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거머쥐며 전 세계를 매료시켰던 배우 양자경(63)이 다시 한번 영화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12일(현지시간) 저녁, 제76회 베를린 국제영화제 개막식에서 양자경은 평생 공로상에 해당하는 ‘명예 황금곰상’을 수상했다. 그는 마틴 스코세이지, 틸다 스윈튼 등 거장들의 뒤를 이어 아시아 여성으로서는 최초로 이 영예를 안게 되었다.
시상자로 나선 '아노라'의 숀 베이커 감독은 “그녀는 단순히 영화에 출연하는 배우가 아니라, 스크린에 등장하는 순간 공간의 공기를 바꾸는 독보적인 존재”라며 경의를 표했다.
양자경은 수상 소감에서 베를린과의 특별한 인연을 강조했다. 그녀는 1999년 베를린 영화제가 자신을 심사위원으로 처음 초청해 홍콩 너머의 영화 세계에 눈을 뜨게 해준 점을 언급하며, “베를린은 내가 어디에 속해 있는지 고민하던 시절 나를 기꺼이 환대해 준 곳”이라고 회상했다.
그녀는 이번 수상을 “결론이 아닌, 잠시 숨을 고르고 뒤를 돌아본 뒤 다시 나아가기 위한 휴식”이라고 정의했다. 또한, 아시아 배우로서 겪어야 했던 고정관념에 대해 “내가 이 자리에 섰다는 것은 우리 같은 사람들이 더 많이 보이고 들릴 것이라는 증거”라며 후배들을 향한 책임감 있는 메시지를 전했다.
이날 시상식의 하이라이트는 가족을 향한 그녀의 진심 어린 고백이었다. 양자경은 40년 넘는 연기 인생의 원동력이 “부모님을 자랑스럽게 해드리고 싶었던 어린 소녀의 마음”이었다며 끝내 눈시울을 붉혔다.
특히 돌아가신 아버지를 떠올리며 “아버지는 이 순간을 보지 못하시지만, 나는 늘 아버지의 규율과 꾸준함, 그리고 ‘가치 있는 일이라면 제대로 해야 한다’는 믿음을 가슴에 품고 산다”며 “이 모습을 보셨다면 분명 미소 지으셨을 것”이라고 말해 객석의 기립박수를 이끌어냈다.
한편, 빔 벤더스 감독이 심사위원장을 맡은 이번 영화제는 아프가니스탄 여성 촬영감독의 이야기를 담은 개막작 '노 굿 맨(No Good Men)' 상영을 시작으로 오는 2월 22일까지 열흘간의 대장정에 돌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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