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서귀포①] 새섬, 그 섬에 가고 싶다

2017.11.30 오후 04:26
제주도 안의 두 도시인 제주시와 서귀포시는 개성과 특징이 서로 다르다. 제주시가 각종 대기업 본사가 들어서는 등 제주도의 도시 기능을 담당한다면 서귀포는 상대적으로 한적하고 조용한 관광도시 또는 휴양도시적인 느낌이 강하다.

반면 두 도시의 해안은 반대 양상을 보인다. 제주시는 용두암 해변이나 이호테우·삼양 해수욕장처럼 편안하게 바다 조망을 즐길 수 있는 곳이 상대적으로 많다. 그러나 서귀포는 어지간한 해안에 각종 리조트와 호텔이 들어서 바닷가를 볼 수 있는 곳이 제한적인 편이다.



서귀포는 대신에 해안 가까운 곳에 조그만 섬들이 자리 잡고 있어 제주시와는 다른 풍경과 낭만을 전하기도 한다. 서귀포항과 보목항, 외돌개 등 바닷가를 바라볼 수 있는 명승지에는 섶섬·문섬·범섬 등의 조그만 섬이 독특한 해안 풍경을 형성한다.



이 가운데 새섬은 관광객들이 드나들 수 있는 유일한 섬이라고 할 수 있다. 서귀포항과 천지연 폭포 바로 앞바다에 위치한 새섬은 보도교(步道橋)인 새연교 다리가 있어 언제든 편하게 찾을 수 있는 섬이다.



지난 2009년에 완공한 새연교는 굳이 의미를 부여하면 우리나라 최남단에 위치한 최장 보도교다. 다리 디자인은 제주도 전통 고깃배인 테우를 모티브로 해 남다른 인상을 전한다. 이로 인해 최근에는 서귀포의 랜드마크로 자리 잡은 분위기며 다리에 설치한 조명으로 야경 또한 일품이다.



제주도의 섬들은 다양한 매력이 있지만 하나로 관통하는 특징은 바로 산책하기 좋다는 점이다. 우도나 마라도, 가파도 등은 모두 해안 둘레길이 있어 도보나 자전거, 스쿠터 등으로 섬 한바퀴를 돌면 그것만으로도 남다른 운치를 전한다.



이들 섬에 비해 크기가 매우 작은 새섬은 특히나 산책에 특화된 섬이다. 조그만 섬임에도 다양한 산책길 풍경을 전하고 있으며 빠른 걸음으로 10분 남짓이면 다 돌 수 있어 부담도 없는 편이다. 조그만 섬임에도 아름다운 해안가 바위를 곳곳에서 볼 수 있으며 서귀포항과 문섬 등 인근 풍경을 가장 가까이서 볼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새섬의 이름은 억새풀인 새가 많다고 해 유래됐다. 그래서인지 섬 곳곳에서는 바닷바람에 나부끼는 억새가 자리했다. 이미 겨울에 들어선 11월말임에도 말이다. 억새가 흔들리는 풍경과 저멀리 낚시꾼들의 모습이 겹쳐 보이는 전망은 쉽게 잊혀지지 않을 장면이다.



수도권에서 일상을 겪다보면 해안도시가 부러울 때가 있다. 바다 풍경을 언제든지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런 풍경이 삶의 공간에 놓인 사람에게는 별다른 감흥을 느끼지 않는 경우도 많을 것이다. 잠시 머물다가는 관광객의 입장에서는 새섬의 산책로를 일상 가까이에 둔 서귀포시민들이 무척 부럽기만 하다.



겨울의 초입에서 아직 매섭지 않은 바다 바람과 해안의 풍경을 조그만 섬의 산책로에서 바라보는 새섬의 경험은 남다르게 다가온다. 만약 당신이 서귀포에서 바다를 바라본다면 자연스레 새섬과 새연교로 눈길이 갈 것이다. 그리고 자연스레 그 섬에 가고 싶은 충동도 생길 것이다. 새섬은 그런 섬이다.

트레블라이프=김윤겸 gemi@travellife.co.kr



TRAVEL TIP: 새연교가 놓여 있는 곳은 서귀포에서 유람선과 잠수함을 탈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유람선과 잠수함을 즐기러 갔다가 운항시간을 기다리며 새섬을 다녀오는 것도 합리적이다.

새섬 인근에는 칠십리음식특화거리가 있다. 이곳에는 갈치 관련 음식이 특화된 식당이 많다. 또 가격도 합리적이고 지은 지 얼마 안된 호텔도 많으니 서귀포에서 1박을 한다면 인근지역을 추천할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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