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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터뷰] '연인' 감독, 남궁민에 "다신 만나지 말자"한 이유

2023.12.04 오후 02:11
사진=MBC 제공
"제목이 '연인' 아닌 '악연'이냐는 댓글, 저도 봤죠. 마음 고생 좀 했습니다."

신드롬급 인기 속에 종영한 MBC 드라마 ‘연인’을 진두지휘한 김성용 감독의 말이다.

자체 최고 시청률 12.9%로 화제성과 시청률을 모두 잡았으며 연말 연기대상 '대상' 물망에 주연배우 남궁민 씨가 올라있다. 하지만 이면엔 김 감독의 속앓이도 있었다.

'연인'은 병자호란을 겪으며 엇갈리는 연인들의 사랑과 백성들의 생명력을 다룬 휴먼역사멜로 드라마다. 이장현(남궁민 분)과 유길채(안은진 분)의 절절한 사랑 이야기가 화제를 모았다.

김 감독은 최근 YTN과 만나 '연인' 비하인드를 전했다. 그는 "'연인'은 사실 대본도 안 보고 하기로 결정했다. 황진영 작가님을 너무나 좋아했고, 한 번쯤 작업을 해보고 싶었다"고 고백했다.

주연배우 남궁민 씨는 김 감독이 직접 캐스팅했다. 두 사람은 2021년 MBC ‘검은태양’에 이어 두 번째로 호흡을 맞췄다. 당시 남궁민 씨는 국정원 요원을 맡아 14kg까지 벌크업 했고 그해 MBC 연기대상 대상을 거머쥐었다. '연인' 김 감독과 남궁민 씨의 두 번째 만남이 더 주목 받는 이유다.

'검은태양' 막바지에 '연인' 대본을 받았다는 김 감독은 눈 앞에서 근육질 몸으로 날선 연기를 하던 남궁민 씨에게서 멜로 눈빛을 봤다고 회상했다. 그동안 멜로보다 개성 강한 역할을 주로 맡아온 남궁민 씨를 정반대 분위기인 사극 멜로 주인공으로 캐스팅한 것은 '신의 한 수' 였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 감독은 "왜 인지는 모르겠는데 남궁민 선배의 멜로 연기가 눈 앞에 쫙 펼쳐지더라. 이장현 역은 무조건 남궁민이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검은태양'에서 이미 고생을 너무 많이 한 터라 선뜻 제안할 용기가 나질 않았다. 이후 통화를 하며 슬쩍 이야기를 꺼냈고 대본을 주며 어떠냐 물었는데, 3일 만에 (남궁민이) 너무 재밌다고 꼭 하고 싶다고 하더라"며 웃었다.

남궁민 씨의 합류가 결정되자 이후 진행은 일사천리였다. 김 감독은 남궁민 씨에 대해 "최고의 파트너이자 영혼의 동반자"라며 "절 성장 시켜주는 배우고 무엇보다 상호존중의 태도가 관계의 비결이다. 선배님은 늘 제게 아이디어를 제시한다. 하지만 경험이 많으시다 보니, 제 의견도 존중하고 믿어주신다. 무엇보다 그분의 열정과 의지력이 절 많이 자극한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감독·배우'간의 합이 얼마나 중요한 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렇게 호흡이 좋은 남궁민 씨와 또다시 작업할 것이냐고 묻자 김 감독은 "안 그래도 얼마 전 서로 웃으면서 '우리 이제 다신 만나지 말자'는 말이 나왔다. 일 년 동안 찍은 이번 촬영도 너무 힘들었기 때문이다. 남궁민 씨도 제게 더는 보여줄 연기가 없다더라"고 말했다.

하지만 두 사람은 또 자연스럽게 다음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김 감독은 "그렇게 이야기 했는데 얼마 전 같이 밥을 먹다가 우리가 '다음 작품은 어떻게 또?'라고 말하고 있더라. (드라마를 대하는) 가치관이 서로 비슷하다 보니 공감대가 형성돼서 오해를 안 하게 되더라. 좋은 작품이 있으면 남궁민 씨에게 제안 할 수 있고, 그러면 또 같이 할 수도 있지 않을까. '연인'이 정말 힘들었기에 더 한 작품이 와도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인터뷰 전날 밤까지도 "장현과 길채의 추가신을 촬영하는 꿈을 꿨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 김 감독에게도 말 못할 고민은 있었다. 그중 하나는 바로 길채 역의 배우 안은진 씨의 미스캐스팅 논란이다. 시청자들의 반응을 자주 모니터링 한다는 김 감독은 악플들이 괴로웠다고 토로했다.

"캐릭터 자체에 대한 비난, 연출에 대한 비난도 있었어요. 은진 씨한테 참 미안하더라고요. 은진 씨는 의지와 욕심도 있지만 일단 제 디렉션에 충실했어요. 저를 따랐을 뿐 인데 비난 받았잖아요. 길채로서 은진 씨 만이 보여줄 수 있는 모습이 분명 있거든요. 나름의 제 계산이 있어서 끌고 간 건데, 시청자들이 보기에 붕 떠있는 것처럼 보였던 것 같아요. 더 섬세하게 연출해야 했나 생각했는데, 고맙게도 은진 씨가 내색 없이 잘 해주었어요."



일반적인 연인의 모습과는 달리, 장현-길채는 제대로 사귀기도 전에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했다.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이건 '연인'이 아니라 '악연' 아니냐", "제목을 그냥 ‘인연'으로 바꿔라" 등의 아쉬움의 목소리도 나온 바 있다. 이러한 귀여운 투정들도 김 감독은 모두 알고 있었다.

"우리 드라마는 헤어지면서도 '변하지 않는 사랑의 힘'을 정확하게 이야기 했어요. 극이 흘러가다 보면 결국 기승전결이 있기도 하고...무엇보다도 한 번에 맺어지면 재미가 없잖아요. 핵심은 '힘 있게 지켜진 사랑'이고, 그 방식이 달랐을지언정 늘 서로를 잊지 않고 그리워 했죠."

또한번의 ‘대상’ 배출 역사를 쓸 수 있을까. 김 감독은 "돼야죠. 받으면 너무 감사하다"라며 "배우들이 고생을 참 많이 했다. 그만큼 열연한 배우들이 또 있을까 싶을 정도다. 연출력 이상으로 해줘서 작품이 빛났다. 상이라는 것이 평가의 지표는 아니지만, 배우들이 보상을 받았으면 한다. 호연이 다시금 회자가 되고 따뜻한 연말을 보냈으면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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