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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이슈] ‘학폭’으로 얼룩진 방송계… 200억 ‘달뜨강’ 법리적 다툼한다면?

2021.03.10 오전 11:23
연예계가 연일 학교 폭력(학폭)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의혹 당사자들이 출연하는 작품 역시 난항을 겪고 있다.

학폭 가해 의혹이 제기된 지 4일 만에 모든 사실을 인정하고 KBS ‘달이 뜨는 강’에서 하차한 배우 지수의 경우, 피해는 고스란히 제작사와 스태프 및 동료 배우들에게 돌아갔다. 지수는 학폭 의혹이 제기되기 전 이미 ‘달이 뜨는 강’의 촬영을 95%가량 완료한 상황이었다.

200억이 넘는 제작비가 투입된 ‘달이 뜨는 강’은 해외 판권 역시 판매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제작사인 빅토리 콘텐츠와 KBS는 편성 취소까지 고려했으나, 배우 나인우를 투입해 재촬영에 돌입했다. 재촬영이 어려운 사극 제작 환경을 고려했을 때 이는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이에 이지훈·왕빛나·최유화·윤주만·기은세·류의현·김희정 등의 배우들은 ‘노개런티’를 선언하며 고통을 분담하겠다고 선언했다. 제작사는 이들의 호의에 감사를 표했다. 그러나 사실상 제작에 들어가는 추가 비용과 막대한 이미지 손해 등 이번 사태로 입은 유무형의 피해와 손실액은 추정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지수는 지난날 수많은 학교 폭력 피해자들에게는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기고, 지금은 동료 배우와 스태프, 제작진에게 가늠할 수 없는 피해를 입히고 있다.

첫 방송을 앞두고 무기한 연기된 KBS ‘디어엠’ 역시 마찬가지다.

지난달 22일 배우 박혜수의 학폭 가해 의혹이 제기된 이후, ‘디어엠’은 당시 26일로 예정됐던 첫 방송을 무기한 연기했다. 학폭 가해 의혹이 최초로 제기된 지 2주가 넘었지만 이들의 치열한 진실 공방은 계속되고 있다.



문제는 ‘디어엠’이 100% 사전 제작 드라마로 이미 모든 촬영을 마친 상황이라는 것. ‘달이 뜨는 강’과 마찬가지로 모든 피해는 고스란히 ‘디어엠’에 출연하는 수많은 배우와 제작진에게 전가됐다.

이처럼 명확하게 측정하기 어려운 피해는 누가 어떤 식으로 책임질 수 있을까?

법무법인 창천의 윤제선 대표변호사는 “통상 배우들이 출연 계약을 하면서, 물의를 일으켜 작품에서 하차하거나, 문제를 발생 시켜 피해를 입히는 경우 손해를 배상하여야 한다는 취지의 추상적인 조항만을 작성하고, 구체적인 부분까지 세세하게 규정하지 않기 때문에 실제 손해배상 소송까지 가게 될 경우 다투어질 문제들이 많다”라고 설명했다.

손해배상 책임은 계약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과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두 가지가 존재한다. 과거 학폭 가해 사실이 존재한다는 것만으로 출연 계약을 위반한 것에 해당하는지, 해당한다면 어떤 손해가 어느 정도 발생했는지 따져봐야 하는 것이다.



나아가, 손해와 결과 사이의 인과관계를 증명하는 것 또한 쉽지 않다. 이미 촬영을 마쳤다면, 배우 입장에서는 자신의 의무인 ‘연기 행위는 다하였다’고 주장할 수도 있기 때문.

어느 쪽이든 손해를 입힌 것이 맞다면, 손해의 종류를 구분하는 것도 중요하다. 손해는 통상손해와 특별손해로 구분된다.

예를 들어 폭행 사건이 발생한 경우, 치료비는 통상손해로 배상하여야 할 금액에 해당한다. 그러나 폭행 사건으로 미리 계획한 여행을 가지 못하게 되었을 경우, 이미 지급한 호텔비는 특별손해로 배상할 의무가 없는 것이 원칙이다.

배우의 학폭으로 인한 작품의 중단 혹은 재촬영으로 인한 손해가 어느 범위까지 통상손해에 해당한다고 볼 것인지에 대한 법리적인 검토 또한 필요하다.

이처럼 사안을 법리적인 관점에서 바라볼 경우, 복합적으로 따져봐야 할 점이 많다. 이에 윤 대표변호사는 “계약서상에 통상적인 정도의 내용이 적혀 있다면, 소송에서 법리적으로 양측이 치열하게 다툴 여지가 있는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박혜수 소속사는 고소장을 접수하며 학폭 여부의 진실을 가릴 공은 수사기관에 넘어갔다. 조사를 통해 밝혀질 진실은 무엇일까? 진실이 밝혀지면 이번 사태로 피해를 입고 있는 수많은 이들의 손해는 누가 어떤 방식으로 보상할 수 있을까? 학폭 논란에 대한 진실이 밝혀진 이후에도 우리가 이 사건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YTN star 김성현 기자 (jamkim@ytnplus.co.kr)
[사진 제공 = OSEN,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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