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데자뷰일까? '뭉쳐야 쏜다'가 '뭉쳐야 찬다' 초창기를 연상하게 하는 멘붕의 대면식으로 막을 열었다.
7일 첫 방송된 JTBC 예능 프로그램 '뭉쳐야 쏜다'에서는 스포츠 전설들이 뭉친 농구팀 '상암 불낙스'의 탄생이 그려졌다. 이들은 출정식을 마치자마자 첫 대결에 나섰으나, 9대 53으로 대패했다.
앞서 '뭉쳐야 찬다'에는 벤치를 지키던 '을왕리 멤버' 허재가 '뭉쳐야 쏜다'의 수장인 감독으로 변신했다. '매직 히포' 현주엽이 코치로 합류, 허재 감독 곁을 지킬 든든한 지원군으로 나섰다. '어쩌다FC'의 감독이었던 안정환은 선수로 허재와 위치가 역전됐다.
첫 회에서는 과거 ‘어쩌다FC’가 대면식했던 장소에 모인 허재 감독과 현주엽 코치, 안정환이 하나둘씩 모습을 드러내는 선수들의 모습에 울고 웃었다. ‘라이온 킹’ 이동국을 비롯해 쇼트트랙 김기훈, 배구 방신봉, 야구 홍성흔, 유도 윤동식 등 새로운 얼굴들이 모습을 보였고 여홍철, 이형택, 김병현, 김동현 등 반가운 얼굴들도 함께 해 ‘상암 불낙스’ 팀을 갖춰갔다.
특히 이 과정에서 선수에서 감독으로, 감독에서 선수로 뒤바뀐 안정환의 티키타카가 웃음을 유발했다. 안정환은 감독인 허재에게는 깍듯하게 인사를 하고, 안정환에게는 "이제 우리와 동급"이라며 비웃는 기존 멤버들의 장난에 씁쓸해하는 한편, 감독이 된 허재에게 깐족미를 발산했다. 허재는 “을왕리의 맛을 보여주겠다”며 선전 포고해 앞으로 팽팽한 대립 구도를 기대케 했다.
시청자들은 감독에서 선수가 된 안정환의 수난 시대를 기대했지만, 첫 회에서는 허재 감독의 멘붕이 이를 덮었다. 멤버들이 과거 '농구대잔치'를 연상케 하는 행사장에서 화려한 출정식을 마치자마자, 난데없이 첫 경기가 시작된 것. 허재조차 갑작스러운 경기 시작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전설들은 농구의 드리블도 제대로 배워보기 전 기본 실력을 평가하기 위해 첫 평가전을 치렀다. 허재는 아직 멤버들의 기본기가 파악되지 않아 기존 멤버들 위주로 포지션을 꾸렸다. 모두 열심히 공을 따라다녀 보았지만 우왕좌왕하며 번번이 공을 빼앗기는 모양새가 농린이(농구+어린이)다운 어설픔을 느끼게 했다.
또 룰을 알지 못한 김병현의 기행과 수비 방향을 반대로 보고 선 윤동식의 엉뚱함, 회심의 슛을 했지만 골대까지 한참 모자랐던 안정환의 굴욕이 빅웃음을 선사했다. 허재 감독이 타임아웃을 외쳤으나 농구 용어를 모르는 멤버들은 설명을 이해하지 못했고, 결국 아무런 전략도 짜지 못한 채 허탈하게 90초가 끝났다.
오랜만에 감독으로 돌아온 허재는 농구 전술판 앞에서 말을 잃어버리고 말았다. 대부분 영어로 된 농구 용어를 알아듣지 못하는 선수들에게 "영어 좀 하라"라고 버럭하는가하면, 각자가 마크하는 상대편 선수의 번호도 제대로 모르자 한숨을 내쉬었다. 결국 "일단 많이 뛰어라"라고만 주문해 폭소를 유발했다.
멘붕의 연속인 상황에서 한 줄기 빛은 있었다. 홍성흔, 김병현의 3점 슛과 자유투를 따낸 이동국의 활약이 눈에 띄었다. 또 사이드에서 공간 활용을 충분히 확보해내는 안정환의 운동 센스는 여전히 빛을 발하기도 했다. 하지만 첫 평가전에서의 승리는 역부족, 결국 9대 53이라는 큰 점수 차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마치 '어쩌다FC'의 시작을 떠오르게 하는 '상암 불낙스'의 시작이었다. 농구단 멤버를 모두 만난 뒤 허재 감독이 "안정환의 마음을 알겠다"라고 토로하자, 안정환은 "말도 안 되는 소리. 아직 시작도 안 했다"라고 받아치며 녹록지 않은 감독의 길을 예고했다.
'뭉쳐야 쏜다' 첫 회는 내로라하는 전설들의 우왕좌왕 농구 도전, 그리고 멘붕의 허재 감독 복귀, 안정환의 전세 역전 등이 어우러지며 웃음과 화제성을 모두 잡는 데 성공했다. 이에 7.7%(닐슨코리아 수도권 유료가구 기준)을 기록하며 안정적인 출발을 알렸다.
비록 아쉬운 첫 경기였지만 '상암 불낙스'는 기초적인 룰과 기술도 배우지 않은 상태에서 나름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농구 코트에서 다시 초심으로 뭉친 전설들이 시청자 마음에 멋진 슛을 쏠 수 있을지 주목된다.
YTN Star 최보란 기자 (ran613@ytnplus.co.kr)
[사진캡처 = '뭉쳐야 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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