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인 한국시나리오작가협회 이사장(왼쪽부터), 김승범 나이너스엔터테인먼트 대표, 박관수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부대표, 박경신 교수, 양우석 감독, 이은 한국영화제작가협회 회장, 황경
봉준호 감독을 비롯한 대한민국 대표 영화인 581명과 13개 영화 단체가 침체된 한국 영화 산업의 부활을 위해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제도 개선을 강력히 촉구하고 나섰다.
한국영화제작가협회, 한국영화감독조합 등 13개 단체로 구성된 영화단체연대회의(이하 영화인연대)는 9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2026년 한국 영화 산업의 위기와 대책’ 기자회견을 열고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번 성명에는 봉준호·임권택·정지영 감독과 배우 박중훈·이정현·유지태 등 영화계 인사들이 대거 참여해 사안의 절박함을 더했다.
영화인연대는 한국 영화 산업이 코로나19 이후 넷플릭스 등 OTT의 공세와 취약한 산업 구조로 인해 고사 위기에 처했다고 진단했다.
통계에 따르면 2019년 약 2억 3,000만 명에 달했던 국내 관객 수는 2025년 말 기준 1억 600만 명으로 급감했다. 이는 팬데믹 이전 대비 47% 수준에 불과한 수치로, 미국·프랑스·일본 등 주요국들이 70% 이상의 회복률을 보이는 것과 대조적이다.
김병인 한국시나리오작가협회 이사장은 "순제작비 30억 원 이상의 상업 영화 개봉 편수가 30편을 넘지 못하는 현실은 구조적인 현상"이라며 "마치 1990년대 후반 홍콩 영화 산업이 몰락하던 시기를 보는 듯하다"고 경고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대기업 극장 체인의 '스크린 몰아주기' 관행이 도마 위에 올랐다. 영화인연대는 특정 영화가 전체 좌석 점유율의 20% 이상을 차지하지 못하도록 하는 '스크린 집중 제한 제도' 도입을 제안했다.
김 이사장은 "최근 '왕과 사는 남자'가 4주 만에 천만 관객을 달성한 것은 극장이 다른 영화를 배제한 결과"라며, 이러한 과점이 관객의 선택권을 박탈하고 영화가 극장에 머무는 시간을 단축시켜 산업 전체의 수익성을 해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현재 국회에서 논의 중인 '6개월 홀드백 의무화 법안'에 대해서는 '잘못된 처방'이라며 철회를 요구했다. 박경신 고려대 교수는 "이 법안은 상영 기간을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의 관람을 차단하는 '블랙아웃' 법안"이라며 "홀드백 강제보다는 극장에서 영화가 오래 상영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제작 현장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재정적 대책도 제시되었다. 영화 '변호인'의 양우석 감독은 "상업 영화 평균 제작비가 100억 원을 넘는 현실을 고려해 1,000억 원 규모의 펀드와 중급 규모의 펀드가 조성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민간 자본 유입을 위한 조세 감면 혜택 등 파격적인 투자 지원책을 촉구했다.
이은 한국영화제작가협회 회장은 "지금 어려워진 극장과 배급사 등 모두에게 필요한 긴급한 해법이라고 절박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이른 시기 내에 업계와 정부가 머리를 맞대자"고 제안했다.
김병인 이사장 역시 "OTT가 대세가 됐지만 영상 콘텐츠에 있어서는 영화가 더 농축적이다. 이 산업이 잘 보호되어야 한국의 전반적인 콘텐츠의 질이 높은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 생각한다. 한국 영화가 이대로 사라지지 않고 위기를 통해 개선하고 나아갈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간곡히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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