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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막뉴스] "간호사인 척 해라"...분만실의 비밀

자막뉴스 2022.05.13 오전 09:04
경기 수원시에 있는 한 대학교.

지난달부터 이 학교 간호학과 학생들은 근처 산부인과 병원에서 실습수업을 받고 있습니다.

수업 전 학교 측이 병원에서 받았다는 실습 주의사항을 단체 카톡방에 올렸는데 이를 본 학생들은 깜짝 놀랐습니다.

분만실에서 참관할 때 실습생이 아닌 신규 간호사인 척해야 하며,

보호자가 보고 있으니 아기가 나올 때 인상을 짓거나 학생 신분을 알아차릴 만한 행동을 하지 말라는 구체적인 내용이 빼곡히 적혀 있었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에는 학생이면 분만을 지켜볼 수 없어 신분을 속이는 거라는 내용까지 있었습니다.

실습생들은 실제 현장에서도 지침을 따라야 했다고 말합니다.

한 학생은 YTN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학생들이 분만실 안으로 들어가기 전 실습생 명찰을 떼야 했고 필기구도 들고갈 수 없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렇게 신분을 속이라는 지시가 비윤리적으로 느껴졌다고도 했습니다.

학교 측에선 병원에서 주의 사항을 전달받았다는 식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병원 관계자는 최근 분만실에 학생이 들어간 일이 없었고 주의사항도 병원이 나눠준 게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동의 없는 분만 참관 지시는 의료법 위반이라고 지적합니다.

[정이원 / 의료법 전문 변호사 : 실습생이 아닌 척하라고 하면 당연히 의료법상 환자 정보가 유출된 거니까 문제가 되는 상황이죠. 환자 진료 과정에서 취득한 정보들은 이제 보호하도록 돼 있거든요.]

앞서 법원은 허락 없는 분만실 입회에 대해 병원에 손해배상 책임을 물었던 적이 있습니다.

따라서 산모 측이 소송을 제기할 경우 병원이 법적 책임을 피하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YTN 김철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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