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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리다 붕괴 참사로 한 침대서 세상 떠난 美 노부부

SNS세상 2021.06.30 오후 02:25
사진 출처 = 세르히오 로자노 페이스북
미국 플로리다주 서프사이드 12층 아파트 붕괴 참사로 결혼 59주년을 앞둔 한 노부부가 함께 세상을 떠났다. 두 사람은 발견 당시 침대에 나란히 누워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9일(이하 현지 시각) 미국 CBS 마이애미에 따르면 이 아파트 9층에 살던 안토니오 로자노(82), 글래디스 로자노(80) 부부의 시신이 수습됐다.

부부의 아들 세르히오(56)는 붕괴 사고가 발생하기 몇 시간 전 부모님의 집에서 함께 저녁 식사를 했다고 밝혔다. 그는 그때가 부모님을 마지막으로 보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

이 아파트 근처에 사는 세르히오는 사고가 발생한 지난 24일 새벽 1시 반쯤 굉음을 들었다고 전했다. 그는 "토네이도가 온 줄 알고 창문을 열어보고는 아내에게 '부모님이 계신 아파트가 없어졌다'고 소리쳤다"고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세르히오는 자신의 집에서 부모님의 주방을 볼 수 있었다면서 "밤이 되면 어머니가 요리하는 모습을 보곤 했는데 더는 볼 수 없게 됐다"고 안타까워했다.

세르히오에 따르면 구조 당국은 안토니오와 글래디스 부부의 시신을 함께 발견했다. 세르히오는 "부모님이 나란히 침대에 누워있었다고 전해 들었다"고 설명했다.

세르히오는 부모님이 서로 누가 먼저 세상을 떠날지에 대한 농담을 자주 주고받았다고 전했다. 그는 "아버지는 어머니에게 '나는 달걀 프라이도 못해서 당신이 죽으면 같이 죽을 거야'라고 말해왔고, 어머니는 '당신이 없으면 공과금을 낼 수도 없어'라고 해왔는데 두 분이 함께 떠나셨다"며 슬퍼했다.

이들 부부는 12살 때 쿠바에서 처음 만난 뒤 미국으로 건너와 마이애미에서 결혼했다. 특히 다음 달은 안토니오와 글래디스 부부의 59번째 결혼기념일이었는데 세르히오는 결혼기념일이 아닌 부모님의 장례식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세르히오는 "너무나도 고통스럽지만 부모님이 여전히 함께 계신다는 사실에 감사하다"면서 "두 분은 정말 멋진 분들이었다"라고 추억했다.

29일 다니엘라 레빈 카바 마이애미데이드 카운티장은 이번 사고와 관련해 현재까지 확인된 사망자 수는 12명, 생사를 알 수 없는 실종자는 약 149명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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