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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재·김지미·윤석화…한국 대중문화의 거목들이 지다

2025.12.19 오후 04:01
이순재·김지미·윤석화 ⓒOSEN
'영원한 현역' 이순재, '은막의 전설' 김지미, 그리고 '무대의 영혼' 윤석화. 한국 연기사의 거목이자 대중문화의 산증인이었던 세 명의 '영원한 배우'가 약 한 달 사이 잇따라 우리 곁을 떠났다. 이들이 남긴 마지막 무대 뒤엔 우리 연기 예술이 나아가야 할 길이 남았다.

지난 11월 25일 별세한 배우 이순재는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대본을 놓지 않았던 '배우들의 배우'였다. 1956년 연극 '지평선 너머'로 시작된 그의 70년 연기 인생은 한국 드라마와 영화의 역사 그 자체였다. 그는 스스로를 특별한 천재라기보다 "끊임없이 공부하고 암기하는 노동자"로 정의했다.

90세가 넘는 고령에도 암기력과 발성을 유지하며 후배들에게 엄격한 귀감이 되었던 그는 금관문화훈장 추서와 함께 한국 연기 예술의 가장 높은 봉우리로 남게 되었다.

지난 10일, 미국 LA에서 전해진 배우 김지미의 비보 역시 영화계에 큰 충격을 안겼다. 1960년대 한국 영화의 황금기를 이끈 그는 단순한 스타를 넘어선 선구자였다. 700여 편의 작품에 출연하며 독보적인 존재감을 뽐냈던 그는 여성 배우로서는 드물게 제작사 '지미필름'을 설립해 영화 산업의 체질을 개선하려 노력했던 전략가이기도 했다.


이순재·김지미·윤석화 ⓒOSEN

"배우는 신비감을 유지해야 한다"는 신조를 지키며 화려한 은막 뒤로 물러났던 그는 사후 금관문화훈장을 수여받으며 영원한 별로 남게 됐다.

그리고 오늘(19일), 연극계의 독보적인 스타 윤석화가 3년여의 뇌종양 투병 끝에 세상과 작별했다. 그는 연극과 뮤지컬을 대중문화의 반열로 끌어올린 주역이었다.

1983년 '신의 아그네스' 신드롬 이후, 그는 숨소리까지 연기하는 섬세한 감성과 열정으로 무대를 압도해 왔다. 투병 중에도 "단 하루를 살아도 배우답게 살고 싶다"며 무대 복귀에 대한 열망을 숨기지 않았던 그는, 찰나의 예술인 무대를 기록과 기억의 영역으로 승화시킨 진정한 예술가였다.

이렇게 세 명의 전설들은 무대 뒤로 사라졌지만, 그들이 우리에게 남긴 수많은 인물과 이야기는 결코 늙지도 사라지지도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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