 32명도 인터넷 도박장 운영과 집단폭행, 성 착취물 제작 등 혐의로 붙잡아 검찰에 넘겼습니다.
지금까지 대전에서 YTN 양동훈입니다.
영상편집 : 도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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