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얼마 전 울산에서 40대 엄마와 10대 아들 두 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있었습니다만
어떤 이유에서든 부모가 자녀를 살해하고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례는 있어서는 안 될 일입니다.
자신의 의사와 상관없이 꽃다운 삶을 마감해야 하는 이런 안타까운 일을 막을 순 없는 걸까요?
JCN 울산중앙방송 라경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생활고 등으로 자녀들을 살해한 후 부모 자신도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건들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얼마 전 울산에서 40대 엄마와 10대 두 아들이 숨진 채 발견된 사건도 생활고 때문으로 추정됩니다.
울산에서는 지난 8월에도 일가족 4명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남편이 아내와 자녀 2명을 살해한 뒤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이와 같은 비극적인 사건이 3개월도 채 안 된 사이에 울산에서만 두 건이나 발생한 겁니다.
보건복지부 아동학대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8년부터 2021년까지 국내에서 발생한 자녀 살해 후 자살 사건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부모의 선택으로 자녀들이 삶을 마감하는 비극이 잇따르는 데는 자녀의 생명권이 부모에게 종속되어 있다는 생각과 이 같은 사연에 대해 온정적인 사회 분위기가 가장 큰 원인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이하나 / 울산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 중국의 경우 가족 외부의 지원 체계에 대한 인식이 높은 반면 '우리나라는 나 아니면 우리 아이를 돌봐줄 사람이 없다'라는 인식이 상대적으로 높습니다. 따라서 '자녀와 함께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비율이 높을 수밖에 없다' 라고 볼 수 있습니다.]
과거 자주 사용했던 '일가족 동반자살'이라는 표현도 우리나라가 얼마나 혈연을 중시하는 사회인지를 보여줍니다.
우리나라의 자살률은 OECD 국가 가운데 1위, 전 세계 3위라는 오명을 벗지 못하고 있습니다.
[권용실 / 한국자살예방협회 소아청소년과 위원장 : 살해당한 자녀가 '내가 자살을 하고 싶다'라고 해서 사망하는 경우는 절대 없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이런 일들이 일어나선 안 된다'라는 조금 더 체계적인 분석이라든가 또는 홍보라든가 인식개선이 굉장히 중요할 것 같아요.]
사람을 살해하는 행위는 어떤 경우도 용납될 수 없는 중범죄로써, 동반자살이라는 표현 아래에 숨겨진 우리 사회의 잘못된 인식과 시각을 버리는 것이 시급해 보입니다.
JCN뉴스 라경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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