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밤이다". 밴드 위아더나잇 이름을 직역했을 때 의미다. 밤에 듣는 위아더나잇 음악은 여느 아티스트들의 음악보다 깊은 울림을 준다. 오로지 그들만의 색으로 가득찬 위아더나잇의 음악엔 '공감'이 키워드였다.
위아더나잇은 최근 다섯 번째 정규앨범 '아, 이 어지러움'을 발표했다. 제목처럼 위아더나잇이 느끼는 현재의 어지러운 감정이 가득 담겼다. YTN Star는 위아더나잇을 만나 이들이 생각하는 여러 감정과 느낌에 대해 들어봤다.
위아더나잇은 보컬 함병선을 필두로, 함필립, 황성수, 정원중, 김보람으로 이뤄진 5인조 밴드다. 먼저 함병선은 이번 신보에 대해 "전작보다는 깊이 있는 앨범이다. 우리 마음을 잘 대변해줬다고 생각한다"라고 소개했다.
2013년 데뷔한 위아더나잇은 벌써 7년 차 밴드다. 위아더나잇 데뷔 전 로켓다이어리라는 이름으로 김보람을 제외한 4인조 밴드로 활동도 해왔다. 멤버들간 인연은 깊다. 함병선, 함필립, 황성수, 정원중은 고등학교 때부터 친구 사이다. 서로의 마음은 물론, 음악적 성격도 잘 파악하고 있다.
함병선은 "서로 음악이나, 팀에 관해 이야기를 자주 나눈다. 밴드라는 단체가 사람과 사람이라는 관계다 보니 서로 간 이해하고 수용하고 존중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최근 해체한 장기하 밴드의 행보를 높게 평하기도 했다. 이어 멤버들은 "우린 아직 해체에 대한 생각은 없다"라고 곁들여 웃음을 자아냈다.
이번 신보는 위아더나잇이 생각한 여러가지 고민들을 풀어냈다. 그중에서도 앨범소개란에 쓰여 있던 함병선의 '음악이 다 똑같이 들려. 좋은 음악은 뭘까"라는 글귀가 눈에 띄었다. 이에 물었다. 위아더나잇이 생각한 '좋은 음악'은 무엇일까.
함병선은 "아티스트적인 면에서는 내 스스로 만족하고 들려주고 싶은 음악이 '좋은 음악'이라 생각한다. 누군가 이 노래를 들었을 때 감흥이 생기고 감정적으로 움직였으면 한다. 쉽게 말해 공감하는 부분이 있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황성수도 "노래를 듣고 내 안에 있던 감정을 끌어내게 하는 음악이 '좋은 음악'이 아닐까 싶다"라고 곁들였다.
멤버들은 타이틀곡을 제외한 추천곡으로 마지막 10번 트랙에 자리한 '운동회'를 꼽았다. 김보람은 "아무래도 처음과 마지막 트랙이 특별하다고 생각한다. 끝마무리가 깔끔해야 앨범의 완성도가 좋다고 생각한다. 듣기에도 편한 노래고 이번 앨범을 정리하는 느낌으로 기분 좋게 들으실 수 있을 것"이라며 미소를 지어 보였다.
위아더나잇 모든 수록곡의 작사는 함병선 손에서 탄생한다. 함병선은 "작사를 하면서 음악적 역량을 발산하고 싶었다. 작사에서 오는 카타르시스가 있는 거 같다"면서 "보컬인 내가 직접 작사를 해야 부를 때도 감정이 잘 담긴다. 내가 안쓰면 내 음악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라고 소신을 밝혔다. 리더 정원중도 "이야기하듯이 노래하는 게 우리 스타일이다. 가사에 맞게 자기 생각을 펼친다는 느낌으로 노래를 부른다"며 함병선의 보컬에 대해 설명했다.
실제로 이번 신곡 '카메라를 챙겨', 'Bunker'를 포함, 대표곡 '깊은 우리 젊은 날'은 듣는이로 하여금 속에 있는 감정을 흔들기에 충분하다. 그만큼 함병선의 가사를 표현하는 목소리가 머리속에 자연스레 그려지는 것. 함병선은 "메시지적으로 청자에게 깊은 울림을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멤버들은 데뷔 이후 많은 발전이 있다고 봤다. 함병선은 "처음엔 여러 부분에서 막막함이 있었다. 하지만 팬들이 많아지고, 우리도 음악적인 사운드 부분이나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자리가 잡혀가고 있는 거 같다"며 "특히 프로페셔널한 느낌을 스스로 받고 있다"고 했다.
위아더나잇을 비롯, 여러 인디계 아티스트들의 시장은 여전히 호황 상태는 아니다. 하지만 감각적이고 매력적인 아티스트들이 많이 탄생하면서 대중도 이에 귀를 여는 시점이다.
황성수는 "주어진 환경에서 좋은 앨범을 내기 위해 멤버들 각자 자기계발을 하고 있다"며 "앞으로 인디 시장은 더 커질거라 생각한다. 대중이 인디 음악을 접하는 데 더 수월해졌고, 다양한 음악을 들려드릴 기회가 많아졌기 때문"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잘하는 아티스트가 많을수록 우리만의 매력이 돋보일 수 있게 좋은 음악을 하려고 한다"라고 덧붙였다.
위아더나잇은 음악 가치관은 뚜렷했다. 온전히 위아더나잇의 손에서 탄생했을 때 좋은 음악이 탄생할거라 했다. 멤버들은 "위아더나잇만의 세계관이 담긴 노래들을 들려드리고 싶다. 우리가 말하는 '특정 주제'들을 쭉 나열하면서 대중과 호흡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함병선은 "곡을 받아서 작업할 계획은 없다. 우리 앨범엔 우리 아이덴티티가 많이 차지해야한다. 앨범의 핵심 알맹이(중점)는 우리가 돼야 한다"라고 전했다.
실제로 멤버들은 성장을 위한 음악적 공부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멤버들은 "사실 많이 듣는 게 음악 공부에는 최고다. 그러면서 음향, 레코딩, 믹싱 등 구체적으로도 공부하고 있다"며 "그것들을 토대로 앨범을 냈을 때 마지막 공부가 되는 거 같다"고 말했다.
각종 페스티벌을 통해 인디음악이 대중화가 되면서 위아더나잇의 무대도 많아졌다. 여기에 더욱 욕심을 냈다. 함병선은 "안 해봤던 활동을 해보고 싶다. 활동 방식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게 방송 출연이 될 수도 있고, 아직 구체적으로는 생각하지 않았지만 여러 루트로 대중을 만나고 음악을 소개해드리려 한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위아더나잇은 "더 많은 분들에게 우리 음악을 들려드리기 위해 노력하겠다. 성장하는 밴드가 될 거고, 공연도 매번 다른 콘셉트로 편곡해서 꾸미니 많은 기대 부탁드린다"라고 포부와 각오를 남겼다.
YTN Star 지승훈 기자 (jiwin@ytnplus.co.kr)
[사진제공 = 빅웨이브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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